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전 SK부회장), 감성부 KCGI 대표, 신민석 KCGI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전 SK부회장), 감성부 KCGI 대표, 신민석 KCGI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주주연합)' 간의 지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델타항공에 대한 석연치 않은 지적이 나왔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6월 대한항공과의 업무 협력을 위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하고 추가로 10%까지 매입한 바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배경에 상식적으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항공이 처음 한진칼 지분을 샀을 때 환영했다"며 "델타항공의 노선을 대한항공이 채울 수도 있고, 델타항공 손님을 소개받거나 환승고객을 부담할 수 있어 좋은 조인트벤처를 체결했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의아한 점은 델타항공이 항공 분야의 시너지를 의도한거면 대한항공 주식을 사야지,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산 것"이라며 "오너 일가 경영진이 델타항공에게 개인 경영권을 지키려는 사익 추구로 회사의 공익을 내준 게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글로벌 항공사들은 다른 항공사와의 업무 제휴를 위해 상호 주식을 매입하고 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자주 발생한다. 이는 전략적 제휴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델타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닌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을 산 것이 시장의 의혹을 충분히 살만하다는 지적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30% 주주이기 때문에,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이후 델타항공의 대한항공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은 3%(한진칼 10%X대한항공 30%)에 불과하다. 게다가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당시 시가총액은 대한항공과 비슷한 2조원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업무제휴를 위해서라면 대한항공 주식 10%을 샀어야지, 한진칼 지분 10%를 매입해서 대한항공에 대한 실질 지분율을 3%로 떨어뜨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업무제휴를 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또는 한진칼이 델타항공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일반적인 업무제휴를 위한 주식 상호 매입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으로부터 상당한 당근책을 제시받고, 업무협력 당사자인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지분을 10%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델타항공이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을 산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명성(reputation)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 관여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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