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리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동행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오너로서 책임감있는 모습이라는 칭찬과 함께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라는 비난이 함께 나오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중국 우항공항으로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가 이날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복귀했다. 전세기에는 우한 및 인근지역에 체류 중이던 교민 367명이 탑승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국적기 중 유일하게 우한 노선 운항 경험이 있어 이번 전세기 파견에 투입됐다. 승무원은 교민 수송을 책임지기 위해 자원한 대한항공 노동조합 간부 등 베테랑 승무원들이 탑승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이 자원하는 것을 보고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동행 중 역할은 아무것도 없지만 직원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겠다"고 밝히며 총 책임자 자격으로 이번 비행에 동행했다. 국적 항공사 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행을 마치고 귀국한 조 회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추가 검역절차를 거친 뒤 귀가했다. 이들은 방호복을 착용한데다, 교민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만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별도 격리가 필요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대한항공 승무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며 대한항공 역시 회사 차원에서 승무원들의 건강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은 전세기 탑승 승무원들에게 특별 휴가를 주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은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등 교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며 “2주 간 격리조치 등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 5일 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휴가여부는 재량껏”이라며 “조원태 회장도 정상적으로 출근한다. 귀국 후 검역절차 등을 거친 만큼 근무에 이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가 항공편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조 회장의 추가 동행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조 회장의 동행에 대해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좋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보여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조 회장은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족간의 불화로 경영권 방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조 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누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지분을 놓고 다투고 있어 자신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관련해 최대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동행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갈등으로 인해 그룹 차원의 이미지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전세기의 경우 감염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최소 인원으로 맞춰진 상태에서 특별히 역활이 없는 조 회장이 탑승하는 것 자체가 승무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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