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호]

건강하게 오래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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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李元魯(이원로 성대의대교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많은 사람이 오래 살기를 바란다. 다만 오래 사는 것 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값지다 하겠다.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계속 증가 추세에 있어 요즘에는 80세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면 뭔가 손해를 본 것으로 여긴다. 금세기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여 인구의 각 연령층이 균등히 분포되는 정방형 인구분포 사회가 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평균 수명과 최고 연령이 몇 살까지 늘어날 지에 대해 궁금증이 없을 수 없다. 대체로 의학자들은 앞으로 암을 완전히 퇴치할 경우 평균 수명 85세, 수명의 한계를 1백20세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유전자 조작과 치료의 발달로 인류의 건강과 질병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긴다면 위에서 추정한 예상은 낙후한 개념에 불과할 것이다.

현대의학이 성취한 건강증진과 평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비밀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영양물질이 부족하여 생기는 결핍성 질환의 해결과 감염질환의 박멸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인은 옛날 제왕이 누리던 몇 십 배 이상의 좋은 의료환경의 혜택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이 직면한 무능과 한계는 일상 경험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은 나날이 향상되므로 오늘의 불치병이 내일에는 완치 가능한 병이 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건강 증진 또는 질병 치료 요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학의 한계에서 오는 조급한 심정은 이해되나 이런 행위가 얼마나 비합리적이며 스스로를 해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근래에 미국 하버드대학 통계자료에 의하면 앞으로 다가올 2천2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사망원인의 제1순위가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제1위는 감염성 질환이며 둘째가 결핍성 질병이다. 앞으로 20년쯤 지나면 미개발 국가 내지 개발도상국에서 감염이나 결핍성 질환이 극복되는 반면 동맥경화성질환이 창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동맥경화성 혈관질환이 70세 이상의 인구에서는 가장 많은 사망원인으로 나타난 지 오래다. 따라서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은 동맥경화성 혈관병을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하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동맥경화성 혈관질환이 이와 같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흡연인구의 계속적 증가, 고혈압의 부적절한 관리,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변천과 음식문화의 서구화 또 운동부족에 따른 놀랄만한 당뇨병의 증가와 고지혈증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혈관병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흡연, 고혈압, 당뇨병 및 고지혈증을 동맥경화의 4대 위험인자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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