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호]

새 천년 아침이 열린 곳

인천 국제 공항 시운전

서해 바다위의 동북아 최대관문

-2001년 개항 미래형 공항 모습-

묵은해를 보내고 나니 온갖 잡음과 말썽이 사라진 기분이다.

새천년이 우리와 함께 호흡하니 답답했던 세월이 순식간에 매몰되고 말았다.

그러기에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생겼던 것일까. 국가기강 마저 흔들렸던 99년도 우리가 만든 역사지만 이제부터 다시 만드는 새천년이 우리에게는 몇 배나 더 귀중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새해는 온 몸으로 희망과 용기를 느낄 뿐이다.

새천년 아침을 준비한 곳

오늘 이 시각부터의 새천년도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세월임을 깨닫는다.

저 멀리 신라인도 조선인도 새천년을 맞고 보냈을 것이다.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당황했을 뿐이지 두려워할 새천년은 아니었다.

이른 아침 소식을 들었지만 Y2K 대란은 없었다. 여전히 비행기도 뜨고 내린다고 하니 세월은 정상이다.

꾸물대거나 미룰 것도 없이 할 일은 해야하고 예정된 해외여행도 떠나야만 한다.

인천 앞바다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에 큰 일이 벌어졌었다고 들었다. 새천년 새 아침을 준비한다고 했으니 볼만한 구경거리가 생겼지 않았을까.

지난해까지 나랏돈을 엄청나게 쏟아 부었었다.

민간자본도 트럭으로 실어 날랐었다. IMF 한파때 모든 공사판이 일손을 놓고 있었지만 그 곳에서는 중단되지 않았었다.

그러니 돈으로 쌓아올린 탑이라고 볼 수있지 않겠는가.

인천국제공항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강동석(姜東錫) 사장 말로는 준비된 국제공항이다. 새천년 아침을 준비했노라는 말이다.

1단계 공사비만 5조원이 넘는다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할 수 없다. 총부지 1천 7백만 평이라고 하니 한 눈에 내려다 볼 수도 없다.

너무 무리하고 무모하게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 그 엄청난 역사(役事)와 우리네 새천년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지도 알 수 없다.

아예 주민등록증을 옮겨다 놓고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까지 세계 최신 최대의 국제공항을 꾸며 내겠다는 강 사장은 설교하듯 자랑한다.

세계가 바로 동북아 최적의 관문인 이곳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한다니 깜짝 놀랄 지경이다.

하늘이 내린 천혜의 공항터

신 공항을 짓느냐 마느냐는 논쟁이 생각난다.

영종도 바다는 아무래도 적지가 못 된다는 말이 너무 많았다. 갯벌도 문제고 안개도 잦고 안전도 걱정이라고들 했다.

일본이나 홍콩보다 한 발 뒤진 신공항 건설했다가 어디다 쓰겠느냐는 핀잔도 많았었다.

그런데도 1단계 공사비로 45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니 국론이 통일될 리가 없었다. 입 가진 사람들마다 야단이었으니 공사판에 참여한 사람들은 기가 죽어 몰골이 형편없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왠 일인가.

이곳 영종도 공항사람들 기가 살아서 펄펄 뛰고 있지 않은가. 그토록 못 쓸 땅에 공사비를 쏟아 붓고도 걱정이 없고 불안하지도 않다니 뜻밖이다.

영종도와 영유도는 하늘이 내린 국제공항 명당이라고 자신한다. 낮으막한 산이 있고 바위가 있고 확 트인 바다가 있는 입지를 이곳 외에 어디서 찾겠느냐는 말이다.

신기하게도 연중 바닷바람의 98%가 남북으로 분다고 하니 항공기가 뜨고 내리기가 얼마나 좋은가. 시정거리 2백m 이하 짙은 안개가 발생 하는 날도 연중 불과 17.5일에 지나지 않는다니 김포공항보다 얼마나 좋은가.

활주로 양끝으로부터 10Km이상 넓은 바다가 소음을 흡수할 수 있으니 시끄러울 것이 있는가.

게다가 북미와 유럽 그리고 동북아로부터 대형기가 도착하면 비행거리 3시간 안팎의 거리에 인구 백만 명이 넘는 도시 40개가 위치한다.

