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카카오뱅크를 통해 기존 금융권에 진출한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다. 특히 카카오톡을 활용한 젊은 층의 증권 거래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돼 카뱅처럼 증권업의 ‘메기 효과’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인가 받아 본격적으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6일 바로투증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사명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구 바로투증)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전체 경영 총괄 및 신설된 리테일 사업 부문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이끌게 된다. 또 기존 기업금융 사업 부문은 윤기점 대표가 그대로 맡아 협력을 강화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증권은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문화를 만들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 연결성,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소수의 자산가, 금융전문가 등에 편중돼 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투자·자산관리 대중화’를 이끌러 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양측은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업그레이드 해 사용자 혜택을 높이고 ‘카카오페이투자’ 서비스에 펀드 상품을 오픈하는 등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머니, 증권계좌 연동…예탁금 수익 제공

이에 양사는 카카오페이 사용들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사전 신청을 받는다.

카카오페이머니를 업그레이드 하면 증권 계좌가 개설돼 카카오페이머니가 자동으로 이체된다. 사전 신청한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 후 카카오페이머니가 자동 예탁되는 계좌 잔액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는 세전 최대 연 5%의 수익(예탁금 이용료)를 얻을 수 있다.

기존 금융 상품과 달리 사용자가 자유롭게 입출금 해도 주 단위로 평균 보유액에 대해 기본 세전 연 1.1%혜택이 제공된다. 올해 월 31일까지는 매주 평균 보ㅠ액 1만1원~100만 원 구간에 대해 세전 연 5%를 지급하ᅟᅳᆫ 프로모션을 진행해 혜택을 높일 계획이다.

또 증권 계좌로 예탁되기 때문에 200만 원 제한(카카오페이머니 기준)을 초과해 한도를 보유할 수 있다. 1인당 최고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협력해 새로 신설된 리테일 부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기존의 기업금융 부문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존 금융의 문법을 깨고 일상에서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투자 서비스를 통해 생활 금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카카오페이증권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선보이면서 증권업계 안팎에서 카카오가 강력한 IT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증권사들이 선보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다른 금융 플렛폼과 연계해 은행, 증권, 송금 등이 한꺼번에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특히 20~30대 젊은 층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 성공 사례를 이끌어 내면서 증권업계에서도 ‘메기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초반부터 기본 은행들이 갖고 있던 불가능에 도전하며 승승장구 했다.

특히 간편 송금 체계에 변화를 줘 은행 창구보다 대폭 싼 수수료로 국외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고 저금리 대출과 상대적으로 좋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을 선보여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너나 할 것없이 금리 조정에 돌입하는 등 자극제 역할을 했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소싱 대신 직접 출시…빅데이터 활용 맞춤 서비스 기대

이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규모 고객 기반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거리낌 없는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하며 인터넷은행 사례를 볼 때 증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국내 최대 핀테크 플랫폼이라는 점을 주목하며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대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의 가입자기반을 바탕으로 2019년 기준 누적가입자수 3000만 명 활성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 2019년 3분기 기준 거래대금을 12.9조 원을 기록하는 등 결제, 금융, B2B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으로 인해 CMA, MMF, 주식거래 등 모바일 기반 B2C 사업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 타 증권사 상품을 소싱하는 형태에서 직접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돼 카카오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본격 출항하면서 증권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업계는 아직 카카오페이증권이 투자은행(IB)를 넘볼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온라인과 브로커리지 중심의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달 말 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 증권 대주주 승인을 의결했단 소식에 주가가 8만1600원에서 7만 원대로 내려 앉은 이후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다.

또 카카오페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스 역시 증권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에게 선점 효과를 빼앗겨 울상을 짓고 있다. 토스는 토스증권을 준비하고 있지만 증선위 의안 상정이 미뤄지고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카카오증권 등장…메기 효과 대신 출혈경쟁 부추길 수도

다만 전문가들은 카카이페이증권이 출범하면서 업계는 ‘메기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출혈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수수료 무료 등의 출혈 경쟁을 고금리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메우는 방식의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 영업 관행을 답습할 경우 금융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하나의 금융 그룹이 여러 개의 증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 1그룹 1증권사’를 폐지하고 증권사 인허가 제도도 손질한 것 역시 증권사 출혈 경쟁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페이증권이 탄생하면서 핀테크 사들을 중심으로 증권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토스 같은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이 잇다를 것”이라며 “기존 증권사들도 금융 상품 유통패널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증권사 인수와 더불어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선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지난 5일 “삼성화재와 합작해 만든 디지털 손보사가 다음달 초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 계회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경영을,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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