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5월호]

통합거래소의 미래상

세계 톱10 진입목표

李永鐸(이영탁) 이사장, 3년내 기반 조성

외국주 유치, 동북아 허브 구축

2011-03-14_211531.jpg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신경영 3개년 계획을 통해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으로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한 후 이영탁(李永鐸) 초대 이사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고위직을 거치면서 국제금융과 증권 관련 주요정책을 깊이 다룬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하기까지 주로 재경 분야에서 전문 공직자 역할을 맡아 왔었다.

통합은 경쟁력 강화 위한 선택

당초 통합 증권선물거래소 출범과 관련 찬반 논란이 적지 않았다. 증권, 선물, 코스닥 등 3개 시장의 통합의 타당성과 부작용이 팽팽하게 맞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여러 측면의 검토 끝에 통합을 추진하고 초대 이사장에 이영탁 씨가 선임되어 글로벌 KRX(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비전 공포까지 끝냈다. 결국 통합거래소는 글로벌 KRX를 지향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의미가 있었다는 뜻이다.

증권과 선물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했는데도 시장과 지원기능이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거래비용이나 이용자 편의 등 운영면에서 비효율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의 통합이란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 자본 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입니다.”

그러니까 매매기능의 시장과 청산, 결제, 전산 등 지원기능을 통합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여 국제경쟁력 확보 기반을 조성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이 기능별로 분리, 분산되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고 중복과 과잉투자문제도 제기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거래소가 발족한 후 매매기능과 지원기능이 조기에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이사장의 폭 넓은 경륜과 전문성이 통합의 조정력으로 발휘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사회 중심 독립성에 역점

증권선물거래소는 자본금 1천억 원의 주식회사로 증권, 증권유관기관, 선물회사 등 46개 사의 법인주주로 발족했다.

5개 사업본부가 서울과 부산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에는 후선 기능을 통합한 경영지원본부와 선물거래와 상장기능을 맡는 선물시장본부가 있고 서울에는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등 3개 본부가 있다.

통합거래소는 비용절감, 이용자 편익증대 외에도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모멘텀을 확보했다고 자부한다. 해외거래소와 교차 상장 및 시스템 연계를 추진함으로써 증권선물시장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시장의 관리주체가 일원화되어 시장간의 유기적 관계를 강화하고 감리기능도 효율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통합거래소가 정부로부터 독립경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적으로 독립경영이 약속됐다 하더라도 정부가 주도한 통합과정을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경영원칙으로 설명한다. 통합거래소 이사회가 전문가 출신의 사외이사 8명에 사내이사 7명으로 구성되어 이사회중심경영이 곧 독립경영을 뒷받침하게 된다고 밝힌다. 또 통합거래소가 IPO 및 상장을 추진하게 되면 주주중심의 경영이 정착하게 되리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같은 제도적인 해석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업계의 내면을 익히 알고 있는 이사장이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앞장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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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화합 다지며 신경영 돌입

통합거래소는 초기의 구조조정에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유인력의 정리가 불가피했고 이에따른 노조의 반발을 예상할 수 있었다. 통합을 이룩하기 전 기관별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도 시끄러웠다.

통합 후 이 이사장은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따르는 시스템으로 조직의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으로 구조조정 후유증을 수습했다. 그러나 각기 출생과 성장배경이 다른 한지붕 3가족간 인간적인 융화에는 좀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합거래소는 출범이후 구성원간의 일체감 조성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1월에는 팀장급을 대상으로 직책보임자 워크숍을 갖고 2월에는 본부별 일반직 워크숍을 가졌다.

또 임직원간 화합을 목적으로 본부별 문화행사도 갖고 호프미팅도 실시했다. 이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되리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통합거래소는 이미 신경영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08년 이후의 미래상까지 제시했다. 세계 톱10거래소로 진입하고 동북아 허브거래소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미래상이 통합거래소 내부의 화학적 융합의 시간단축을 재촉하는 상황이다.

