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호]

워크아웃 성공사례

동아건설이 살아난다

자구노력과 협조융자 성과상승

노사화합속 내실경영 흑자전망

동아건설이 회생된다는 소문

동아건설산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유명했던 종합건설회사였다. 아프리카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명성을 날린 기억을 잊을 수 없다. 2세 창업자인 최원석(崔元碩) 전 회장은 대한건설협회장으로 건설업계를 대표하던 인물이다.

그러더니 인기 여자아나운서와 사귄다더니 IMF때 경영권박탈이란 이름으로 사라졌다.

그 뒤 건설부장관을 지낸 고병우(高炳佑)씨가 회장으로 취임한 것 까지는 잘 알려졌지만 그 뒷 소식을 알 수 없다. 워크아웃(Workout)으로 채권단이 주인이 되었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회복되었으니 동아건설도 되살아 나야 마땅하지 않는냐고 생각하며 소식을 들어 보기로 했다.

고병우 회장은 궁금하면 알아 보시라고 남의 이야기하듯 가볍게 받아넘긴다. 대외 홍보 책임자는 자료는 내 놓을 수 있지만 읽어 보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되물어 보시라고 말한다.

이것저것 종합해 보니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모양이다. 동아건설처럼 명성있던 큰 기업이 그냥 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채권단과의 협의로 위기를 잘 수습하고 경기회복세를 잘 활용했다면 회생할 수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네 소망과 기대도 그러했다.

Bottom-up 경영의 성과

동아건설의 당기순익이 흑자로 돌아섰노라는 소문이 퍼졌다.

무슨 이야기인가.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금방 흑자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말인지 믿을 수 없다.

워크아웃이후 동아건설은 Bottom-up 경영을 시행했다고 한다.

Top-down의 반대 개념인 Bottom-up이라면 말단의 소리, 현장의 기능적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전사적인 커뮤니케이션 경영을 했다는 뜻일 것이다. 이에 따라 동아는 이익경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조직내에 뿌리 내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Bottom-up은 경영성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가장 눈에 띈 성과가 매출원가율의 호전이다. 98년도 94.4%가 99년에는 88.7%로 호전되어 목표 원가율 80%선에 거의 접근했다.

두 번째는 해외신인도의 향상을 꼽는다. 해외건설업체의 해외신인도는 성공의 제 1요건이다.

동아는 98년 8월 런던시장에서 6천만 달러의 CB(전환사채)발행과 캐나다 SNC 라빌린사와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새만금수질개선을 위시한 남북한 환경사업 공동추진 및 외자유치 협정을 체결한 것을 해외 신인도 향상으로 평가한다.

또한 99년 건설업계로는 처음으로 일본 공공 건설시장에 진출 6건에 3천 4백만 달러의 공사 수주 실적을 기록, 일본건설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 기업중 최고의 평점을 받았음을 자랑한다.

아울러 워크아웃 계획에 따른 자산매각과 사업 정리계획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다.

이에 따라 계열사는 동아건설만 남기고 19건은 정리하고 보유자산 매각계획 40건 가운데 인천매립지는 매각되었으며 수익 불량사업도 국내공사 63건 해외사업 15건을 정리 중에 있다.

워크아웃 계획상 자산매각과 사업정리 계획은 총 1백 48건에 금액으로 2조 3천 4백억 원에 달한다. 그러니까 동아의 워크아웃 계획은 아예 그룹을 해체하고 모기업 하나를 살리는 계획이라는 뜻이다.

또한 워크아웃에 따른 동아건설인들이 감당하게된 고통은 2천 2백여명의 인력감축이며 이에 따른 인건비절감 효과는 3천 9백억 원으로 계획되어 있다.

동아는 워크아웃 계획의 성공적 추진에 따라 3개년 경영계획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에는 수주 4조 1천억원 매출 3조 6천억원 순익 1천 3백억 원을 목표하기에 이르렀다.

동아건설의 워크아웃과 과감한 자구노력은 노사간 대화에 의한 협조와 희생의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한때 6천 5백명이던 인원이 4천여명으로 감축된 것도 노조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2년간 2천 4백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던 성과도 역시 노사간의 합의였다.

