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월호]

내수침제로 브랜드 개혁

20년 전략 브랜드 퇴출

제일모직, 아스트라 대신 빈폴 판촉

라피도· 갤럭시는 중국 시장 공략

내수시장의 장기침체가 의류업 계의 제품구조 개혁을 촉진시키고 있다. 오랜 역사의 제일모직(대표이사 諸振勳)이 내수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든 아스트라(ASTRA)와 라피도(Rapido)를 국내에서 퇴출시키고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빈폴(Bean Pole)과 갤럭시(GALAXY)에 투자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골프 의류 시장 수익성 급격저하

제일모직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내수시장이 5% 이하의 침체를 보이자 지난 20년간 키워낸 아스트라를 하반기부터 퇴출시키기로 했다. 아스트라는 86년 국산 골프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박세리, 강수연, 줄리 잉스터 선수 등을 후원해 온 대표 브랜드였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는 닥스골프(LG상사), 잭니클라우스(FnC코오롱), 레노바(F&F)등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아스트라는 20년간 한번도 빅3에 진입하지 못한채 지난해 3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었다.

제일모직은 지난 2천년 이후 골프 의류 시장이 중소업체 난립으로 시장규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분석하고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워 생산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골프 의류 시장은 2212천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2천억원씩 감소하여 지난해는 8천억원에 머물러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양한 변신을 추구하는 빈폴

이와 반대로 89년 브랜드 런칭 이후,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빈폴은 국내 캐주얼 브랜드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빈폴은 90년대 이후 수많은 캐주얼 브랜드가 난립하는 가운데도 고유의 컨셉을 유지한채 좋은 품질과 차별된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를 선보여 국내 의류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플래그십 스토어란 대형 매장을 통해 여러 개 제품 라인을 가진 브랜드를 상품별로 진열해 놓은 것을 말한다. 현재 서울 명동에 5개층 규모, 논현동에 4개층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를 계기로 빈폴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이고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빈폴은 전용 쇼핑몰 빈폴닷컴(www.beanpole.com)을 새롭게 오픈했다.제일모직은 빈폴 홈페이지와 인터넷 구매 사이트인 패션피아를 동시에 운영했었다면서, “새로운 온라인 시장을 개척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홈페이지와 쇼핑몰 기능을 가진 빈폴닷컴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쇼핑몰은 고객의 쇼핑 편의성 증진에 중점을 두었고 심플한 웹 디자인과 입체감 있는 상품 이미지, 코디제안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빈폴 고객만을 위한 마이 온니 빈폴’(MY ONLY BEAN POLE) 기능은 티셔츠를 고객 본인의 취향에 맞게 주문 제작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고급 브랜드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미국 헐리우드 배우인 기네스 펠트로를 모델로 영입해 국내 브랜드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스타가 국내 패션업체와 계약을 채결했다는 점에서 우리 옷이 세계 수준에 올라선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으로 시장을 바꾼 라피도

또한 라피도의 경우 서울 올림픽 공식 후원 유니폼과 미국 월드컵 공식 후원 유니폼등 국내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왔으나 역시 나이키, 리복, 필라와 같은 외국산 브랜드에 밀려 작년 4월로 국내 생산을 멈췄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라피도라는 브랜드를 볼 수 없지만 중국에서는 상하이나 베이징, 난징, 텐진 지역 등을 중심으로 라피도를 볼 수 있다. 앞으로 라피도는 중국 현지에서 기획과 생산·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괄사업체제로 운영된다.

97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라피도는 상위 5%100만 가구를 표적시장으로 선정, 이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두어 중국내에서 최고급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국내의 라피도 역시 올 가을부터 ‘311’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31120대 초반을 중심으로 젊은 층에게 맞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감각적이고 활동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스포츠 캐주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50여개에 달하는 기존 매장을 개선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매장의 철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성복의 절대강자 갤럭시

반면에 남성 신사복의 대명사인 갤럭시는 83년 첫 선을 보일 때부터 국내 시장을 석권했었다. 이는 국산품이면 중·저급품으로 인식되던 기성복 시장에서 갤럭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브랜드관리를 추진했다. 우선 최고급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 선진 수준의 기술개발, 철저한 고객만족 서비스 등을 통해 해외유명 브랜드에 버금가는 국내 최강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 현재 20년 연속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 시장 점유율에 힘입어 갤럭시는 중국 시장에 진출, 세계적인 명품 신사복 브랜드인 제냐(ZEGNA)와 대등한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브랜드 재구성

의류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이 무한 경쟁 시대로 들어섰다. 하지만 기업이 싸울 수 있는 시장은 한정되어 있고 60~70년대처럼 제품만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대는 지났다.

제일모직은 각각의 의류 브랜드 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늘리려고 있다. 브랜드 개발 이래 20년동안 1등을 유지한 갤럭시와 꾸준한 지원을 받았지만 결국 경쟁에서 밀린 아스트라,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는 빈폴, 국내에서 퇴출 당 했지만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로 사랑받는 라피도 등 각각의 브랜드는 시장 상황에 맞춰 구조조정 되는 추세다.

제일모직의 이런 변화가 국내 내수시장의 불황을 뚫는 도화선이 될런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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