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투자 헤지펀드 자산 몰수 알고도 상품 판매로 돌려막기 시도
-투자자 운용사 및 판매사 상대로 소송…불완전판매 여부 갈등 제2 라운드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약 1조5000억 원이 환매가 중단되면서 관련 은행권과 판매사들이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투자자들은 운용사와 판매사를 상대로 불완전판매 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이번 사태를 두고 지루한 책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판매가 공동대응단은 현재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라임자산운용의 위법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공동대응단은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신한··KEB하나·IBK기업·부산·경남은행과 KB·대신·NH농협·신영·삼성증권 등 16개 은행·증권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라임 측이 지난해 10월 10일 사모사채와 메자닌 관련 펀드, 같은달 14일 무역금융 펀드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꾸려졌고 자산 실사를 요청하면서 현재 삼일회계법인이 환매 연기 중인 ‘'플루토 FI D-1호'(사모사채)와 '테티스 2호'(메자닌) 펀드를 실사 중이다.

공동대응단은 실사 결과에 따라 라임 측의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조차 지연되고 있어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루한 책임 공방이 이어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3일까지 실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1월 말~2월 초로 연기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7월 라임 측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부실 자산 매각 등의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실사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실사, 부사장 잠적 등 실무자 이탈로 ’난항‘

실제 라임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IO)인 이모 전 부사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한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 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라임자신운용 본부장급 인력들이 대거 회사를 이탈해 ’사고 펀드‘에 대한 정확한 자산 가치 파악 등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라임자산 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전담하던 변호사들마저 비슷한 시기에 퇴사한 상태다.

금감원 측은 “일반적인 회사라면 실사가 이미 끝났겠지만 인력 이탈도 있고 펀드 운용에 실제로 관여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 (회사 업무가) 바로 작동 안 되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실사 결과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며 판매사를 비롯해 투자자의 소송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과 산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등을 고소한 상태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한우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018년 11월 무역금융 펀드(플루토 TF-1호)에 환매 중단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이런 사실이 공표되지 않았고 계속 (무역금융 펀드의) 시리즈 펀드가 새로 설계 판매됐다”며 “(라임 측이) 무역금융 펀드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속여서 판매해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의 상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수익률이나 기준가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투자대상, 수익률 등 투자 판단의 중요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표시하는 사기 또는 사기적인 부정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 펀드는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IIG)의 헤지펀드에 투자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지난해 1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 부터 ‘폰지 사기’ 혐의로 등록 취소와 1조 원 가량의 자산 동결 조치를 받았다.

SEC 측은 IIG가 2019년 투자자산이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졌는데도 이를 속이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라임자산운용이 IIG의 유동성 문제를 인지했지만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무역금융 펀드를 계속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판매사도 고소…불완전 판명 쉽지 않아

이와 더불어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이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매사 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금액을 살펴보면 대신증권이 7940억 원(14%)로 비중이 가장 컸고 키움즈우건(6462억 원), 우리은행(6345억 원), 신한금융투자(5600억 원), 신한은행(4727억 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판매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사례 수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소송을 제기한 한누리를 비롯해 법뭄법인 광화도 피해자들로부터 진술을 받는 등 고소를 준비하고 있고 금감원에 100여 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하지만 판매자의 책임을 묻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불완전판매를 규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파생결합펀드(DLF)는 위험성이 높아 판매사의 책임을 명확히하기가 수월했지만 라임 펀드는 DLF보다 위험도가 낮아 불완전판매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판매사는 운용사와 정보교환을 할 수 없어 운용에 대한 일체 정보를 수집할 수 없는 것도 책임을 묻기 힘든 이유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예 관한 법률’의 제41조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와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하는 굼융사 간 정보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집합투자재산, 투자일임재산, 신탁재산의 구성내역과 운용에 관한 정보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공개되기 전에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 간에 정보가 오갔다면 법 위반 사항에 해당된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실사 중이어서 정확한 손실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판매사는 운용에 대해 일절 알 수가 없다. 판매사들도 환매중단 발표 때가 돼서야 환매중단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DLF의 경우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펀드는 중위험 상품이어서 판매사들도 운용사를 믿고 판매했을 뿐”이라며 “정보를 알 수 없어서 판매사들이 고의로 무역금융 펀드의 부실을 은폐하고 위법행위에 가담해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매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금융당국 묵묵부답…금융사 우선 자산 분배도 불씨

한편 이번 라임사태를 두고 금감원의 뒷북대응 하고 있다며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라임 사태 수습 과정에서 실게 금융감독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에 나섰고 10월초 검사를 끝났지만 현재까지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 결과나 제재 수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지금은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등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감원이)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와야 이후 절차가 진행된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이 금융사를 상대로 내는 소송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간에도 남은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등 수 많은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큰 충격을 준 DLF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얘기다.

더욱이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한 금융회사의 경우 펀드를 청산하면 우선변제권을 통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금융사 변제가 끝난 나머지를 가지고 분배할 수밖에 없어 실제 라임 사태의 손실 책임이 고스란히 투자자가 감당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사태 파악이 늦어지는 사이 남은 자산을 빼돌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SEC가 IIG에 대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한 것처럼 라임에 대해 금융당국의 자산동결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6개월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늦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 역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제보는 사례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