동아건설 노조는 98년 5월부터 2천년 5월까지 2년간 임금삭감 복리후생비 반납 등을 약속한바 있다. 그러므로 동아의 Bottom-up 경영 성과는 노사화합의 성과로 봐야 옳을 것이다.

협조융자로 회생기회 획득

워크아웃으로 동아건설이 죽다가 살아났다고 보면 채권단의 협조융자로 회생 기회를 얻었다고 봐야한다.

동아건설의 부채는 93년말 1조 8천억 원에서 97년말 4조원으로 팽창했다.

그리고 부채비율은 99년말 372%로 30대 그룹의 평균 519%보다는 낮지만 경상이익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은 월등히 높았다.

그래서 97년말 IMF 사태이후 자금시장이 악화 되면서 동아는 부도사태에 직면 채권단의 협조융자 없이는 존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동안 3차에 걸쳐 1조원 가량의 협조융자를 얻어냈다.

제 1차는 98년 1월 1조 1천억 원의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2천 2백억원, 2차는 98년 4월 은행관리단 파견 조건으로 1천 4백억원, 3차는 최원석 회장의 경영권 포기 조건으로 6천억 원을 지원 받았다.

동아가 워크아웃기업으로 선정되는 과정에는 자산실사와 부채구조 조정이 있었다. 이를 통해 동아는 금감위가 마련한 기업부실판정 지침에 따라 98년 6월 회생가능기업으로 판정될 수 있었다.

그 뒤 채권금융기관 대표자 회의를 거쳐 98년 6월 고병우회장이 동아의 경영총괄 회장으로 취임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 오늘에 이른다.

고 회장 취임후 임원수는 129명에서 42명으로 대폭 축소 되었다.

그리고 협조융자이후 자구노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의사결정과정에 대화경영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최고 경영자와 전 임직원이 함께 대화하면서 새로운 조직문화를 확립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사회제도의 개혁에서부터 투자사업평가 위원회 운영 감사제도의 재확립 노사관계의 획기적 개선 등이 큰 성과로 나타났다.

또하나 오너체제의 독단과 밀실경영을 차단하는 장치로 공청회 제도를 도입한 것이 특이하다.

이는 Bottom-up 경영의 혁신적 도구로서 주요 현안에 대한 외견수렴의 장으로 자발적인 토론 과정을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동아건설의 모든 구성원은 회사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고 평가되는 것이다.

3년 뒤 성과로 대답하겠다

건설회사의 경영실적은 국내외 건설경기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해도 동아건설 임직원은 워크아웃기업으로 남다른 각오를 다지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3년 뒤쯤 성과로 대답하겠다는 약속이다.

오는 2천 2년까지의 경영계획이 이를 말해준다.

이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는 매년 2조원 이상의 수주가 가능하고 해외부문에서도 전략적인 대형공사 수주 전망이 밝아 매년 2조 7천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아울러 영업이익도 6∼9%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국내사업에서는 전문분야인 토목공사외에 플랜트 사업과 기술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플랜트는 발전소와 변전소 공사를 비롯하여 가스공사 소각로공사 통신공사 등에 자신감을 보이며 지역난방공사와 농어촌 진흥공사도 중점 수주분야로 설정하고 있다.

해외사업에서는 역시 리비아 공사에 역점을 두고 있다. 2단계 추가공사와 3단계 공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망은 밝다고 주장한다.

이외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 각국의 대형 공사에도 상당한 발판을 구축하고 그 동안 6건의 연속 수주 실적을 쌓은 일본지역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아는 지금부터 안정적인 수주물량 확보를 전제로 2천년이후 재무구조 조정과 사업구조 조정 성과를 높여 수익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워크아웃 지원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올해가 바로 영업활동에 의한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해가 시작된다는 자신이다.

회생기틀은 인천매립지 매각

동아건설이 생사의 기로에 허덕일 때 인천매립지만 처분되면 살수 있다고들 했다.

그러나 형평설과 특혜설로 논의만 무성한채 동아는 부도위기를 맞고 말았다. 그 뒤 채권단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아야했던 처지에서 극적으로 인천매립지는 농어촌진흥공사에 매각하여 숨통이 트였다.

