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보름 만에 훌쩍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면세점의 호실적과 한·중 관계 호전을 예견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목표주가에 도달했다며 4분기 실적이 주가 상승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23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였으나 아모레퍼시픽은 올해에만 17.25% 상승했다. 지난해 8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날 종가 12만3000원과 비교해 보면 약 5개월여 만에 90.65% 급등한 가격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실적 개선 및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은 지난해 4분기 국내 면세 시장 호조에 따른 이익 추정치 상향,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기반한 중국 소비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중국 기업 임직원 5000명이 인센티브 관광으로 방한하면서 중국 여행사 일부는 한국 단체 관광 상품과 복수 비자 발급 판매를 시작했으며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한한령 해제 및 중국과의 전반적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했다.

실적 턴어라운드 시작

증권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같은 해 4분기 실적도 이와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한 2019년 4분기 영업이익은 7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상승한 수치다.

박신애 연구원은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족해 보일 수 있으나 이익 성장이 2022년까지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추세”라며 “이를 감안할 때 매 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 흐름을 확인하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의 럭셔리 선호에 힘입어 면세 채널의 수요가 강한데 2020년은 ’설화수‘가 면세와 중국에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이익 체력이 상승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채널은 매출 감소가 있겠지만 온라인 매출 증가, 고마진 면세 채널의 비중 상승에 따라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보다 대내외 환경이 불리해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가는 지속적으로 바닥을 확인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중국과 관련한 소비 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비용 구조의 개선으로 고정비 부담이 상당 부분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의 초입 구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어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우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및 중국 매스 화장품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국내 소비 전망 약세 등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올해도 지속됨에 따라 매스 화장품 비중이 전체 연결매출의 33%를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에는 불리한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외 탑라인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고 비용 효율화로 인한 이익 턴어라운드는 이미 현재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면세점과 디지털 채널이 전년 대비 30∼50% 역신장하고 있고, 설화수 자음생 라인이 호조를 보이는 등의 긍정적 측면은 이미 비중 있게 주가에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태”라며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 여력은 한계가 있어 지금은 4분기 실적 발표를 기다리면서 관망할 때”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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