그러니 천혜의 국제공항 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토록 자신만만한 영종도 사람들의 새천년 인사말을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심정이다.

지난 92년말 공사에 착수했으니 햇수로는 8년째다. 올 6월말까지는 종합시운전을 완전무결하게 끝마치고 내년 초에는 개항하겠다고 다짐한다.

새 천년 새 시간 패러다임

듣고 보면 마음 든든하고 믿음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김포공항에 시달렸던 여행소감으로는 좀 더 넓고 편익한 국제공항을 가져 봤으면 싶었었다.

서울도심에서 52Km 인천해안에서 15Km 지점에 인천공항이 자리잡고 있다.

두 개의 섬을 묵어 방조제를 쌓고 산을 깎고 갯벌을 메워 무려 1천 7백만 평의 넓은 부지를 조성했으니 막힐 것이 없다.

그렇지만 멀다는 느낌이다. 서울에서 접근하기 벅차고 또 바다를 건너기 위험하지 않는가.

서울과 인천간 고속도로 형편을 생각해 보라.

아무리 넓혀도 교통체증을 막을 수 없는데 어느 세월에 인천국제공항까지 달려가 해외여행을 다녀오겠는가. 차라리 좁더라도 김포가 낫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영종도 사람들은 입담이 좋고 설득력이 뛰어난 편이다.

아예 새천년의 새로운 시간 패러다임을 강요한다. 인천국제공항이 바로 미래의 시간 가치를 창조하는 공항으로 여객의 편익관리에 시간개념을 적용한 최첨단 시설임을 모르느냐고 묻는다.

이른 새벽 올림픽 대로를 달려 김포공항 가까이 다다르면 신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열린다.

죽 뻗은 8차선에 시속 120Km의 주행 감을 느끼며 공항터미널에 닿기까지 40여분.

거대한 반원형 천정아래 즐비한 체크인 카운터에서 2∼3분, 수화물 탁송에 기껏 15분이면 출발 준비가 끝난다.

새벽밥 먹고 쫓겨온 일이 멋적게 느껴질 순간이면 새천년이 바로 시간과 속도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새로운 시간패러다임을 말해 준다는 뜻이다.

여객 2,700만명, 화물 170만톤

인천국제공항 1단계 공사비는 5조 3천억 원으로 45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40%인 2조 9백억 원을 정부가 투자하고 60%는 인천국제공항이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그리고 민간자본으로는 화물터미널 공사등 7개 시설물에 7천억원, 전용 고속도로공사에 1조 7천억 원이 유치되었다.

1단계 공사비 45억 달러가 많은지 적은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이 자랑하는 간사이 공항 1백 35억달러 홍콩공항 90억달러와 비교해 볼 수는 있다.

인천공항이 어떻게 해서 보다 싼값으로 건설할 수 있었다는 말일까. 공항입지 조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종도 일대가 일본 간사이 공항에 비해 바다를 매립하거나 방조제를 축조하는데 월등히 유리한 지형 조건을 구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연약지반을 강화하는데도 어느 나라 공항보다 앞선 기술을 채용했다고 자랑한다. 모래기둥(Sand Drain) 61만개를 박아 지반을 충분하게 강제침하시켜 앞으로 20년간 침하가능성은 고작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간사이 공항은 1백 50㎝ 홍콩공항은 10㎝로 예상한다고 비교된다.

그리고 1단계 공사에 따른 공항시설로는 배후 지원도시 66만평을 포함하여 4백21만평에 대형 활주로 2곳 여객터미널, 교통센터, 화물터미널, 관제탑, 그리고 종합정보통신센터 등 무려 1백 20개동의 시설이 들어섰다.

이에 따른 국제선 전용공항으로서 처리용량은 연간 여객 2천 7백만명과 화물 1백 70만 톤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1단계 공사에 이어 항공수요증가에 따라 2단계 공사 부지도 마련되어 있다. 2단계 공사가 끝나면 4개의 대형 활주로를 갖춰 연간 1억명의 여객과 7백만 톤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공항이 될 수 있다는 계획이다.

<사진캡션 :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여객 2,700만명과 화물 170만톤을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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