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호]

관주도 성장모델 고쳐야

朴熊緖(박웅서)씨 ‘ 공포와 열광의 사이에’ /삼성경제연구소


지배층 부도덕성 지적

지배층의 무능과 무지에서 야기되는 국가자원의 낭비는 시간이 지나면 교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배층의 부도덕성에 의한 자원 유용은 시간이 지난다고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경제적 비용이 몇 배나 더 큰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주)고합 박웅서(朴熊緖) 대표이사 사장이 저술한 ‘공포와 열광의 사이에(Balancing Between Panic and Mania)’에서 지적된 내용이다.

박 사장은 우리나라의 소위 ‘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에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와 국제금융에 대한 도전’을 주제로 연구를 계속 해오다 이 책을 엮게 되었다.

저자인 박웅서 박사는 경제학자로 출발하여 유능한 전문경영인으로 전환했다. 또한 주요 경제현상, 특히 한국경제에 대한 분석을 계속해온 것이다.

따라서 ‘공포와 열광의 사이에’는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기적과 그 종말에 대한 사회, 정치적 측면을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통제불능의 괴물같은 존재가 된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97년에 발생한 금융위기로 부각된 동아시아 기적의 종말에 대해 서울대학교 사회대 경제학부 홍원탁 교수는 “이미 그 타당성을 상실한 ‘동아시아’ 발전 모형과 국제금융시장의 탐욕스럽고 근시안적인 금융자본가들의 무책임한 행동의 합작품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박웅서씨의 이번 저서 또한 홍 교수와 의견을 같이 하는 부분들이 많다. 따라서 동아시아 경제위기의 교훈은 과거 발전모형의 틀을 뜯어고쳐야 할 필요성의 인식과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새질서 수립 필요성의 인식으로 귀착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이 책에서 “비교적 양심적이라고 볼 수 있던 독재자가 사라지고 나면 관료들은 온갖 사욕을 채우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사회전체가 구심점을 잃고 총체적인 부정부패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 관리가 스스로 자신의 권한을 손상시키는 ‘규제완화’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규제완화란 시대적인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통제권한을 강화하는 행위가 자행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새삼스럽게 규제가 완화되었다는 부분과 계속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의 구분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자신들의 자의적인 판단과 재량권을 오히려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외형상으로 규제가 완화된 이후에 실제로 사업을 하기가 더 힘들게 되고 관리들의 뇌물징수도 한층 더 커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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