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0월호]

3년 뒤면 산유국 된다

석유공사, 울산 앞바다 가스전 개발준비

대륙붕탐사 30년만의 성과 자부

가스 개발소식 어찌됐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조바심”

단군이래 대한민국의 국운을 활짝 펴지게 하리라는 대륙붕가스가 어찌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석유공사가 경제성 있는 천연가스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한지가 몇 달 지났다. 기대가 너무 크기에 벌써 우리 땅에서 우리가스가 언제쯤 나오느냐고 묻게 되었다. 가스만 나온다면 우리는 당장 산유국 대열에 진입한다. 그러면 대륙붕탐사 30년만에 남부러울 것 없는 자원부국이 된다.

이런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조바심이 생기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그래서 지난 6월 나병선(羅柄扇) 석유공사사장이 공식 발표한 자료를 살펴본다.

울산 앞바다 남동쪽 60㎞지점, 6-1광구 고래 V구조에서 천연가스전을 발견하고 경제성마저 확인했다. 게다가 반경15㎞이내에 개발가능성이 높은 유망구조를 확인했으므로 앞으로도 추가 매장량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석유공사는 그 뒤 2차발표를 통해 경제성 있는 가스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곧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국민의 기대가 부풀게 된 것은 당연하다.

때마침 고유가시대로 접어들어 그동안의 구조조정 효과가 무산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기이다. 그러니 더더욱 우리 땅에서 나올 천연가스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다.

보물단지로 여겨지는 울산 앞바다 고래 V구조는 적어도 2천억입방피트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를 LNG로 환산하면 4백만 톤에 달하며 경남지역 주민들이 앞으로 15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라니 적지 않다.

뿐만아니라 고래 V가스전은 6-1광구 개발의 출발점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대륙붕 개발에 따라서는 그토록 부럽던 산유국으로 올라설수 있다고 기대된다.

사실이 이렇다면 훙분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 IMF 경제는 거의 졸업단계라고는 하나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을 때 심리적 안정을 찾는데는 국산가스 생산보다 더 확실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2천년이면 생산설비 시운전

“세금물고도 순익 2억$기대”

석유공사측에 확인했더니 서기 2천 1년 11월이면 종합시운전을 거쳐 생산을 개시할 목표라고 말한다. 생산설비를 제작하고 설치한 후 시운전기간을 감안하여 최대한 앞당겨 잡은 일정이라니 아예 2천년 1월로 기억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3년이면 사상 첫 우리 땅에서 생산된 국산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고래 V가스전의 개발 타당성은 한국자원연구소와 영국의 제네시스(Genesis)사가 매장량과 개발비용을 평가하고 경제성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평가함으로써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에따라 오는 10월부터 생산설비 설계에 착수하여 2천 1년 10월까지 제작과 설치를 끝낼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게되면 국민은 실망하게 된다. 석유공사측은 그럴 위험은 별로 없다고 자신한다.

개발경제성 평가자료를 보면 2천억입방피트를 생산할 때 총수익은 8억 6천만달러이고 투자비 3억 2천만달러를 제외하고 5억 3천만달러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이중에서 광구개발에 따른 조광료를 물고 법인세 2억 3천만달러를 납부하고도 2억 2천 7백만달러의 순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리는 이같은 계산을 그대로 믿고 싶다. 다소 계산이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고 가정해도 개발투자의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사상 처음 대륙붕개발이라 개발방식마저 흥미롭다. 생산시설은 해상시설과 육상시설로 구분되며 해저에서 파이프라인으로 끌어올린다니 섬세하고 복잡할 것이다.

또한 개발에 앞서 육상과 해양 환경영향평가 등 개발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과정과 비용이 소용될 것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개발투자비가 많이 소요되지만 경제성이 있다는 것은 투자비를 제외하고도 이익이 보장된다는 뜻임은 물론이다. 뿐만아니라 개발투자비란 국내 관련업계에 생산유발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수적인 연관효과로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자원, 우리기술의 개가

“국산시추선 두성호가 큰 역활”

울산 앞바다 가스가 개발되기 시작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가.

한마디로 우리 땅에서 우리자원을 우리기술로 개발한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그리고 지난 70년이후 무려 30차례가 넘는 시추공을 뚫은 끈질긴 도전 끝에 국가적 염원을 성취한 셈이다.

우리는 대륙붕개발에 집념을 불태우기 시작한 후 처절한 낙망감을 체험한바 있다.

해저광물자원 개발법을 제정하고 텍사코 등 메이저 석유회사에 탐사를 의뢰한 후 몇 차례나 실망만 되풀이했다. 가장 처절하게 실망했던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국내석유 개발가능성을 발표했던 때였다. 권위를 자랑하던 대통령의 발표가 무산된 후 우리 땅에서 석유개발을 기대하기는 틀렸다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한국석유공사가 자주탐사에 도전한 후 6-1광구에서 비장의 우리자원을 발견하여 우리기술로 개발하게 되었으니 그 중대한 의미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이번에 유공이 자신있게 개발계획을 발표하기까지는 96년부터 자체기술진에 의한 3차원 영상화 분석기술을 발전시켜 왔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개발과정도 순수 국내기술진이 주도하리라고 하니 실로 그동안의 자주개발 도전성과가 이제사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게 되었다.

