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일본 여행 거부운동과 홍콩사태로 홍역을 치룬 여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의 국제적 확산으로 피해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요청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단축 근무 및 무급휴가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활 될 경우 일부 여행사는 폐업까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원사들은 업체별 비상대책을 가동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지원을 통한 '자금 수혈'을 건의하고 나섰다.

KATA가 신종코로나에 따른 12개 주요 여행사의 피해를 취합한 결과에 지난 3일까지 파악된 공식 피해액은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는 299억 원(취소 6만2000여 명), 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65억 원(취소 470팀)이다.

특히 신종코로나가 창궐하는 중국 뿐 아니라 확진자가 늘고 있는 태국, 싱가포르 등지로의 여행 상품까지 무더기로 취소되면서 아웃바운드 여행업계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여행 판매는 60% 넘게 감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의 지난 1월 모객 자료에 따르면 해외여행 수요(항공권 판매량 20만건 별도)는 18만7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7%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신종 코로나 영향을 받은 중국 상품 판매는 62.2% 급감했다.

앞선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여파로 일본 상품 판매는 85.8% 줄었고, 동남아(-19.1%), 남태평양(-20.8%), 유럽(-22.2%), 미주(-24.2%)도 감소했다.

모두투어네트워크도 지난달 13만5000명의 해외여행과 12만4000명의 항공권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설 연휴와 월말 취소가 몰린 중국 여행 상품이 전년 동월 대비 32.7% 판매가 감소했다. 일본 여행 상품 판매도 83.7% 급감했다.

이에 KATA는 지난 4일부터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문체부 등 정부에 중국 여행 취소 수수료 등에 따른 여행사 손실 보전, 국세나 지방세 감면과 납부기간 유예, 여행업계 고용유지를 위한 특별지원금 지급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번 요청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메르스 사태 당시 피해를 봤던 여행사에 지급됐던 융자 상환 기간이 올해로 돌아오는 만큼 해당 융자의 이자 감면과 기간 연장도 건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내국세의 신고와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지방세는 지방의회의 의결 거쳐 감면하는 등의 처방을 내놓았으나 여행업계에서는 더 과감한 지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패키지 여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종코로나와 같은 악재는 업체들을 도산 상황까지 몰 수 있다는 공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여행업계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말부터 시행됐던 시간선택제, 주 4일제에 더불어 희망자만 리프레시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또한 호텔운영법인 모두스테이가 오는 5월 개관하는 ‘스타즈호텔 프리미어 동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스타즈호텔 프리미어 동탄은 442객실 규모의 남부권 최대 비즈니스 호텔(지하 5층, 지상 20층)로 최신 시설과 숙련된 인적 서비스를 갖추고 새롭게 선보이는 스타즈 호텔의 고급 브랜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스타즈호텔은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체크인 한 고객이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호텔”이라며 “호텔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켜 침체된 여행업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역시 이달 초부터 안식년과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신청을 위한 근무연수 제한을 없애고 전 사원으로부터 신청자를 받고 있다. 아울러 4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개발한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를 곧 오픈할 계획이다. 여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상품, 콘텐츠를 하나투어 패키지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시작한 리프레시 제도의 신청을 받고 있고, KRT여행사는 중국팀에 한해 최소 필요 인력을 제외하고 한 달간 무급휴가를 실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주4일 근무나 무급 휴가 제도를 통해 위기 타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실상 중소형 여행사 중에선 폐업 수순을 밟는 곳이 꽤 있다"면서 "정부가 항공기 지원을 결절한 만큼 여행업계에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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