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0월호]

김영환 간첩사건을 생각한다

글 / 徐慶錫 (서경석 예비역 중장)

지금 우리는 남북한의 관계에서 현실인식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으로 소와 쌀이 가고 금강산 관광객이 오가는 판에 웬말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1999. 9. 10) 국정원에서는 김영환 등 수명이 북한공작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지상에 발표되었다.

민족민주혁명당 간첩사건으로 국내의 주사파 조직이 북한노동당 지하조직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참으로 충격적이다.

십년이 넘게 암약해왔으며 그는 노동당 입당을 주선하고 민혁당을 결성하였다. 대한민국내의 혁명전위 조직이라는 뜻이다.

북한의 혁명은 폭력혁명이며 이는 배운자와 기존세력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숙청이 전제된다는 점에서 끔찍하기도 하다.

노동당에 입당한뒤 강화도를 통해 반잠수정을 타고 입국해서 초대소에서 전문교육을 받았고, 김일성 훈장을 받은 뒤, 96년 총선에서는 6명의 후보에게 자금까지 지원해 주었으며, 남파 간첩에게 주민등록증까지 주선해주었다. 또한「강철 시리즈」를 통해 혁명을 유도하며,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간첩」노릇도 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친북세력과 소위 ‘빨갱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이에 반론을 제기하면, 「반통일 분자」, 또는 「수구세력」, 「용공조작」, 「정치조작」으로 모는 사람도 적지 않고, 북괴로 부터 법적보호 울타리인 보안법을 폐기하라는 무리도 적지 않다.

북한은 지금 죽은 김일성의 유훈 통치를 하고 있다.

유훈 통치는 바로 대남 적화통일 이다. 대남 적화통일은 북에 싸울 역량을 확보했다가 남쪽에 혁명의 성숙기가 도래하면 무력으로 쳐 내려와 통일을 하겠다는 것이 유훈통치의 핵심이다.

북의 싸울 역량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본다. 전국토의 요새화, 전인민의 군대화, 전군의 정예화, 군의 과학화 등. 돈만 벌면 주민이야 굶거나 말거나 4대군사노선의 확충만 꾀해 왔다.

남한의 혁명 성숙기 도래는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을 말한다.

사회가 혼란하고 정부가 힘을 못쓰고 군의 전투능력이 저하된 시기가 혁명의 성숙기이다. 따라서 전쟁을 방지하고 북의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정신차려야 한다. 문제는 북에 있는 것이아니라 남쪽에 있다. 통일을 해도 우리체제로 해야지 다 썩어버린 김 일성의 방법이되어서는 않되지 않는가.

“경제는 잘 안되지만, 대남 사업은 잘 되어간다.”는 식의 북한 고위간부의 발언과 서울을 불바다 만들겠다는 공갈을 경계해야한다.

자기 몫을 챙기고 인정을 받기 위한 간첩과 정보원들, 통상 그들의 보고서는 과장 되기 마련이다. 얼마나 과장을 했으면, 6·25전쟁 직전에는 대한민국 국민 중 공산당에 입당한 사람이 국민수의 2배가 될 수 있었겠는가?

이 통계가 남침을 일으킨 정보 오판의 주범이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정보의 오판을 경계해야 한다.

북의 김정일이 "대한민국은 내손안에 있소이다." 라고 판단하는 날이 혁명의 성숙기가 도래한 날이다.

지금부터 2년전 김정일 55세 생일날에 붉은기 사상과 군 중시 사상이 국가의 기본이념이 되었다.

혹자는 주민통제용이라고 편안히 보기도 한다. 잘못 본 것이다. 붉은기 사상은 수령숭배의 유훈통치와 유훈통치를 달성하기 위한 총폭탄 정신이다. 주민 모두는 유훈을 달성하기 위해 폭탄을 한아름씩 안고 자폭하자는 뜻이다.

어디에 가서 누구한테 자폭한다는 말인가? 이를 경계해야 한다.

군 중시사상은 군이 당이고 국가이며 인민이라는 뜻이다. 전국토, 전인민의 병영화와 군사화를 의미한다.

북한 전국토를 요새화 하여, 누가 공격하면 다 죽을 때까지 싸우고, 남침공격을 할시에는 부산까지 폭탄 하나씩을 안고 다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뜻이니 누구를 죽인다는 말인가? 이를 경계해야 한다.

황장엽 비서가 한말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은 여당이 강하고, 국정원이 강하고, 군대가 강해야 한다.

약하면 먹힌다고 경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스스로 망하거나 흡수 통일이 되거나 아니면 자포자기식 무력 도발을 하거나, 이 세가지 방책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으니 정신차려야 한다고 경고 했다.

중앙일보 어느 기자의 북한 실상기에서 “굶주림을 탈피하기 위해 남조선으로 쳐내려가자. 죽을 때 죽어도 배나 채워보자.”라고 공공연히 떠든다고 한다.

식량은 필요량이 670만톤인데 생산량이 430만톤 부족량이 240만톤이며 이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어느 해인가 GNP가 220억 불이었다.

조총련계 신용조합의 어느 해 예금고가 217억불이었으며, 조총련계의 빠찡꼬 업체 연수익이 360억불에서 450억불 된다는 기사를 읽었다. 한나라의 총생량이 일본의 빠찡꼬 수입만도 못하다니, 이를 경계해야 한다.

싸워서는 안되지만 도발이 자행되어 싸울때가 되면 나라를 지켜야 한다.

전쟁은 국가전체가 수행하는 것이고, 전쟁에는 휴전과 같은 무승부가 있으나 군인이 담당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전투이며, 전투는 휴전이 없다.

나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적을 전부 사살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내가 죽을 차례이다.

내가 죽으면 전선이 무너진다.

따라서 군인은 전투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싸우는 기술과 전투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군인이 싸우는 것을 연습하는데 주력하지 않고 행정에 치우치고 딴생각을 하면 지금까지 이룩한 민주주의와 나라의 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이 역시 경계해야 한다.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 정책을 버리지 않고, 간첩을 남파하고, 무장공비를 내려 보내고, 지하당을 구축하기에 혈안되어 있음이 다시 확인되었다.

이때 우리의 할일은 자명하다.

북쪽이 혁명의 성숙기가 왔다고 생각하는 오판을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튼튼하고 헛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서울에 포탄이 떨어지면 고도성장이고 선진국이고 다 물거품이 된다.

나라에선 대공망을 재정비하고 햇볏정책과 금강산관광으로 해이해진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대공 담당자의 사기를 올리고, 민·관·군이 긴밀히 협조하여, 간첩을 색출하는 조직이 탄탄해야 한다. 모든국민이 감시자가 되고, 우리군은 적의 도발을 분쇄할 수 있도록 전력을 강화하고 싸워 이기는 전기 전술을 연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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