중국, 인도 등 국내상장 유치추진

이 이사장은 취임회견을 통해 외국기업의 상장유치에 역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중국기업의 상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우리의 경쟁상대인 동경, 싱가포르, 홍콩 증시에는 이미 외국주가 상장되어 있지만 우리시장에는 상장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외국거래소와 경쟁에서 앞서가는 시장을 만들자면 외국주의 상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을 외국주 상장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도 발굴하여 제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상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중국 상장설명회와 개별기업 방문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2?3개 중국기업이 우리 증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권 기업과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상장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외국인의 주식보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IMF이후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22%에서 43%로 올랐다. 이는 상장기업과 금융산업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나 증시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상장기업에서 보면 기업의 투명성 제고, 주주중시 경영,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촉진하고 금융산업 측면에서는 가치투자(Value Investment)기법의 도입으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지배력이 급속히 확대되어 시장질서 교란, 국부유출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이 때문에 이 이사장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항할 수 있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육성, 사모펀드 활성화 등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외국자본의 투기적,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 감독으로 금융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사 지방화에 불편 없다

증시의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지적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갈수록 불만이 많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과 경쟁할 수도 없지만 구조적으로 설 땅이 없다고들 지적한다.

이 이사장도 금융기법의 발전에 따른 시장구조의 복합성을 개인투자자가 따라가기 어렵고 정부수집력이나 자금력에 있어서도 불리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래서 투자의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감안하는 합리적 투자 마인드를 정립하는 원칙론을 강조한다.

그리고 증권사나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산규모와 라이프플랜에 맞춰 투자계획을 수립토록 권유하면서 직접투자보다는 운용능력을 갖춘 전문투자회사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통합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공정거래 예방, 공시의 투명성 제고 등으로 시장 건전화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집중시키겠다고 약속한다.

퉁합거래소 본사가 부산이 위치한다는 점이 지방화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의도시대에 익숙한 투자자들에게는 불편감을 줄 수가 있다. 이에대해 이 이사장은 시장 이용자에게 불편사항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모든 거래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본사의 소재지가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시업무, 상장업무, 불공정거래 감시업무와 분쟁관련 민원업무 등은 서울에 있는 시장본부와 시장감시본부에서 맡고 있지 않느냐는 말이다.

이 이사장은 본사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가는 문제가 아니지만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 구축의 비전달성이 통합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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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에도 속성과 원리

이 이사장은 최고 경제관료로서 소신 있는 전문가 코스를 달려왔다. 대구상고 서울상대 미국 윌리암스 대학원을 나와 행정고시를 통해 관료로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예산국으로부터 출발하여 세계은행 근무를 경험한 후 재무부 증권국장, 국제금융국장,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등을 역임했으니 재경분야를 통달할 수 있었다. 다시 청와대 재경비서관, 교육부 차관을 거쳐 국무총리 행조실장과 국무조정실장으로 퇴임했으므로 훌륭하게 성공한 경제각료이다.

경제각료 출신이면 누구나 전문가로 꼽을 수 있지만 이 이사장은 특히 경제원론에다 재경분야에 강한 학구적 관료의 인상을 깊이 심어왔다.

바둑이나 장기 게임에 기본 정석이 있고 스포츠에도 기본 동작이 있듯이 모든 경제활동이나 경제행위에도 기본 속성과 원리가 작용한다.”

이런 논리로경제문제는 돈만이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고 국내문제만이 아니라 국제문제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경제적 논리에 따라 정책을 비판하고 때로는 수용하는 국민계층이 두터워질수록 국가경제의 활력이 높아지게 된다고 풀이된다.

통합거래소가 출범 초기부터 많은 과제들을 안고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있지만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통해 원칙과 논리에 충실해 온 이 이사장의 리더십 발휘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경제에 원칙이 있지만 경제시장과 경제활동 참가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리더십이 강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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