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호]

[건강컬럼]

어지럼증

중추신경계 점검 필요

글/李光浩(이광호)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교수)

사람이 공간 속에서 정상적인 위치감을 갖기 위해서는 시각, 위치 감각뿐만 아니라 내이(內耳)에 있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말초전정계와 이와 연관된 중추신경계가 적절한 기능을 해야 한다.

말초전정계나 중추신경계에 병이 생기는 경우 주위가 빙빙 돈다거나, 자신이 도는 느낌, 배를 탄 것처럼 몸이 흔들린다든지, 서 있거나 걸어갈 때 균형을 잡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 눈을 뜨고 있거나 머리 또는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더욱 심해지며 속이 메스껍거나 토할 수 있다.

뇌혈관 질환 의심해야

대개 말초전정계 질환에서는 한쪽 귀의 청력이 감퇴하거나 귀가 꽉 찬 느낌, 이명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데, 대개 1?2주 안에 호전된다. 흔한 원인들로는 전정신경염, 메니에르씨병, 머리 위치를 바꿀 때만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양성 어지럼증 등이 있다.

특히 메니에르씨병에서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청력이 점차 저하될 수 있다. 머리 위치를 바꿀 때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양성 어지럼증에는 물리 치료가 도움이 된다.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오면 어지럼증과 함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말이 어둔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사레가 드는 경우가 많고 의식이 나빠질 수 있다.

중년 이후에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서 고혈압, 흡연, 당뇨병, 고지혈증 등 뇌졸중 위험 인자들을 가지고 있으면 뇌혈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기타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염증성 질환, 뇌종양 등이 있다.

발병 원인 빈혈 등 다양

보통 ‘빈혈이 있다’고 표현되는 현기증은 누웠다가 일어나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식은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뇌혈류가 전반적으로 감소되는 실신과 같은 기전으로 나타나는 것으로서 빈혈, 기립성 저혈압, 심장 질환 등이 원인이다. 또한 불안, 과다 호흡 등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말초전정계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흔하게 발생하거나 증상이 심하더라도 대체로 위험하지는 않으나 때에 따라서는 청력 감퇴가 있을 수 있다.

반면에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마비와 같은 심한 신경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에 설명한 증상과 그 원인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면 우선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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