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호]

무역대국 세계 5위 목표

무역협회가 앞장선다

새 인프라 구축, 2020년 교역규모 3조$

글 / 李漢城(이한성) 전문위원

21세기 무역대국 장기비전

한국무역협회가 21세기 한국무역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장기비전을 제시했다. 이른바 “수출 없는 우리 경제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전제아래 무역협회를 가장 경쟁력 있는 경제단체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굳게 담겨있다. 시장이 통합되고 정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21세기 무역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출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반세기 동안 무역협회는 회원들의 단순한 권익옹호와 이익대변기구로서 대 정부로비에 역할이 집중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수출지원이 점차 축소되고 수출업체에 부여됐던 각종 특혜가 중단된 현시점에서 협회의 역할은 무역인프라 구축을 통한 서비스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렴한 것이다.

올 우리나라 수출목표는 1천3백70억달러. 창립당시 3백만달러에 비해 규모면에서 4천5백배 이상 늘어났다. 올 수입목표가 1천1백70억달러를 감안할 때 올해 우리의 교역규모는 2천5백40억달러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더구나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무역역조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백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어 우리의 무역환경에 청신호를 비쳐주고 있다. 우리의 교역규모는 갈수록 천문학적인 숫자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회의 역할이나 기능도 규모나 세계환경변화에 걸맞게 전환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협회의 21세기 장기비전 발표는 매우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0만 회원사 위한 10만 서비스 다짐

‘21세기 한국무역의 길잡이’.

무역협회가 내놓은 21세기 장기비전의 슬로건이다.

무역협회는 이 비전을 제시하면서 변화의 이유를 자세하게 들고 있다. 대내외적인 무역환경의 변화와 회원요구의 변화가 그것이다.

무역환경의 변화로 사이버무역 및 지식기반산업의 확산이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은 자체의 혁명적 발전과 양대 첨단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산업활동은 물론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정보화를 크게 진전시키고 있다.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산업활동의 입지가 보다 자유로와지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컴퓨터의 발전은 모든 정보의 디지털화를 가져와 산업활동의 자동화가 자연이 이루어지고 통신기술의 혁신으로 경제활동에 대한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의한 무역거래의 요구에 따라 무역센터 확충 사업도 바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천년부터는 회원제도도 임의가입제로 바뀐다. 따라서 협회의 기능이나 역할의 변화 없이는 회원이 협회에 가입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회원요구의 변화도 협회가 장기비전을 통한 체질개선의 이유다. 현장중심의 전문서비스와 거래알선 등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된 서비스를 많이 요구하게 될 것이다. 또 해외상품 및 무역업체의 정보와 무역연수 관련서비스 요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무역협회의 서비스내용과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요구에는 무역발전을 위한 대내외활동 강화와 성과있는 회원밀착서비스 제고, 인터넷무역의 포탈기능 주도, 변화를 위한 자기개혁과 전문역량 제고만이 대응 전략이다.

협회는 무역발전을 위한 대내외활동 강화를 위해 환율, 환가료, 금융 등 현안문제에 신속히 대처하고 무역제도 개선과 정책개발을 위한 중장기 조사와 대내외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국내의 권위 있는 학자와 실업인 공직자 등을 객원연구원으로 한 무역연구원 운영을 서두르고 있다. 또 물류비 절감을 위한 정책개발과 기반조성을 위해 국가물류인프라 구축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재래 상권에도 국제무역시장 개설

성과 있는 회원밀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과 거래처신용정보, 해외카타로그 수집 등 전문화된 거래 알선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중소수출업체를 위해 무역서류 작성대행과 클레임처리지원 등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삼각동시통역 서비스로 언어장벽에 따른 마케팅애로를 해소한다. 그밖에도 내년 3월 코엑스 2층 한곳에서 거래알선과 무역상담 등의 서비스를 1대1로 밀착제공, 수출입 관련업무를 일괄처리하는 원루프 서비스 창구를 개설한다. 국제 비즈니스센터도 개설해 전화 등 모든 비즈니스지원시설과 통역 비서업무, 통관 등 일괄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현장중심의 수출애로타개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출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현장 방문해 해결해 준다. 점차 늘어나는 외국인 보따리무역을 지원하기 위해 동대문시장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구매안내소를 남대문시장으로 확대하고 내수위주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동대문, 남대문, 이태원, 용산 등 4대시장에 분야별 EXPO형태의 국제무역시장을 개설한다. 해외전문기관과 제휴로 트레이드쇼 성격의 업종별 전시회도 개최하며 무역센터확충 사업완료에 따라 2천1년 2백회의 전시회개최로 10만명의 바이어를 유치하고 이중 20%를 해외바이어로 충당 유치한다는 것이다.

인터넷무역의 인프라구축을 위해 업종별 1백50개 단체와 네트워크를 추진, 정보화사업을 지원하고 쇼핑몰 형태의 인터넷마케팅을 공동 수행한다. 또 전자무역인증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1회원사 1홈페이지를 무료제작해 주며 회원사로부터 관심분야를 사전에 등록받아 관련정보와 협회 공지사항을 전송할 수 있도록 이메일(E-mail)클럽도 개선할 계획이다. 그외에 신무역인 양성공급을 위해 사이버무역 아카데미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임직원의 의식개혁과 전문성도 확보한다는 것이 마지막 비전 항목이다. 모든 임직원의 의식개혁과 신지식 습득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회원서비스마인드 제고교육을 실시하고 어학, 국제무역사 정보검색사 등 자격 취득자에게 보임, 승진 등의 우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천년 첫 ASEM 한국에서 개최

