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호]

증권시장의 중앙은행

보관, 관리에서 先物(선물) 업무까지


<일산 신도시에 자리잡은 증권 예탁원>

소공동에 한국은행, 일산엔 예탁원

유가증권의 중앙은행이 일산 신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소공동에 돈을 쌓아둔 한국은행이 있지만 주식, 채권, CD, CP, 수익증권 금고는 일산에 있다. 소공동 한은을 중앙은행이라 부르지만 일산에 있는 증권예탁원은 증권의 중앙은행으로 불린다.

예탁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본산이다.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껏 일산 예탁원을 통해 증권시장이 움직였다. 상장사, 코스닥등록회사, 제3시장 지정법인들의 주식업무, 유상증자업무, 배당업무 등이 모조리 이곳에서 이뤄졌다.

예탁원이 관리하는 유가증권은 8월말 현재 8백5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GDP 4백84조원과 비교하면 1.8배, 올해 정부예산 86조원에 비하면 10배가 넘는다. 국내에 하나밖에 없으니 유일한 유가증권예탁기관이다. 증권발행과 유통에 이르는 모든 물류비용이 이곳에서 통제되고 절감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예탁원은 국민 재산을 관리하는 기관이라 당당히 자부한다. 국민 재산을 관리하니 엄격한 통제와 규제를 밟아야 한다.

재경부장관이 사장을 선임하고 금감위에 예산과 결산을 보고해야만 하고 금감원의 검사를 받는다.

자본금 1백80조원에 1백6개 금융기관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니 증권거래법에 의해 설립된 공공 특수법인이다.

안전보관, 권리행사 대행

예탁이란 증권을 맡겨 관리한다는 뜻이다.

일반투자고객은 증권회사 등 예탁자에게 맡기고 예탁자는 예탁원에 맡기고 매매거래에 따른 결재와 보관중에 발생하는 권리행사의 사무처리를 예탁원이 책임진다.

예탁을 하면 유가증권의 권리이전 변경 소멸은 증권의 이동없이 법적 장부인 계좌부의 작성에 의해 이뤄지며 투자고객을 대신하여 예탁증권의 권리를 예탁원 명의로 행사하여 배당금, 원리금 및 권리행사에 따른 주권 등을 일괄 수령하여 고객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예탁원의 업무영역은 보다 광범위하다. 전통적인 업무영역은 유가증권 실물을 보관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금융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가증권의 안전보관과 관리에 이어 시장거래의 결제를 담당하고 투자자들의 권리행사도 대신해준다. 또한 글로벌 증권시대를 맞아 국제증권업무도 수행한다. 이밖에 명의개서(改書)대행을 비롯하여 채권등록, 선물거래, 채권장외결제, 제3자간 Repo 업무, 증권대차업무, 일반사무수탁업무, 증권정보제공 등 광범위한 역할을 맡는다.

그러니까 증권예탁원이 단순한 유가증권 보관업무에서 시대발전 상황에 따라 수많은 신규영역으로 진출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先物 채권장외 결제 등 신규사업

선물(先物)업무란 부산에 설립된 선물거래소와 관련, 예탁원이 선물거래에 따른 대융증권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금을 보관하는 업무를 말한다.

금은 중앙은행만이 보관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증권예탁원도 일부 수행한다는 점에서 국민재산관리 기관의 성격을 더해 주고 있다.

채권장외결제 업무는 증권예탁원이 맡아 현금은 한국은행의 BOK-WIRE, 채권은 예탁원의 SAFE21 전산망을 통해 결제한다.

또한 일정기간 후에 채권을 다시 살 것을 조건으로 삼는 RP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증권예탁원이 결제 및 관리업무를 맡는다. 이는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을 원활히 도와주는 역할이다.

일반사무 수탁업무도 맡는다.

뮤추얼펀드의 펀드자산 운용결과에 대한 평가 및 순자산가치 산정, 각종 회계장부 작성 등 계산업무, 주식발행 및 명의개선 대행, 주주 명부관리, 기타 펀드운영사무 등도 수행한다.

이밖에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정보접근이 어려운 일반투자자들을 위해 예탁원이 보유하고 있는 2천2백여개에 달하는 증권정보 제공업무로 맡는다.

예탁결제업무의 국제화

예탁원의 기능이 어느덧 국제화되어 국제예탁결제 업무도 확대되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대한 예탁결제업무를 비롯하여 국제증권발행업무 외화차입을 위한 담보증권관리,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보관관리 업무 등도 맡고 있다. 예탁원은 지난해 9월 홍콩의 금융관리국인 HKMA와 업무를 제휴하고 상해 증권결제기구 호주 중앙예탁기관 싱가포르 중앙예탁기관 등과도 업무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관련 기구활동으로는 세계중앙예탁기관협회(CSD) 국제증권관리자협회(ISSA) 국제증권시장협회(ISMA) 등의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아울러 세계증시 환경변화에 대응, 업무시스템의 고도화, 선진화도 추진하고 있다.

예탁원은 증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리고 국제 세미나와 국제회의 유치 등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3차 ACG(Asia pacific Central Securities Depository Group) 연차총회에서 제4차 총회를 서울로 유치했다.

이에 따라 예탁원은 11월 2일부터 3일까지 ACG 총회를 주최, 아태지역 중앙예탁기관의 협력을 제고시킬 계획이다.

또한 12월에는 전자증권제도입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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