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월호]

로템에 장인이 있었다

자기열차에 투혼 20

신차종개발팀장 金國鎭(김국진) 박사

국가지원체제로 곧 상용화 기대

로템의 자기부상열차가 뜨기까지 202011-04-04_162200.jpg 년간 신차종에 몰두한 신념의 장인이 있었다. 1988, 현대정공 시절에 입사하여 오늘의 로템으로 변신하는 과정에 줄곧 자기부상열차라는 하나의 주제에 매달려 연구개발 성과를 이룩한 신차종개발팀장 김국진(金國鎭) 박사다.

선발국보다 10년 단축 개발

국민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했습니다. 그 후 10년이 흐른 지금 해외 유수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자기부상열차가 국내에서 완성됐습니다.”

김 박사는 하는 말마다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지난 20년간 젊음을 바쳐 만든 자기부상열차가 앞으로 수년 내에 서민들의 발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열차는 93년 엑스포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얻은 후, 94년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로 공동개발되어 현재 해외에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이 평가된다.

이로써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한 나라가 되었다. 게다가 먼저 개발한 두 나라가 30년이 걸린 반면, 로템의 열차는 20년만에 독자적 모델로 완성된 것으로 비교된다.

경전철에 최적화된 열차

자기부상열차가 전국 방방곡곡을 달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존 레일을 사용할 수 없어 새롭게 레일을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는 기존 노선이 아닌 경전철이 다녀야 할 구간에 자기부상열차가 사용되길 바라고 있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소형객차 2?3량만 이어 운행하는 경전철을 도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올해 추진된 김해와 서울 강북, 용인지역의 경전철 사업에서 로템의 자기부상열차가 아닌 해외의 유명 철도 업체가 낙찰되었다. 하지만 로템의 열차 역시 외국업체 제품보다 떨어지지 않고 소음과 분진이 적어 경전철에 최적화된 열차라고 강력 자부하고 있다.

현대차 인수 후 개발 촉진

자기부상열차의 개발과정이 탄탄대로는 결코 아니었다. 7년전 IMF로 인해 모든 기업이 위험에 빠졌을 때, 정부는 현대정공과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의 철도사업부를 통합해 한국철도차량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오너가 없는 회사 특성상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어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뒤 21년 회사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넘어가 안정을 되찾았다. 이에 대해 그는 현대차가 인수한 다음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지원을 통해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전력을 다 할 수 있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이제 정부도 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올해부터 대형 국가 연구개발 실용사업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기부상열차는 예산이나 각종 관련법에 대해 과기부나 산자부·건교부의 지원을 받는 범정부적인 사업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갈림길에 서있는 철도산업

철도차량의 특성상 구매자가 일반 기업이 아닌 지자체나 정부에 국한되어 시장이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국내 철도 사업 역시 서울 지하철 9호선과 KTX를 제외하면 근래 들어 신규 개발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로템은 의왕공장 폐쇄와 희망퇴직자를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어지러운 상태에도 불구하고 연구소와 공장이 있는 대전과 창원을 오가면서 열차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박사는 수년이 흘러 자기부상열차가 세계의 여러 국가에 다녀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로템의 자기부상열차 마무리 공정이 끝나면, 정체되어 있는 국내 철도산업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리라 기대된다.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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