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호가 실패한 명왕성 탐사, 태양계 마지막 행성(?)
고독했던 태양계 끝 왜행성의 하트(러브 아이콘)의 의미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북커버.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안경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이 책은 우주과학에 관한 여정이라기보다는 꿈을 향한, 꿈을 위한 가이드책이라고 필자는 언급하고 싶다. 주제는 명왕성 탐사이고, 그 과정은 열정이고, 그 결과는 새로운 우주의 시작이다.

2006년까지 명왕성(冥王星, Pluto)은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다. 지구의 달보다도 작은 명왕성은 현재 태양계에는 속하지만 더이상 행성은 아닌 '왜행성 134340'이 되었다. 달보다 작지만 위성은 5개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됬다.

명왕성 탐사 프로젝트인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시작이 1989년부터였고, 우주로 날려 보낸 것이 2006년 1월이니 해당 프로젝트는 명왕성이 태양계의 9번째 마지막 행성이라는 가정하에 출발했을 것이다.

프로젝트 제안서만도 기간이 17년,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날아가는 시간이 10년, 2015년이 돼서야 드디어 명왕성을 만나게 될 수 있었던 것이다. 26년만에 만나는 여정의 끝.

2015년 7월 14일 뉴호라이즌스호가 플라이바이(flyby)하면서 찍은 고화질의 명왕성 표면. (사진=NASA)
2015년 7월 14일 뉴호라이즌스호가 플라이바이(flyby)하면서 찍은 고화질의 명왕성 표면. (사진=NASA)

'명왕성에 하트(♥)가 있다?'


정말일까? 명왕성에 엄청나게 큰 사랑 아이콘이 있다는 것이. 2015년 7월 14일, 스푸트니크 평원에 드러진 질소 얼음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하트가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준 고화질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그마치 2,500여 명이 참가한 뉴호라이슨스 프로젝트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명왕성 프로젝트 첫 여정의 첫 장은 마치 극장을 찾아 영화가 막 시작하는 설렘 속에서 웅장한 스크린과 사운드가 귀에 들리는 듯하면서 첫 장면은 비상이 걸린 장면부터 스토리가 진행된다.

지구에서부터 약 1억 5,000만 킬로미터까지의 도달 여정 속에서 명왕성 도착 궤도 열흘을 앞두고 일어난 통신 에러 위험 상황이 마치 영화와 같다고나 할까.

호기심과 열정으로 뭉친 지구의 우주과학자들과 기술자, 그리고 관련 관계자들이 30년이 넘은 뉴호라이즌스라는 단일 프로젝트에 실패에 두려워 하지 않고 지속적인 집요함을 이 책 속 한편의 실화 드라마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플루토늄을 싣고 플로투(명왕성)로" 라는 장(chapter)이었다. 인류가 1940년에 발견해 명왕성(Pluto)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원소인 플루토늄이라는 핵에너지를 실고 10년의 우주 여정에 탐사선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명왕성을 탐사하러 가는 여정 속에서 핵에너지 없이 우주를 여행하는 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점. 명왕성 인근은 태양의 밝기가 지구에서보다 1000분의 1도 안되는 먼 곳으로 태양열판은 의미가 없다.

보이저 1,2호가 원래의 미션은 목성과 토성 이외에도 천왕성, 해왕성을 지나 1990년을 기점으로 태양계 밖으로 계속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건 핵 에너지 때문이다. 지금도 보이저 호는 지구와 통신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2310년 쯤에는 오르트 구름 안쪽 경계선에 도달할 예정이고, 40,270년 후에는 작은곰자리에서 1.7광년(16조800㎞) 떨어진 자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이 책을 통해 소설과 같은 전개 과정으로 명왕성 프로젝트의 전모를 마치 현장 속에 있는 것처럼 바라볼 수 있다. 더불어 명왕성 여행의 끝에서 만나는 재미있고 놀라운 명왕성에 관한 여러 사실과 사진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태양계 끝, 인류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주의 과거여행


453kg 무게의 뉴호라이즌스호는 아직도 우주여행 중이다. 2021년 4월이면 명왕성 궤도의 끝에 도착한 뒤 지구 인간의 마지막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질 예정이다. 하지만 추가 미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필자는 갖고 싶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말이다. "답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 끝은 시작이니 말이다. (도서출판 푸른숲. 2020.10.13 발간, 540p. 25,000원)

지은이1: 앨런 스턴(Alan Stern)
좌측이 앨런 스턴. 사진은 2019년 1월 1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언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좌측이 앨런 스턴. 사진은 2019년 1월 1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언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NASA의 명왕성과 카론과 카이퍼대 탐사 프로젝트를 이끈 뉴호라이즌스 호 탐사 미션의 수석 조사관. 행성 과학자이자, 우주 프로그램 집행자, 항공우주 컨설턴트, 작가인 그는 20여 개의 과학 우주 임무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등, 미국 우주 탐사의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활동을 해왔다. 2016년 미국우주학회 칼 세이건 기념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는 ‘타임 100’에 두 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지은이2: 데이비드 그린스푼(David Grinspoon)

우주생물학자. 여러 수상 전력이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 겸 작가이고, 행성과학연구소 수석과학자다. 2013년 의회도서관에서 우주생물학의 창립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NASA의 우주탐사 전략에 자문 역할을 하면서, 여러 행성 간 우주선 임무를 위한 과학 팀에 소속되어 있다.《뉴욕타임스》,《슬레이트》,《사이언티픽 아메리칸》,《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에 기고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Earth in Human Hands》(2016)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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