내년 3월과 6월로 예정된 ASEM(아시아 유럽정상회의) 컨벤션센터와 무역센터신관 준공도 21세기 무역환경변화에 따른 국제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2천년대는 WTO체제에 의한 국제화와 개방화시대로 수출장벽은 날로 높아져 자체적인 경쟁력 없이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내년 교역규모가 3천억달러로 선진 경제권 진입이 예상되는 우리로서는 과거의 직접적인 국가지원방식으로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컨벤션센터 전자통신시설 등 무역인프라를 통한 간접 지원체제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자생력을 바탕으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경쟁국들도 무역센터 건설과 확충으로 21세기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내년 가을 ASEM이 서울로 예정된 상태에서 우리로서는 세계무역시장에서의 우리의 입지를 새로 다지고 국가 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21세기 한국수출을 새로운 도약대에 올릴 수 있는 호기이며 청신호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다가올 새천년의 무역환경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 이미 지난 96년 무역센터신관 확충과 ASEM 컨벤션센터 건축사업에 착수 했다.

사실 2천5백억달러가 넘는 교역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문 컨벤션센터가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날로 고급화 첨단화 되어 가는 동시통역 화상회의시설 등 관련시설 미비로 언제나 국제회의 유치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종합전시장규모로는 전문전시장이 너무 부족해 날로 급증하는 전시회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마케팅 지원에 차질을 빚어왔다. 또 외국인 회사의 취향에 맞는 사무공간부재로 바이어 유치에 막대한 지장을 받아 왔으며 각종 정보서비스를 위한 통신시설 미흡으로 무역업무가 위축돼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ASEM 컨벤션센터와 무역센터신관 확충이 끝나면 이와같은 상황은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4만5천평 규모의 부지에 연건평 21만4천8백여평 규모의 무역센터신관은 지하 5층 지상 41층. 여기에는 5만7천5백평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전시장, 4만4천5백평 규모의 사무동, 3만8천평 규모의 지하편의시설이 들어선다. 그밖에도 3만2천8백평 규모의 호텔, 4만1천9백평 규모의 갤러리아가 들어서 각종 전시판매 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 가운데 5만7천5백평 규모의 컨벤션센터는 최대 6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홀과 1천6백명 수용능력의 볼룸을 갖추고 있다. 그밖에도 각종 중소회의실과 전문전시장시설도 갖추어 현재보다 6배 가까운 전시시설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2천20년 수출 1조3천억달러

무역협회의 이같은 21세기 장기비전계획은 정부의 21세기 장기구상과 맞물려 있다. 정부의 장기구상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2천년에 2천억달러를 상회하고, 2천10년에는 6천억달러, 2천20년엔 1조3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천1년∼2천10년과 2천11년∼2천20년의 수출의 경상신장률은 각각 연평균 10.8%와 8.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며 수출물량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7.3%와 5.7%로 내다봤다. 이와같이 수출신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것은 수출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수입은 2천년 2천1백70억달러, 2천10년 5천5백억달러, 2천20년 1조2천2백억달러로 전망했다. 또 정부는 2천년이후 수입물량이 수출물량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도 교역조건 개선으로 무역흑자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물량위주의 수출형태에서 품질위주의 고가품 수출로 전환될 것이라는 발상에서다.

교역규모는 2천년 4천억달러, 2천10년 1조달러를 상회하며 2천20년엔 3조달러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무역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달해 EU,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제 5위의 무역대국의 위치로 부상하게 된다. 따라서 무역협회의 21세기 비전은 우리나라의 무역대국의 입지를 효과적으로 다져가는 장기계획으로 봐야 할 것이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변화가 최선’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적자는 IMF 탈출의 최대 걸림돌

우리나라 경제는 70%가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무역흑자는 국가경제의 흑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무역흑자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유지해야 할 과제다. 우리 경제가 IMF구제 금융사태로까지 파멸을 맞은 것도 따지고 보면 만성적인 무역적자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는 허리띠를 조르고 과소비를 자제하므로서 3백90억달러라는 유례없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가 대폭 늘어나고 대외적인 신인도가 크게 높아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원화가치가 날로 높아가면서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유가상승까지 가세하고 있다. 베럴당 25달러를 넘어 국내기업으로서는 제 3차 유가파동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는 올 상반기 수출입평가와 하반기 전망에서 흑자규모를 대폭 축소조정 했다. 지난해 계획했던 올 무역흑자는 2백50억달러. 연초까지만 해도 목표달성은 매우 낙관적이었으며 수출증가에 힘입어 오히려 30억달러를 높여 2백80억달러의 흑자폭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보다 수입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올 수출은 1천3백70억달러, 수입은 1천1백70억달러로 흑자규모를 2백억달러로 줄였다. 작년말 목표했던 수출 1천3백40억달러, 수입 1천60억달러에 비하면 수출이 30억달러 늘어난 반면 수입이 1백달러 규모로 대폭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로라면 내년쯤 수출 수입이 거의 같은 수준에 달해 21세기가 시작되는 2천1년에 다시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 IMF 구제금융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무역적자는 국가의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현상을 맞게 된다며 무역업계는 걱정이 크다.

결국 문제는 수입못지 않게 수출을 급속도로 늘려 갈 수밖에 없다.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나 자본재의 수입증가는 어쩔 수 없더라도 민간소비회복에 따른 소비재 수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이기 위해서는 수출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나 자동차, 통신장비의 수출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또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내수보다는 수출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협회나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절실하다.

따라서 협회는 21세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틀을 하루속히 완료하고 무역인프라구축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로 한국수출의 재도약에 새로운 메카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

한국무역협회는 급변하는 무역환경 변화에 대비 무역인프라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21세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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