유공의 가스개발 기술수준은 그동안의 사업경험과 기술축적으로 단독개발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해외사업에서 유공은 모빌 쉘 등 유명석유회사들을 파트너로 삼아 운영권자로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스개발 뿐만아니라 대규모 석유탐사사업에서도 유공이 운영권자로서 세계적인 석유회사를 거느리고 생산을 준비하는 단계에 이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무관심하게 잊고 있었던 분야에서 유공은 자주적탐사와 자주적개방의 경험을 쌓아 울산가스전을 개발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주개발에 이르기까지는 국내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斗星號)의 역활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두성호는 지난 84년 대우조선에서 국내기술진에 의해 건조되었지만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5백40억원 상당의 시추선을 완공하자마자 국제 유가가 하락하여 경제성이 떨어져 적자운영에 시달렸다.

건조당시 두성호는 최우수 시추선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유가하락에 따라 경제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가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두성호는 24시간 철야작업에 무사고 조업기록을 쌓았다. 그리고 유공이 인수한 후 3년만인 97년에는 58억원의 흑자운영을 기록하고 IMF 체제하인 98년에도 41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그동안 작업기록에 따르면 초기에는 알라스카·대만·베트남 등지의 해상시추와 국내대륙붕 26개공을 탐사하고 유공이 인수후에는 중국 말레이시아와 국내 대륙붕 등 22개공을 시추했다.

현재도 2천년도까지 조업물량을 확보하고 무사고조업을 계속하고 있다니 대륙붕 자주개발에 있어 두성호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짐작할 수가 있다.

고유가 시대의 자주개발 목표

“국내소비량 10%는 공급돼야”

때마침 고유가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IMF이전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할 때 석유 문제는 거의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최근 경기가 호전되고 있을 때 바렐당 20달러시대로 접어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한때의 공급과잉에 따른 국제유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회원국간 감산합의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도 감산합의가 있었지만 제대로 이행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금년 초부터 현재까지 감산합의가 지켜지면서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되기에 이르렀다. 최악의 경우 연말에는 배럴당 25달러에서 40달러까지 전망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항할 만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연간 원유수입액이 8억달러이상 늘어나고 수출은 1억 4천만달러나 감소하며 물가인상과 무역수지 감소를 피할 길이 없다.

올해 나라경제의 운영계획이 대체로 배럴당 14달러선을 기준으로 책정했기에 이보다 기름값이 오르는 것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산가스개발이 갖는 의미는 심리적 효과 뿐만아니라 현실적 효과도 기대가 적지 않다. 울산가스개발의 연간 수입대체효과를 7천만달러로 산정한다면 이정도의 가스를 국내에 비축해 둔 효과도 거두는 결과이다. 그리고 비축에 따른 간접비용의 절감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저런 정책판단하에 유공은 우리기술, 우리자본으로 개발하는 석유자원 자주개발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천 10년까지는 적어도 국내소비의 10%상당을 자주개발로 공급해야 한다는 목표다.

현재까지의 자주개발 실적은 고작 1.8%수준이라고 한다. 일본은 자주개발 실적이 15%상당이라고 하니 우리의 해외자원 수입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주개발이란 엄청난 투자가 소요될 뿐더러 투자성공율이 높지 않다. 전형적인 모험투자의 성격이다. 지금까지의 투자성공율은 7∼8%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주개발 목표를 높이는데는 많은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고 성공율도 10%이상으로 올려야만 한다.

현재 유공이 확보하고 있는 기술인력도 2백여명에서 최소한 5천명선으로 늘려야 한다니 이 또한 쉬운일이 아니다.

가장 핵심적인 정책지원은 자주개발예산 증액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유공의 강력한 주장이다. 재원은 에너지특별회계가 있지만 이런저런 정책목표때문에 석유개발에 쓰여지는 예산이 너무 적다는 것이 불만이다.

재원조성은 석유부문에서 90%이상 조달되지만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에너지 특별회계 예산의 3%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국민의 정부에서 취임한 나병선 유공사장이 이문제를 해결코자 뛰어다니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개발투자 회수율 70%선

“재원 확대 매장량축가가 문제”

한국 석유공사가 맡고있는 주요사업은 국내 대륙붕 개발사업을 비롯하여 해외석유개발과 시추사사업 및 국내비축산업이다.

이중 국내 대륙붕개발은 87년이후 공사가 주도하여 6-1광고의 돌고래구조를 발견한 것이 최초의 가시적 성과이다.

그리고 해외석유개발사업은 12개국에 진출하여 19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예멘의 마리브광구 등 4개 광구에서 생산중이고 남미 등 15개 광구에서 탐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중 베트남의 5개 광구는 석유공사가 운영권자로 개발중인 사실이 자랑이다.

우리 나라 전체의 해외석유개발사업은 이보다 앞선다. 81년 코데코에너지가 인도네시아의 서 마두라유전개발에 착수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98년 말 현재로는 총 34개국에서 92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26억달러 상당을 투자했다. 이중 탐사사업이 75곳 개발사업이 16곳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총투자비 가운데 회수율은 69.3%인 18억 5백만달러로 집계된다. 특히 신문에 크게 보도된바 있는 예멘 마리브유전을 투자액 6억 2천 2백만달러에 회수액 12억 3천 7백만달러로 성공적이었다. 반면에 인도네시아 서 마두라유전은 말썽이 많았던 것처럼 3억 6백만달러 투자에 1억 2천 9백만달러 회수로 42.2%에 지나지 않는 실패의 기록이었다.

지금까지 해외석유개발사업에 진출한 이후 확보한 가채매장량은 5억 8천만 배럴이며 이는 98년 기준 국내 소비량 259일분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중 석유공사가 확보한 매장량은 1억 2천만 배럴이며 앞으로는 민간기업과 함께 추가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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