총매립지 면적 1천 2백 29만㎡ 가운데 1천 4백 24필지 1천 2백만㎡, 공시시가 기준 9천 5백억 원을 매각함으로써 허리를 펼 수 있었다.

그러나 매각금액은 전국 평균지가 변동률을 감안하여 6천 3백억 원으로 타결하고 매각대금은 전액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처리되었다.

동아는 인천매립지 매각으로 앞으로 3년간 1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고 계산한다. 실 매각대금 6천 3백억원외에 3년간 경제적 효과 4천억 원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란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을 경우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매년 물어야할 법인세 3백억원, 종합토지세, 1백 50억원 내지 6백억원 그리고 금융비용 2천 6백억원, 유지관리비 30억원 등 적어도 4천억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또한 인천매립지의 매각으로 대외신인도가 올라가고 공사의 수주여건이 개선되었으며 워크아웃에 의한 기업의 회생가능성을 높여 주었음을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동아가 인천매립지를 매각하기 까지에는 인천시와 채권단 그리고 정부의 이해와 협조가 적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동아가 최대한 자구노력을 약속하고 이행코자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대수로 공사 기술지원료 타결

뭐니뭐니해도 동아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유명하다.

동아가 어려워졌을 때 국민적 관심도 리비아 공사가 어찌 되느냐는 점이었다. 그런데 동아건설이 애 태우며 진행해온 12억달러 규모의 리비아 3단계 1차분 공사에 대한 기술지원료 협상이 지난해 6월 타결 되었었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로는 처음으로 해외 기술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게된 기록이다. 동아는 3단계 공사를 맡은 현지 합작법인인 ANC(AL Nahr Co., Ltd)에 인력과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총 공사비의 4%인 기술지원료(Technical Assistance Fee)를 받기로 계약한 것이다.

이같은 협상타결에 따라 13억달러 규모의 2단계 추가 공사에서도 기술지원료를 받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동아는 관리직과 기능직의 인건비외에 1억달러 규모의 순수 이익금을 확보한 셈이다. 리비아 공사와 관련한 동아건설의 추가 수주전략은 창창하다. 앞으로 있을 3단계 잔여공사 및 4단계 공사 그리고 리비아 서부 국경지역 송수관로 공사 지역별 대수로 연결 지선 공사도 수주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아는 1단계에서 부터 3단계 1차분까지 총 125억달러 규모의 공사에 참여하게 됐다는 계산이다.

이익경영과 책임경영의 성과

고병우 회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건설부장관을 끝으로 경영계로 변신한 인물이다. 그는 동아건설 경영을 맡은 후 동아가 미래 전문경영인을 양성하는 훈련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바로 첫 번째 전문 경영인이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고 회장은 임직원의 마음을 같이해야 한다면서 열린경영, 대화로 만드는 경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부실공사는 자살행위라고 규정지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이 요약 정리된 것이 이익경영과 책임경영이다.

기업이 창업과정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날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익을 내야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국가와 사회에 부담을 주게된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나라를 해롭게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고병우 회장이 지닌 평소의 성품이나 관료생활을 통해 몸에 익힌 국가관의 일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하나 책임경영은 기업 뿐만 아니라 기업구성원 모두가 함께 져야 한다는 논리다. 사장에서 말단까지 자기 단위에 맞는 경영책임이 있고 책임을 다한 경우 충분히 보상 받아야만 한다.

고 회장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워크아웃 중에 급료나 상여금을 받지않고 스톡옵션제를 채택했다. 주식매입선택권이라는 이름의 스톡옵션이야말로 모든 동아인이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 아니냐는 말이다.

아직은 성급한 결론일른지 모르지만 동아건설은 위기로부터 본격적인 회생의 가도에 접어들었다는 소감이다. 전임 최원석 회장은 경영권을 포기하고 물러 났으니 기업이 회생되면 모든 동아인이 주인이 되는 국민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워크아웃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동아건설의 발전은 우리의 기대이자 보람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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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션 : 高炳佑(고병우) 동아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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