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월호]

신한, 조흥 백두대장정

조직통합 앞서 감성통합

라응찬 회장, 통합 후 인력감축 없다

우리금융 대기업 연합인수 했으면

국내 최고역사를 쌓은 조흥은행과 통합을 추진하는 신한금융그룹이 은행통합에 앞서 두 은행 직원들의 감성(感性)통합 행사를 통해 화합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9일 신상훈 신한은행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등 160여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백두산에 오르는 백두대장정 챌린저 2005’행사를 가졌다.

은행 통합 후 지점확대 계획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감성통합 행사라고 부르며 통합은행 추진위가 발족할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900여명을 백두대장정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라응찬 회장은 첫 번째 행사에 참가한 현장에서 두 은행이 통합해도 인력감축이 없을 것이라고 확약하고 통합 후 3년간 지점을 170개나 늘릴 계획이므로 남아도는 인력이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은행은 오는 9월 통합추진위를 발족시켜 그로부터 1년내에 통합은행으로 새 출발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었다.

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을 통합하게 되면 108년 역사의 조흥이 후발은행에게 인수되어 명칭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퇴직 임직원들로 구성된 조흥동우회가 현 최동수 행장에게 마지막까지 조흥을 사수토록 강력 요청하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통합은행은 신한조흥, 조흥신한 또는 제3의 신규 작명을 두고 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08년 조흥역사 사라지나

조흥은행은 IMF 이후 기아차와 한보철강의 대형부도 여파로 부실화 된 것으로 지적된다. 한동안 다양한 자구노력으로 독자생존을 모색해 왔지만 끝내 후발은행과의 통합으로 108년 역사가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나라 은행사의 비극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조흥은행 명칭이 없어지면 한말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은행사를 기록해 온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왕년의 5대 은행은 모두 없어지고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이 새로운 은행사를 떠맡게 된다.

IMF 이후 무너진 은행들은 관치금융시절 대출압력 등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 누적되어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매각 또는 흡수되고 말았다. 이는 후발은행이 묵은 관치은행들을 인수하여 재편한 셈이며 조흥은행마저 같은 운명을 걷게 됐다.

이름이 없어진 5대 은행은 전직 임직원들로 구성된 동우회, 동호회 등의 이름으로 과거 이야기나 되씹을 처지다.

우리금융 외국자본 인수 안좋다

우리금융지주 황영기 회장은 710일 뉴욕에서 우리금융을 외국 투자가에게 넘기는 것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국내 대기업이 연합체를 형성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현실적으로 사모투자펀드(PEF)가 불가능하므로 삼성전자, 한전, 포스코, SK 10여개 대기업들이 법정 4%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금융기관의 외국자본 지배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황 회장의 주장이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이는 다시 산업자본의 금융 산업 지배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지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우리금융은 상업, 한일, 평화은행에다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을 흡수한 정부은행이다. 정부는 이를 273월까지 민영화 할 방침이나 시중 부동자금을 펀드로 유입시켜 인수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삼성이나 포스코가 은행경영에 참여한다면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능력이나 용기가 있을까.

보험사 은행겸업 논의 중단

보험사의 은행업 겸업논의가 있었지만 은행법 개정사항이라는 이유로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정부는 줄곧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은 안된다는 입장을 확인해 왔었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우리은행을 매각하려 할 때 재벌그룹의 참여를 봉쇄해 놓고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사실이 문제다. 그리고 보험업계로서는 은행이 방카슈랑스로 보험을 겸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행업 겸업 어슈어 뱅킹도입을 강력 요청했었다.

그러나 은행권의 반발에다 산업자본의 금융진출을 철저히 막고 있는 은행법을 이유로 논의 자체를 중단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을 4%로 규정하고 있으며 인수 지분 10% 까지 허용하지만 4%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은행권은 방카슈랑스가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할 뿐 보헙업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보험업의 겸업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여 사금고화 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다.

