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호]

중형 항공기의 국산화

인천공항 개항 맞춰 내륙수요대비


글 / 盧五鉉 (노오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입체적 교통모형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항공운송사업은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여 1998년을 기준으로 여객수송량 세계 11위, 화물수송량 세계 3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항공시장에서의 지위가 크게 신장되었다.

국제선의 경우 국제교류 및 교역의 지속적인 확대와 동북아시아지역 경제협력의 가속화에 따른 역내교통량 증가로 2천10년까지 연평균 국제여객 9.4%, 화물소송은 7.9%씩 계속 증가할 전망이며, 국내선의 경우도 고속교통수단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지역간 단거리 고속교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어 향후 국내 여객 및 화물수송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한 국내 항공 교통망의 정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같은 국내외 항공교통량 증가에 대비하고 21세기 동북아 지역의 관문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1992년 11월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 건설이 착수되어 2천1년 3월 개항을 앞두고 있다.

이로서 국내 항공교통체계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기존 김포공항은 국내선 중심공항으로 육성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고려한 권역별 거점공항을 지속 육성함으로써 미래 항공수요에 대비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육상교통 수단은 도로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총 도로연장이 연평균 4.5%씩 늘어나고 있으나 승용차 증가율은 연평균 20%를 상회하고 있어 도로연장이 승용차의 상대적인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철도부문에서도 거의 모든 노선에서 수송한계를 넘어서는 등 이미 국내 교통모형의 한계성이 드러난 지 오래이며, 이제는 평면적 개념의 교통망에서 시간 변동성을 감안한 항공교통망 정비를 통한 입체적 개념의 교통모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소형 여객기 수요가 늘어난다

우리나라 항공수요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 및 남북한 화해무드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국내 항공교통망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지역공항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항공운송 수요의 증가는 운송수단인 여객기의 수요증가를 수반하게 되는데,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한 지방공항의 균형적인 발전이 가속화되고 남북민간교류가 현실화된다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단거리 소규모 여객운송 수단인 중소형 항공기 및 경비행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항공운송산업의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경제활동이 왕성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항공사에서 운항중인 대형여객기는 국내 항공기 개발수준이 미흡하여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동 산업부문의 무역수지 적자규모도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수준은 F-16 첨단전투기를 생사하고, KT-1 초등훈련기를 자체 개발하였으며, A/T-50 경공격기겸 고등훈련기를 해외 선진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항공기 개발능력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최근에는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삼성, 현대, 대우 등 기존 항공3사로 분산된 자원과 기술력을 통합하여 단일법인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을 설립하는 등 항공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생각되며, 이제는 우리나라도 군 항공기 개발경험으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50석급 규모의 중소형 여객기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 항공운송 교통망의 효율적인 구축 및 항공운송산업의 효과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운송수단인 여객기를 국내여건에 맞게 개발, 조달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21세기 동북아지역의 관문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할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을 앞두고, 국내 중소 도시간 항공교통망 구축과 남북통일이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범 정부차원에서 입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국가 항공산업 육성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시점이라 믿는다.

공항이용료를 개발기금으로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국내 항공운송 교통망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권역별 지방공항 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군 기지의 운항제한 공역을 점차 개방하고 항공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중장기 공항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선은 16개 공항 30여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나, 16개 공항중 12개 공항은 군 병용공항으로 민간공항으로의 활용이 미흡하여 실제 항공기 운항실적으로 보면 김포공항 등 몇 개 공항을 제외하면 활용도가 미미한 수준이다.

둘째, 지역공항 활성화 및 향후 남북한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는 중소형 항공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러한 시장수요를 바탕으로 한 중소형 항공기의 국내 개발을 위한 중장기 개발과제를 범 정부차원에서 시급히 추진하여야 한다.

중소형 항공기의 국내 수요는 향후 2천10년경 국내선 항공여객을 5천만명으로 가정하면, 주요 간선노선을 제외한 지선 및 권역노선의 이용은 대략 15% 수준인 연 7백50만명이 중소형 항공기 수요대상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2천10년까지 50석급 항공기 수요대수는 1백여대{7백50만명/(3백30일 X 6회/일 X 35명/대)}수준으로 예측된다. 또한 남북한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에는 20?30대 규모의 추가 수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출입국시 공항이용료를 항공기 개발기금으로 일부 전환하여 활용함으로써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여야 한다.

항공산업의 효과적인 육성을 위해서는 산업특성을 고려한 개발보조금 및 장기저리의 정책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범 국가차원의 개발재원 마련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현재 관광진흥 및 공항시설 확충을 위한 재원조달을 목적으로 출입국시 징수하는 공항이용료의 용도를 항공기 개발을 위한 기금으로 일부 전환하여 할용한다면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며 이를 위한 관계 부처간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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