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3월호]

총괄회장아래 회장체제

롯데 2세 경영 출범

신동빈회장 측근중용승진큰잔치

신사업 M&A 등창업주경영수업수료

여든2011-03-17_205057.jpg 아홉의 현역 창업 경영주 신격호(89) 회장이 오랜만에 2세를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로 비중 있는 경제기사를 제공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 2011년 인사에서 신동빈(56)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임원 172명을 승진시켰으니 지난해 최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모처럼 큰 잔치판을 벌였다.

부회장 14년 만에 회장 승진

신임 신동빈 회장은 지난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한지 21, 97년 부회장 승진 14년 만에 회장으로 올라 2세 경영시대를 맞았으니 타 그룹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이는 창업 경영주 신격호 회장의 독특한 경영방침 때문임은 물론이다.

이번 롯데그룹 인사에서 신격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총괄회장이란 직책을 신설한 것도 창업주의 내심을 표현한다. 아들에게 회장갑투를 씌워주지만 앞으로도 주요정책에 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여든아홉의 고령에도 홀수 달에는 한국, 짝수 달은 일본으로 왕복하며 세세한 대목까지 확인경영 했다는 분이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2세들에게 분권경영으로 승계하면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지만 실제로는 왕회장이란 호칭으로 군림 통치했던 사례와 비유된다. 또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은 한 번도 직접 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일사불란하게 그룹경영을 완벽하게 지휘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보면 신동빈 회장체제하에서 총괄회장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이병철 회장식이나 정주영 왕회장에 못지않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리라는 예측이다. 다만 신임 신 회장은 제계서열 5위의 대표로서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부회장 꼬리를 떼고 당당한 회장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변화로 상징될 것이다.

측근 중용 신동빈 인사동반승진

올 롯데그룹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 승진과 함께 그의 측근들이 함께 중용됐다는 점에서 2세 경영시대를 말해 준다고 해석된다. 신동빈 정책본부장 시절 핵심 스텝들이 모두 부회장과 사장으로 동반승진 했으니 이는 곧 신동빈 인사라고 볼 수 있다.2011-03-17_205108.jpg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신동빈 경영의 1등 공신으로 평가되는 이인원 사장이 비 오너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올랐으니 롯데인사의 파격에 속한다. 또 이재혁 운영실장은 사장으로 승진, 롯데칠성, 롯데주류BG, 롯데아사히주류 사장직을 겸직했으니 측근의 중용이다. 그동안 대외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채정병 지원실장과 M&A 능력을 보여 온 황각규 국제실장도 신동빈 회장의 신임 때문에 사장으로 승진됐다고 본다.

계열사에서는 롯데홈쇼핑 신헌대표, 케이피 케미컬 허수영 대표, 롯데케미컬 고바야시 마사모토 대표, 롯데 중앙연구소 김용택 소장 등이 능력평가로 사장 승진하고 롯데쇼핑 이철우 사장,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소진세 사장 등은 경영실적 평가로 유임됐다는 관측이다.

창업주의 2세 경영 수련과정 수료

신동빈 회장은 지금껏 부친의 엄격한 훈육의 틀을 한 치도 어김없이 지켜가면서 세련된 품행으로 한국롯데그룹을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출신으로 노무라 증권에 입사하여 런던지점 근무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축적한 후 일본 롯데상사로부터 참여했으니 아마도 부친의 경영수업 방식이었을 것이다. 두산그룹의 박승직 창업주와 박두병 회장의 2세 경영수업 방식이 그러했다.

롯데의 2011-03-17_205115.jpg 경영권을 승계하기에 앞서 밖에서 체험을 통해 배워오라는 깊은 부정(父情)일 것으로 믿어진다. 그리고 신동빈 부회장 시절 한 달 걸러 서울을 방문하여 보고를 받고 확인하고 지시한 것도 결국 2세에게 물려주고 싶은 경영방식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신격호 창업주의 2세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흡족했다는 결과가 아닐까. 신동빈 회장이 부회장으로 한국롯데를 사실상 이끌어 오면서 2004년 그룹 매출 233천억 원이 지난해 61조원에 이르렀으니 훌륭한 성과이다. 이어 오는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목표하는 비전을 발표했으니 신동빈 체제가 들어설만한 단계에 이르렀다.

다만 롯데그룹이 M&A 경영으로 획기적인 성공을 보였지만 포스코와 결전했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실패한 대목에 대해서는 창업주의 기대에 못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다시 대한통운 인수를 두고 포스코와 접전하고 있는 것이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부담이 아닐까 싶다.

한국 경영풍토 학습거친 2세 경영

재계 중상위그룹 가운데 창업 1세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다. 삼성, 현대, 한화, 코오롱 등이 2세 경영 대표이고 삼성가에서 독립한 CJ, 신세계 등도 2세 경영이다. 반면 LG, SK 등은 3세 경영, 두산그룹은 4대 경영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보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체제는 창업1세대 재벌 가운데 거의 막차로 2세 경영에 접어들었다.

삼성그룹의 3세 이재용 사장은 이런저런 외부요인으로 승진이 늦었지만 장성한 2세 가운데 부회장으로 꼬리를 달고 있던 오너 경영인은 신동빈 회장 외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등 꼽을만한 경우가 많지 못하다.

이제 한국 롯데그룹은 비록 창업주가 총괄회장으로 여전히 군림하리라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의 2세 경영으로 최상위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았지만 한국에서의 경영수업 21년의 완숙한 오너 경영인으로 모자람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겸손하면서도 세련된 매너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만 종래 M&A 경영에서 보여준 것처럼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인 승부수를 날려 왔다.

또한 정치권이나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협조적인 자세로 갈등을 소화하는 입장으로 일관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국적 경영풍토에도 익숙해졌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오랜만에 승진한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우리경제 활성화에 더욱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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