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어르신 복지’생색 오해
우한쇼크 대응 ‘원격진료’ 도입 절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문 대통령이 11일 고용노동부의 업무보고회에서 “고용연장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지시했다. 왜 이 시점에 대통령이 고용연장을 강조했을까. 대통령의 지시는 “생산가능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니 여성과 어르신들 경제활동을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요지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올해 다시 노인 일자리 사업이 확대된다”면서 이는 어르신들께는 복지라고 강조했다.

지금 왜 ‘고용연장’ 검토 지시인가


우리네 노인 입장에서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반기고 감사하게 여겨야 할까. 이미 문 정권은 국민혈세를 쏟아 부어 ‘알바’ 수준의 노인 일자리를 엄청 많이 만들었다. 여기에 다시 노인 일자리 늘리라는 ‘고용연장’ 검토 지시가 적절한가.

솔직히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대통령이 일자리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일자리 대책이 그토록 궁색한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강성 노총 눈치 보지 말고 노동시장 경직성 풀고 집권당 설득하여 서비스산업 규제 풀어 좋은 일자리를 무더기로 만드는 방법은 모르시느냐”는 말이다.

대통령이 검토 지시한 고용연장은 당․청이 ‘어르신 복지’라는 이름으로 생색을 낼 수 있지만 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년 60세 연장이 논란 끝에 시행된 지 겨우 3년인데 다시 실질적인 정년연장 부담이 따르는 고용연장이란 말이냐”는 항변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4월 총선을 눈앞에 두고 노인표를 노린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가.

지난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정년 후에도 고용연장을 확대토록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때도 정년연장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결코 정년연장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 뒤 범부처 인구정책 TF에서 일본형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계속 고용제’를 2022년부터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는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국 정년연장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강성 노총 천하에 고용시장 경직성은 해소하지 않고 실질적인 정년연장으로 경영난을 가중시키며 고용시장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게 되어 있다.

우한쇼크 하에 ‘원격진료’ 못할까…


무엇보다 고용노동정책 관련 문 대통령의 인식이 너무 경직화되어 있지 않느냐고 지적할 수 있다. ‘노동존중사회 건설’이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세금을 집중 투입해왔지만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경우 정책실패를 확인하고 과감히 개선하는 것이 너무나 바람직하지만 대통령은 지금껏 한 치도 친노동, 반시장 정책기조에서 물러서지 않고자 했다.

일자리 정책과 관련, 대통령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하고 청년 일자리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가 초단기 임시직과 60세 이상 노인 알바 수준이다. 이는 국민세금을 집중 투입한 ‘통계숫자 조작’이거나 ‘국민 눈속임수’라는 비판을 면하기가 어렵다.

노인네 일자리 만들기에는 성공했다 치더라도 한창 일해야 할 30, 40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사실은 왜 덮어두려는가. 또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금융, 보험업 일자리는 계속 감소하면서 규제를 피해 해외로 탈출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뭐라고 해명할 것인가.

문 정권 출범 후 지난 정권이 오랜 고심 끝에 일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대책을 마련했지만 ‘노동적폐’라는 이름으로 폐기했다. 바로 강성 노동계가 노동적폐라고 주장하자 친노동 정부가 이를 받아 폐기처분한 것 아닌가. 문 정권 하에 민노총이 한국노총을 압도하는 제1 노총 지위로 올라서서 사사건건 비판과 반대를 거듭하지만 이제는 친노동 정권으로서도 감당 못하는 형국이니 자업자득이다.

지금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이지만 방역대책마저 중국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지나친 저자세라고 비판된다. 이럴 때 대통령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일자리를 지시할 것이 아니라 방역에도 좋은 원격진료를 도입토록 강력 지시하는 것이 백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난 정권이 도입코자 그토록 노력했던 제도이기에 아직껏 반대하는가.

원격진료 도입 한방이면 아주 좋은 일자리가 30~40만개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들었다. 현 시점에서 이보다 더 좋은 일자리 정책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기존의 노인 ‘알바’도 ‘노동적폐’ 대상?


원격진료는 기존 의료계가 강력 반대한다지만 사실상 기득권 수호 차원으로 비친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 하에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원격진료를 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세계 최고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만이 불법이다. 아직도 지난 정권이 겨우 도입한 시범사업 한두 곳뿐이니 세계 최강의 신무기를 썩혀 두고 있는 꼴 아닌가.

의료계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면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어 동네 의원들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나 지나친 우려이자 과장이다. 원격진료가 의료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ICT, 바이오, 의료융합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수많은 연관부문 일자리를 양산할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우한 폐렴 쇼크로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대졸생 신규채용 계획마저 유보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SK, LG, 롯데뿐만 아니라 한진, GS에다 농협중앙회, 코레일도 채용시험 일자를 연기했다는 소식이다. 이런 긴급 상황에 대통령이 노인 일자리를 강조토록 측근 보좌진들이 진언했다면 문책의 대상이라고 본다.

고용, 노동정책의 탈정치화를 촉구한다. 친노동 편중도 결코 될 수 없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개선하지 않고 일자리 많이 만들고 고용복지 향상하겠다는 환상은 허구일 뿐이다. 우리네 노인이 직접 강조하지만 이미 국민세금으로 잔뜩 만든 노인 일자리가 바로 ‘노동적폐’로 청산의 대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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