이에 반해 보험업계는 대출기능은 없이 단순한 지급, 결재기능만 갖는 내로우 뱅크라면 은행에 타격이 미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그렇지만 정부는 뜨거운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원칙 불가만을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손보, 생보 과열경쟁 몸살

보험업계가 과열경쟁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생보사들은 변액보험과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각축을 벌인다.

8월부터는 손보와 생보사간에 상해, 질병, 간병, 모험 등 제3분야 진입장벽이 사라져 이 분야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과열경쟁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손익기반을 흔들어 계약자들에게 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경쟁은 사업비 과다지출에다 편법영업 성행으로 나타나고 장기보험은 연납판매 등 공격적 영업으로 은행에 대한 수수료 경쟁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 생보사들의 변액보험은 과장 광고, 불완전 판매, 계약자 민원유발 가능성이 지적되고 은행과의 제휴로 방카슈랑스 확보경쟁으로 과다 수수료 제공 경쟁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삼성생명 중국합작사 설립

삼성생명은 지난 6일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중국항공그룹과 합작법인 중항삼성인수보험 유한공사’(中航三星人壽保險 有限公司) 설립식을 가졌다.

이 회사는 삼성생명과 중국항공그룹이 자본금 2억위안(한화 250억원)5050으로 합작하여 경영은 삼성이 맡기로 했다. 이날 합작사 설립식에는 배정충 삼성생명사장, 박근희 삼성중국본사 사장 등 삼성측 임원 외에 김하중 주중대사와 중항그룹사장, 중국보험협회장 등 중국측 고위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95년 베이징 주재 사무소를 개설한 이래 양국간 업무교류를 쌓아 작년 11월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 부터 합작사 설립인가를 받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하게 됐다. 중국의 생보시장에는 일본생명, 대만의 국태인수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알려졌다.

이날 배정충 삼성생명사장은 한국 금융기관 최초로 중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소매금융사업을 시작한 것은 사업영역을 국외로 넓힌 중요한 뜻이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10년내로 중국내에서 중형 생보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인 목표로 우선 상류층을 중점 고객으로 삼아 점차 중류층으로 확대하는 차별화 전략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2012년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2014년에는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중형 생보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목표이다.

이 무렵 자산규모 25억위안(3250억원)에 연간 수입 보험료 17억위안(22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재벌 금융업 실패한다

산업자본 진출규제 논리 나와

대기업의 금융업 진출 실패사례를 엮어 보도되었다.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금기로 여기는 정부가 읽고 싶은 기사다. 금융환경이 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제조업에서 몸집을 키운 재벌그룹이 영역이 다른 분야에 전문성도 없이 덤비느냐고 핀잔하기에 알맞은 자료이기도 하다.

제일먼저 LG그룹을 사례로 든다. LG카드 사태 이후 증권과 투신운용 등 모든 금융계열사를 처분했으니 스스로 금융업과는 체질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해석한다.

SK는 분식회계 사건 이후 채권단과 약정서에서 금융업과의 결별을 약속했다. SK그룹은 투신운용사와 생명보험을 미래에셋증권에 팔고 SK증권도 매물로 내 놓았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려 들지 말라는 논리로 인용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대우그룹의 증권이나 투신운용도 실패한 사례로 꼽히고 현대그룹도 외환위기 이후 국민투신 인수 후 현대투신으로 바꿨다가 푸르덴셜로 매각하고 현대증권만 독자적으로 생존해 있는 상태다. 또 한화그룹은 부실 종금사 정리 때 한화종금을 청산하고 계열사인 충청은행도 퇴출되지 않았느냐.

다만 삼성그룹이 증권, 투신운용에서 삼성브랜드를 살리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외형경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지적된다.

대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입장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업에 대한 감독규제가 심해지다 절로 부적경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금융산업이란 제조업과 같은 방식으로 외형경쟁을 벌이는 시장이 아니라고 충고한다.

금융시장의 외국자본 지배와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부에게 규제의 명분을 더욱 자신 있게 안겨 주게 됐다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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