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호]

한약과 민간약의 허실

글/李雄楨(이웅정 덕화당한의원 원장)

약이 참 좋아요. 초결명을 다려 먹고 있습니다. 한약이 잘 들어요. 아이가 신장염에 걸렸는데 옥수수 수염을 다려 먹였더니 완쾌됐어요.”

이와 같은 한약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초결명(草決明), 옥수수 수염은 한약이 아니라 민간약이다.

한약도 처음에는 민간약으로서 발달되었기 때문에 민간약과 한약을 구분하기는 어렵겠지만 사용법이 전혀 다르다.

민간약은 의학적인 진단없이 일반적으로 구전(口傳)에 의해서 사용법에 관계없이 임의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을 때도 있고 잘못 사용해도 이른바 큰 약화(藥禍)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약은 한방의학적인 진단에 의해서 처방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한가지 약물만을 복용하는 경우가 드물고 여러 가지 한약을 합한 처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민간약 보다도 효과가 좋다.

한약은 수천년간에 걸쳐서 많은 임상을 통하여 오랫동안 경험하고 실증된 것이다. 이들 처방에는 고유한 명칭과 함께 효능 등이 사용법과 함께 많은 의서에 기재되어 있다.

한약은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또는 한약은 작용이 약하므로 얼마든지 복용하여도 효과도 늦으면서 해도 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있다.

그러나 한약중에는 복용법이 어긋나면 급성중독을 일으키거나 부작용과 유사한 불쾌한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부자(附子)나 오두(烏頭)와 같은 독성은 전신기능쇠약증(냉증이 있는 음증으로 기본적인 증상에 근거하여 다른 증상도 결합하여 배합)에 사용하면 진통(鎭痛) 강심(强心) 신진대사촉진 등에 현저한 효과가 있지만 오용(誤用)하면 특유한 중독증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며 부정맥과 혈압강하, 경련, 의식장애, 호흡마비를 일으키게 된다.

이와 같이 민간약과 한약을 혼동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이른바 한약의 오용은 구전에 의한 남용(濫用)으로 이어져서 극히 일부분이지만 간장질환에는 한약을 금기시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이 오해를 받고 있다.

한방의료에서 한약은 침, 뜸, 부항, 추나, 기공 등과 같이 하나의 치료법으로 일정한 치료법칙에 따라서 투약하는 의료행위로서 환자 각 개인에 대한 체질과 개인차를 음양허실(陰陽虛實)이라는 척도로 구별하고 판정하여 어느 정도의 단계에 가장 합당한 것인가를 진찰을 통하여 처방을 구성하게 되므로 올바른 한방치료를 원한다면 한방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옛 의서인 만병회춘(萬病回春)에 아픈 바를 말하고 증상에 대하여 진맥하고 아무런 의심이 없게 된 다음에 약을 쓰면 효과를 보지 못할 병이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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