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호]

노사갈등 수습 국면

통합관리 운영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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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趙東會(조동회) 감사

치료 차원에서 예방 차원으로

의료보험제도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 의료보험이 조합체제로 도입된 것은 지난 1977년이었다.

그러던 중 보험제도 도입 23년만인 금년 7월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족되면서 관리운영체제가 하나로 통합된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의료보험제도는 직장 조합, 지역 조합 등으로 나뉘어 조합간 보험재정 격차 등 모순과 한계를 느껴 의료보험통합 논쟁이 계속돼왔다.

때문에 98년 10월1일 지역조합과 공무원이 1차로 통합했으며 금년 7월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족으로 완전 통합을 이룬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계속돼 4개월여 동안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趙東會 상임감사(53세)는 이런 노조와의 갈등을 원만히 풀어낸 장본인으로 알려진다.

“98년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시절, 상임감사로 일하기 시작한 뒤 최근까지 2년여 동안 재직해오고 있습니다. 원래 저는 정치에 뜻을 둔 사람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도 몇 차례 출마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하고부터는 누구보다 국민건강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노조와의 협상과정에서도 조감사의 정치력이 발휘돼 사안을 보다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건강보험의 출범은 단순히 여러 개로 분산되어 있던 보험자가 하나의 관리 운영체제로 통합되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의료보험 통합으로 인해 급여 측면에 있어서는 종래의 치료 중심의 의료보험에서 치료는 물론 예방과 재활 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건강보험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담 측면에 있어서도 고소득층은 보다 많이 부담하고 저소득층은 보다 적게 부담하게 된다.

급여의 질적, 양적 확대 필요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바램은 급여의 질적, 양적 확대에 있다고 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도 급여를 확대하는 것인데 그것은 쉽게 이뤄질 수 없는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보험재정 지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금년부터 급여기간이 연중 급여로 연장된 것 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CT 및 의료보장구 급여 등 급여 범위의 점진적 확대,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 만성병 환자의 증가, 보건의료에 대한 의식 수준과 경제 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소비자의 의료 수요 다양화 및 의료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 등에도 기인한다.

앞으로 노령화에 대비한 틀니, 보청기의 급여와 MRI, 초음파 등의 고가 의료 장비를 이용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산전 진찰, 예방 접종 서비스도 향후 점차적으로 급여 범위에 포함될 예정이므로 보험재정 지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보험재정 수입입니다. 재정지출에 상응하는 재정 수입이 필요한데 그것은 가입자 개개인이 보험료의 형태로 직접 내든 세금의 형태를 통해 국고 지원을 하든 결국 국민들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보험 급여의 질적, 양적 확대는 필연적으로 부담의 증가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고 기꺼이 동의해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이뤄져야겠다고 조 감사는 말한다.

보험재정이 수지가 악화되어 적정한 수준의 재정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보험제도 자체가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며 국민의 의료 이용 또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치역량 노사협상때 발휘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도입 당시부터 저부담, 저급여 시스템으로 되어있었다.

프랑스의 경우 보험료율이 19.6%, 독일이 13.4%, 일본이 8.4% 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선이다.

이 정도 수준의 보험료로 건강보험을 운영하다보니 비급여 항목이 많아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재정 수지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자체의 비용 증가적 요소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고 공급자의 과다한 의료 제공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꼭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노력없이 재정이 악화될 때마다 보험료만 인상시킨다면 재정악화와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은 복지 사회로 가는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양대 축 중에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요즈음은 주로 대학 등에 강의를 다니며 국민건강보험 전반에 대해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인 출신들은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러나 민추협 초대 조사 부국장, 민주당 청년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조동회 감사의 경우 기업체라는 조직 속에 몸담으면서 노사협상 등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의 정치역량이 더욱 잘 발휘된다는 평을 듣는다.

조 감사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하면서 ‘의료보험 통합과 기대효과’에 대한 논문을 썼다. 그리고 주요 저서로는 산문집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가 있다. 〔 글/ 申 貞 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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