▲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사진=대한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대내외적으로 악재에 시달리며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천명한 가운데 가족간 진흙탕 싸움이 공개됐으며 최근 개편한 마일리지 제도에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영권을 둘러싼 한진가의 분열은 이미 지난 정기인사를 시작으로 불거졌다. 지난 11월 진행된 정기 인사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석태수 대표이사, 서용원 대표이사,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 등이 물러났다. 알려지기로는 그들 스스로 용퇴 의사를 전하고 물러났다.

동시에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사장으로, 한진정보통신 시절부터 조 회장과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장성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됐다. 이와 함께 하은용 최고재무책임자와 이승범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임원 등도 모두 부사장 자리로 올랐는데, 이들 모두가 조 회장의 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석 대표이사는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직에 남았다. 석 대표이사가 남은 것은 조원태 회장이 2대 주주인 KCGI(17.29%)를 견제하기 위함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측근들을 모두 배제됐다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제외한 것은 물론, 김태진 인천여객서비스 지점 상무, 이병호 대한항공 전 동남아본부장, 이석우 인력관리본부 상무, 남기송 운항본부 상무 등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의 측근들로 통했던 인물이들 모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 등 특수 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28.94%로 조 회장(6.52%)과 조 전 부사장(6.49%)의 지분율은 얼마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화합은 필수적이다. 여기에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이 고문(5.31%)도 5%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간 화합이 중요한 가운데 오히려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익이 안 나면 버릴 것"이라고 답했다. 재무구조 등에 대해서도 "지금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개선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연내 개편을 예고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메시지 위에는 '가족간의 합의'가 이뤄졌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간 불화 이후 봉합됐다고 하지만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고 이러한 갈등 상황이 앞으로 어떤 국면을 맞이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일단 오너가의 지분율만 놓고 보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가족 다툼이 심해지진 안겠지만 결과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개편한 마일리지 제도가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제도안을 통해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국내선과 동북아·동남아·서남아 등으로 묶어 공제했던 마일리지를 1구간·2구간·3구간 등 거리별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일반석 기준으로 전체 125개 대한항공 국제선 운항 노선 중 64개 노선의 보너스 마일리지가 인하되고 12개 노선은 변경 없으며 49개 노선이 인상됐다.

고객들의 불만은 장거리 노선에서 쏟아졌다. 구간을 세분화하며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마일리지 주요 사용처인 유럽·미주 등에 대한 공제 마일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인천~워싱턴 D.C 노선 보너스 항공권 구입 시 6만2500 마일이 필요했지만 변경 후에는 9구간으로 9만 마일이 필요하다. 같은 구간을 일등석으로 구입하려면 종전 8만 마일에서 13만5000 마일로 늘어난다.

또 일등석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현행 최대 200%에서 300%로 확대된 반면 여행사 단체 할인가에 적용되는 항공권(G)의 마일리지 적립은 현행 기존 항공권 대비 80%에서 50%로 낮췄다. 특가·땡처리 티켓 등 할인이 적용되는 항공권은 70%에서 25% 대폭 삭감했다. 해당 내용은 오는 4월 부로 시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개편안이 국제 기준에 맞춰 진행했고 단거리 노선의 공제 마일은 내려가 더 많은 고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소비자를 기망했다며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림의 김동우·박현식·하정림· 변호사는 공동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대한항공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조치하기 위해 참여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으로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가족간의 불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를 어떻게 해소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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