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IBK기업은행 노조가 윤종원 신임 행장 출근 저지 투쟁과 관련해 조합원 대토론회를 열어 여러 의견을 수렴한 가운데 노조 측은 출근저지 투장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은행장의 인사권자는 정부라는 점을 강조하며 낙하산 논란에 선을 그어 노조 투쟁이 지속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3일 노조 대의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약 2시간에 걸쳐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노조 관계자는 “김형선 노조위원장이 그동안의 투장 경과를 보고하고 조합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투쟁 계획에 대해 당장 결론을 내기보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토로회에서는 현실적 실리를 챙기고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은 이어사겠지만 대화를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그 대화의 주체가 윤 행장이 될 수 없고 당·정·청과 대화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윤 행장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이번 투쟁을 계기로 은행장 임명절차를 투명 공정하게 개선해 IBK기업은행 뿐만 아니라 국내 공공기간장 낙하산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신임행장이 임기 12일째 정상출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 권한을 강조하며 인사 논란에 선을 그섰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장 낙하산 인사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민간금융기관, 민간은행자들까지 그 인사에 정부가 사실상 개입했었다. 그래서 낙하산이냐 했었다”면서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다.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정부)가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이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노조 투쟁에 대해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노조 분들도 다음에는 내부에서 발탁될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IBK기업은행의 발전, IBK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의 역할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느냐 관점에서 그 인사를 봐 달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IBK기업은행장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면서 노조의 투쟁 동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투쟁 동력이 상실된 것 아니냐며 투쟁 명분을 쌓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IBK기업은행 노조 상급 단체인 금융노조에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노조 달래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IBK기업은행 노조는 윤 신임행장에 대해 ‘낙하산 임명’으로 규정하고 임기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 행장은 현재 본점 대신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직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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