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해보험 1월 출항 이어 카카오-삼성화재 합작사 3월 예비인가 신청
하나금융 인수 더케이손해보험,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전환 청사진 내놔

캐롯손해보험 퍼마일 자동차보험, 더케이손해보험(사진=연합뉴스)
캐롯손해보험 퍼마일 자동차보험, 더케이손해보험(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달 한화손해보험이 컨소시엄을 꾸려 출발한 캐롯손해보험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가운데 오는 3월 카카오·삼성화재 합작사가 예비 인가를, 지난 하나금융이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이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에 합류한다. 특히 지난해 손보업계는 저금리 기조와 함께 실손·자동차보험 손해률 급증으로 뒷걸음질 치며 위기감이 팽배하진 가운데 디지털 손보가 효율성을 앞세워 수익성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4일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보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하나금융은 향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 및 매매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8년 만에 M&A를 통해 14번째 자회사를 추가하게 된다.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 대상 지분은 70%로 매매대금은 약 770억 원이다. 한귝교직원공제회는 지분매각 이후에도 지눈 3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남게 된다.

하나금융은 이번 더케이손보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 아래 손보업 진출로 비은행 영역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은 자동차보험 중심인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종합손보사 전환이라는 청사진을 꺼내 들었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교직원 대상 자동차보험 전문보험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해보험사로 승격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으로 인해 2017년 4분기부터 적자로 전환됐고 지난해 3분기에도 11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급여력비율(RBC 비율)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 대비 39.16%포인트 낮아진 169.15%에 그치며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더케이손보는 주요 고객이 우량고객인 교직원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보험 개발을 통해 상품력을 강화하고 하나금융이 갖고 있는 디지털 강점을 활용할 경우 실적 반등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더 케이손보를 인수한 점은 다양한 고객군 확대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을 염두해두고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에 대해 디지털 손보 전환을 천명하면서 조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그룹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출시해 가성비로 승부수를 띄울 경우 수익성 반등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국내 1호 캐롯손보, 가성비로 승부수

이에 앞서 한화손배보험이 SK켈레콤, 현대자동자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지난달 14일 공식 영업에 돌입해 가성비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우선 ‘스마트ON 펫산택보험’,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기존에 선보였던 스위치형 보험처럼 보장 여부를 ‘껐다 켰다’할 수 있게 했고 ‘쿠폰·크레딧’ 방식을 추가했다.

또 캐롯손보는 지난 11일 ‘퍼마일 자동차보험’이라는 상품을 내놨다. 퍼마일이란 운행거리만큼 보험료를 계산한다는 의미로 스마트폰 요금처럼 차량이 달리는 거리를 따져 보험료를 책정하는 상품이다.

특히 퍼마일 자보는 주행거리를 재는 장치를 보험사에서 제공하고 가입고객은 이를 자동차 시거잭에 꽂으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가 측정돼 모바일 애플리캐이션을 통해 거리와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다.

캐롯손보 측은 향후 급격한 속도 변화를 인식해 자동으로 사고여부를 확인하는 신규 서비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디지털 손보 시장은 향후 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는 3월 카카오와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의 금융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을 활용한 경영을 맞기 되고 삼성화재는 보험사 경험을 살려 보험 기분 및 상품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손보업계 수익성에 빨간불…돌파구 고심중

이처럼 디지털 손보사가 최근 보험업계 화두로 떠오른 것은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손보시장 포화와 손해율 급증이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대표 IT(정보기술) 업체인 카카오, 네이버 등이 테크핀(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사업을 확장 중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금융 당국 주도의 혁신금융인 핀테크 허용도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고 있다.

이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보험업계가 가성비, 실용성에 초첨을 맞춘 디지털 보험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디지털 손보사들이 주로 선보일 상품들은 기존 덩치 큰 손보사들이 다루기 어렵고 보장하기엔 수익성이 낮은 일상 속 다양한 위험을 보장한 미니보험 상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손보사들 역시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플랫폼 기업과 제휴를 맞고 미니보험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실험 단계라는 평가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기간이 짧고 상품구조가 간단한 보험으로 스키보험, 미니 암보험, 미세먼지보험, 귀가안심보험, 웨딩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손보사는 환경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디지털 손보사는 기존 손보사와 공략하는 시장이 전혀 달라 손보시장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손보업계 역성장…구조조정 신호탄

한편 디지털 손보사 실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손보업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 등 손보 8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7573억 원으로 전년(2조7024억 원)보다 9451억 원(3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위인 삼성화재는 순이익이 2018년 1조707억 원에서 지난해 6478억 원으로 39.5% 급감했다. 현대해상(-28.0%), DB손보(-27.9%), KB손보(-10.6%) 등 손보사 빅4 모두 지난해 순익이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순이익 28.4% 증가했다. 하지만 메리츠 역시 우량채권 매각으로 순이익을 올린 경우여서 실제 순이익은 뒷걸음 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롯데손보(-526억 원)와 한화손보(-690억 원)는 지난해 적자 전환하며 체면을 구겼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소형사 할 것 없이 전부 실적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손해율이 높은 보험 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경우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당분간 디지털 손보사와 기존 손보사들의 상품구성이 달라 큰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건전성이 낮아 디지털화가 버거운 일부 손보사를 위협해 시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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