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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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상승했던 중국 관련 소비주가 연일 약세를 보였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잦아든다면 일시적인 악재로 일단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중국 관련 소비주들은 약보합으로 시작했으나 전일 1%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이 2.05% 상승했으며 LG생활건강과 한국콜마홀딩스도 각각 1.86%, 1.23% 올랐다. 신세계와 호텔신라도 4.30%, 1.10%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모두투어도 0.30% 상승했다. 다만 하나투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1.54% 하락했다.

반면 지난 21일에는 화장품 업체들이 급락했으며 면세점, 여행 업종도 동반 하락을 보였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4.29% 하락했으며 LG생활건강 -3.17%, 한국콜마홀딩스 -2.79%, 아모레퍼시픽 -2.67%, 잇츠한불 -2.66%, 에이블씨엔씨 -2.01% 등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도 각각 3.01%, 2.10% 하락했으며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도 각각 5.41%, 2.44% 떨어지면서 우한 폐렴 이슈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줄어들기 쉽지 않고, 연이은 호재로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올라 차익 실현과 공매도 물량이 증가할 여지가 높아 단기 주가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 하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1.41%, 1.28% 하락 마감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52.06포인트(0.52%) 내린 2만9196.04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을 보이던 다우존스는 오름세를 멈췄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8.83포인트(0.27%) 떨어졌으며 나스닥 지수도 18.14포인트(0.19%)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첫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다가오는 중국 춘절을 계기로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우한 폐렴 발병 사례 발표에 따른 우려를 빌미로 차익 매물이 출회하며 하락세를 보였다”며 “최근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부문이 소비였는데 이번 사례가 확산된다면 내수 부진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폐렴 확산 진정 시 주가 복귀 전망

증권업계에서는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이슈로 인해 중국 소비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과거 사스·메르스 발병 당시 소비 둔화는 1분기를 넘기지 못했다며 확산 속도가 진정되고 환자들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주가는 원상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 시장은 전염병 뉴스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세계보건기구(WTO)가 이례적 조치를 시행할 정도로 무서웠던 사스도 주식 시장의 한 달 내외 재료에 그쳤듯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결국 펀더멘탈로 회귀했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발생한 질병이다보니 중국인 소비 모멘텀이 이전보단 둔화되지 않겠냐는 의견에 그간 강세를 기록했던 화장품, 면세점, 호텔 등 중국 관련 소비주는 부진했다”면서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과는 다른 형태이기에 질병과 관련된 격리 및 치료대상이 감소하는 시점 이후부터 주가 하락 폭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2015년 유행한 메르스 사태를 복기하며 전염병에 대한 불확실성을 시장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특히 춘절을 앞두고 중국 내에서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춘절 이후 전염병 확산 속도가 빠르지 않거나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빠를 경우 공포감은 크게 줄어들며 낙폭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만약 과거 중국 사스, 한국 메르스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투자 심리 악화와 단기 소비 지표 부진 우려로 중국 관련 소비재 업체들의 단기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과거 데이터에서 소비 관련 부진은 최대 3개월 이내로 제한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전염병 사태가 완화 혹은 종식되는 시점에서 강한 반등을 보인 바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조사대상 유증상자 16명이라고 밝혔다. 확진 환자 1명 외에 11명은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서 격리 해제됐으며 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우한시 270명, 베이징 10명, 상해 6명 등 총 3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태국 4명, 일본 1명, 대만 1명, 미국 1명 등 중국 외 지역에서도 7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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