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손태승 현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행장을 내려놓기로 해 차기 행장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를 두고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본격적인 인선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그간 상업·한일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행장을 맡았던 관행이 능력 위주로 재편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추위는 지난 6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차기 행장 후보추천 작업에 돌입했다.

이날 임추위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감담회를 열었다. 다만 그룹 임추위는 후보군과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후보군이나 선임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 중이다.

하지만 설 연휴 이전에 선임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도 지난달 손태승 현 회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추천하는 것에 대해 일정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후보추천을 완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제 간담회(6일)를 열었을 뿐이어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세간에 나오는 하마평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임추위가 과점주주들을 대신해서 모임 만큼 은행을 비롯해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의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추위 쇼트리스트 포함 7인 물망에 올라

우리은행 측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로 7인이 입에 오르고 있다.

우선 지난달 회추위에서 손 회장과 경합을 벌였던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조운행 우리종합금융대표,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FIS) 대표가 물망에 올랐다.

여기에 우리은행 현직 임원 중 정재봉 영업부분 겸 개인그룹 부문장(부행장), 김정기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부행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현직은 아니지만 능력이 검증된 우리은행 출신 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을 비롯해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 등이다.

이처럼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장 인선에 출신 은행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간 우리은행 행장 자리를 두고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이 번갈아 맡아온 것이 관행처럼 적용돼왔다.

실제 손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고 이전의 이광구 전 행장(2014~2017)은 상업은행, 이순우 전 행장(2011~2014)도 상업은행, 이종휘 전 행장(2008~2011)은 한일은행 출신이었다.

일각에서는 손 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이번에는 상업은행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현재 후보군으로 떠오른 인물 중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이동연 우리FIS대표,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 겸 개인그룹 부문장은 한일은행 출신이고 조운행 우리종금 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 이동빈 수협은행장,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신용공제 대표 등은 상업은행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출신별 번갈아 맡아온 관행 우려 목소리 커져

다만 이 같은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2017년 과점주주 사외이사들이 우리은행장을 선출하면서 출신에 따른 갈등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룹 임추위 위원인 박상용 사외이사는 2017년 당시 “우리은행은 출신 간 갈등과 함께 외풍에 많이 시달리다보니 다른 은행에 없는 조금 부정적인 기업 문화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욱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하나가 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런 과거가 인사에 반영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 임직원의 95%는 우리은행 출신이다”라며 “과거 상업은행, 한일은행 출신을 구분하는 건 오래된 관행이지만 우리은행 출신의 지점장도 나온 상황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러한 관행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임추위는 손 회장을 제외하고는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사외이사들은 출신보다는 능력을 더 많이 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무엇보다 지난해 DLF 사태를 계기로 흔들린 조직을 추스릴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지주사 체제 안정과 저금리 기조 아래 새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올랐다.

이에 따라 임추위 내부에서도 위원들 간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관계로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회장이 임시로 위원장을 맡았지만 임추위 구성원 중 한 표에 불과하다”면서 “임추위가 과점주주 추천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만큼 그룹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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