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불확실성에 안정 속에 변화를 택한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불확실성에 안정 속에 변화를 택한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삼성전자가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장단 인사을 단행하며 부문별 대표이사 3인 모두를 유임하며 큰 틀에서 안정을 택했다. 다만 지난해 대비 승진 폭이 커졌고, 50대 초반의 젊은 사업부장을 발탁하는 등 재계 전반에 흐르고 있는 세대교체에는 동참했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기존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 전반으로는 안정을 추구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표이사 3명을 모두 유임한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부 간 시너지 창출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침체했던 반도체 시장은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앞두고 있고 5G 개화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이에 대응할 경륜 있는 경영진의 필요성도 커졌다.

아울러 김기남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10 흥행으로, 김현석 사장은 맞춤형 가전 전략 등으로 크고 작은 성과를 낸 것도 유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7일까지도 국정농단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는 등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판 과정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준법감시위원회 발족을 선언하면서 조직개편을 예고한 것도 사장단 인사 '안정' 기조의 필요성을 키웠다.

이러한 가운데 통상 연말에 이뤄지던 정기 인사가 올 1월까지 미뤄지면서 사장단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실제로는 세부 분야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먼저 삼성전자의 '신상필벌' 기조가 드러난 인사가 엿보였다. 승진 인사 4명 모두 신성장 사업과 핵심기술 개발에 일조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사장으로 승진한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부사장은 작년 말 네트워크사업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삼성전자 DMC연구소 차세대연구팀장,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도한 바 있다.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원장도 미래 신기술 발굴과 전자 계열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 기여해 사장(종합기술원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으로 김기남 부회장을 대신해 종합기술원장으로서 차세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승진 인사에 포함된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과 박학규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도 각각 재무 전문가로서 불확실성에 대응할 인사로 평가된다.

가장 주목 받는 '세대교체' 인사는 50대 초반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의 사업부장 발탁이다. 노 사장은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주역으로 꼽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2세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신임 사장 4명 모두 50대 후반으로 기존 사장 등을 포함하면 50대 사장이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전체 삼성전자 사장단은 기존 14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던 노희찬(59) 사장은 에스원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돼 삼성전자 사장단에서는 빠졌다. 이밖에 삼성전자의 전자계열사인 삼성전기도 경계현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기존 이윤태 사장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삼성은 50대 젊은 사장들의 대거 발탁으로 안정속 변화를 꾀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남은 그룹 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도 '세대교체' 바람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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