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회장 주도 GS그룹 휴젤 인수…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금액 기록
휴젤,, 보툴리늄 톡신 및 히알루로산 필러 제품력 인정…국내 유일 중국 진출
GS그룹 산업바이오로 영역 확대…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 바이오 진출 모색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제공=GS)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제공=GS)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휴젤이 신세계, 삼성 등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렸지만 끝내 GS그룹의 차지가 됐다. 특히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취임 2년차에 요기요를 비롯해 휴젤까지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 최대주주인 법인 ‘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은 지난 25일 GS그룹의 다국적 컨소시엄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다국적 컨소시엄은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법인 SPC, 아시아헬스케어 투자 펀드 CBC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로 구성돼 있다.

앞서 ㈜GS와 IMM인베스트먼트는 공동으로 해외법인(SPC)을 섭립하고 각각 1억5000만 달러(한화 1750억 원)를 투자해 휴젤(주)의 해외법인의 지분 27.3%를 취득했다. CBC그룹과 무바달라의 투자금액 등은 비공개 원칙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GS그룹 컨소시엄은 휴젤 지분 535만5651주(42.9%와 전환사태를 포함해 총 615만6932주(총 발행주식수의 46.9%)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약 1조7000억 원으로 당초 시장 예상가격인 2조3000억 원 수준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M&A 규모다.

인수 후 휴젤 경영은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GS도 이사회 맴버로 참여하게 된다. 특히 GS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관련 글로벌 시장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국내외 관련 시장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 컨소시엄으로 휴젤 인수…바이오 플랫폼으로 '육성'

허태수 GS 회장은 “휴젤은 국내외 수 많은 바이오 기업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등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GS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해 미래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휴젤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을 하는 GS그룹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공 사례를 갖춘 IMM인베스트먼트, 아시아 최대 바이오 및 헬슬케어 전문 투자 펀드인 CBC 그룹 및 무바달라와 시너지를 통해 세계 메디컬 에스테틱(의료 미용)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겠다”고 말했다.

GS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바이오 산업에 첫 진출하게 됐다. GS는 그간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사업 성장성이 약해지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두고 고민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신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에 주목하며 그룹 차원에서 다방면으로 진출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수는 허 회장이 직접 주독한 것으로 알려졋다. 허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미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왔다.

그는 올초 신년 모임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GS는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한 휴젤의 제품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확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휴젤은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및 히알루로산 필러 업체로 중국, 동남아, 중동, 러시아 등 28개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유럽을 필두로한 전 세계 31개국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휴젤이 유일하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재 ‘레티보’(수출명)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 휴젤, 국내1위…중국 판권 확보·치료용 의약품 성장 주목

여기에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용 목적의 메디털 에스테틱 뿐만 아니라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이나 뇌성마비로 인한 첨족기형 등 난치병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어 치료용 의약품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갖추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2110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그룹은 그간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산업바이오 사업은 이전부터 활발하게 추진해왔다.

GS칼텍스는 바이오 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에 성공한 2,3-부탄디올(2,3-Butanediol)은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 내 생산시러을 완공해 2019년 6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2,3-부탄디올은 특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친환경 화장품 원료로 시판되고 있다. 향후 농업용과 고분자 원료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언 GS그룹은 바이오테크(BT)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해 초 GS는 ‘더 지에스 챌린지’를 통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6개사를 선발해 GS그룹이 계열사들과 함께하는 초기 육성 및 사업화 추진 등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정된 스타트업 6개사는 GS 각 계열사의 생산설비 및 연구소 인프라 등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스케일업 등도 추진하게 된다.

또 해외에서도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GS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벨리에 벤처 투자법인 ‘GS퓨처스’를 설립해 벤처 투자를 통한 미래 신사업 발굴의 교두보를 마련해 GS그룹의 계열사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벤터를 발굴, 투자한느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GS)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위해 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승인해 올해 연말 CVC설립을 톡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두고 안팎에서 여러 분석이 아오는 가운데 허 회장이 바이오 승부수를 던지며 정유와 유통, 바이오 등 3대 성장판을 토대로 GS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허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 안팎으로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GS리테일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달 초 배달 앱 요기요를 8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또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GS건설은 단우드(모듈주택)에 투자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등 그간의 정유와 유통이 양대축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휴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수출명)(사진제공=휴젤)
휴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수출명)(사진제공=휴젤)

◇ 허태수 회장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4세 간 입지 경쟁 영향도

허 회장은 “신사업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모빌리티, 바이오테크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해서 기회를 찾아야 하며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드는 ‘뉴 투 빅’(New to Big)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인수 등을 두고 재계에서는 GS 오너일가 4세간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휴젤 인수는 허서홍 GS전무가 주도했다는 점이 이목을 끌고 있다.

GS그룹은 지주사인 ㈜GS가 이끌고 있지만 GS의 건설의 경우 허창수 명예회장이 8.9%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만큼 사실상 지주체계 외 계열사로 분류된다. GS건설은 허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승계가 유력시 되고 있다.

반면 GS그룹의 양대 사업인 에너지와 유통을 두고 4세들 간의 치열한 입지 경쟁이 예고 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형인 허창수 GS그룹 초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후 후계구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허서홍 ㈜GS전무 등 오너 4세들이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면서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흘러나온다.

문제는 GS그룹의 양대 사업의 규모가 한쪽으로 상당히 치우쳐져 있어 안정적 경영을 위한 계열 분리를 추진하기 위해 양 사업 부분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GS그룹 에너지계열사 자산 총합은 17.6조 원에 달하는 반면 유통계열사는 9.8조 원에 불과하다. 이에 GS그룹은 에너지부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을 마무리하고 휴젤 인수를 통해 바이오 사업 진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제계 한 관계자는 “GS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4세들만 10명이 훌쩍 넘는다”면서 “이번 휴젤 인수 추진은 계열 분리에 대비해 유통부문의 덩치를 키워 에너지부문과 균형을 맞추는 작업의 일환으로 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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