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 오너부럽지 않은 전문CEO들

고액연봉 공개의무화
성공지표로 평가할까
오너경영최고 정몽구 회장 215억원
삼성엔 오너부럽지 않은 전문CEO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국정을 지도하는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등록 및 공개를 통해 연간 억대의 재산증식을 보고 상장기업 등기임원들의 연봉공개를 통해 기업 오너들의 엄청난 부의 규모를 알게 된다. 상장기업 등기임원들의 연봉공개 의무화를 단순한 흥미로 구경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성과와 임원들의 ‘성공불’을 평가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너경영 연봉최고는 정몽구회장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나타난 2014년 상장기업 등기임원 5억원 이상 보수액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 가운데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215억7천만원으로 단연 제1위다.
정 회장은 세계 빅5 자동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너 경영인으로 현대자동차 57억2천만원, 현대모비스 42억9천만원, 현대제철 115억6천만원 등 도합 215억7천만원을 받았다. 현대제철의 보수가 많은 것은 지난해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면서 퇴직금 94억9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설명된다.
2위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으로 178억9천만원을 기록했다. 역시 계열사 등 이사직을 사임하면서 퇴직금으로 143억원을 받아 총 보수액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3위는 한국철강 장상돈 회장(92억3천만원), 4위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전 사장(90억9천만원), 5위 구자엽 LS전선 회장(79억원), 6위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69억3천만원), 7위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61억4천만원) 순이다.
유명 오너 경영인 가운데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45억6천만원), 서경배 아모래퍼시픽그룹 회장(44억3천만원), 구본무 LG회장(44억2천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43억5천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40억6천만원) 등은 모두 10위권 이하다.
재계순위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연봉을 공개한 오너 경영인은 정몽구, 구본무, 신동빈, 조양호, 허창수 회장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허창수 회장은 22억원으로 20위권 이하로 밀려났다.

배당금 최고는 삼성 이건희회장

관심의 초점인 삼성그룹 오너의 경우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 등이 모두 비등기 임원으로 연봉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주식 배당금으로 고액을 받았으므로 경영성과에 따른 주주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도 배당금 1위는 삼성 이건희 회장으로 무려 1,758억원, 2위는 정몽구 회장 742억원, 3위 최태원 SK그룹 회장 329억7천만원, 4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314억2천만원, 5위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216억6천만원 순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15억7천만원으로 6위, 그 뒤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204억8천만원), 구본무 LG회장(192억4천만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168억2천만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147억원) 순이다.
기업 오너들이 고액 배당금을 받은 것은 정부가 배당으로 성과를 풀어 내수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독려하는 정책과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연봉 공개를 회피하기 위해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배당금을 늘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은 받을 수 있다.

오너 부럽지 않은 특출한 전문CEO들

기업 오너 경영자들의 연봉이나 배당금이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문 경영인들도 특출한 능력으로 오너 부럽지 않은 고액 연봉을 누린다.
삼성전자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연봉 145억7천만원으로 전년도 보다 무려 62억원이 불어났다. 특별 상여금 등 기타 근로소득이 91억1천만원에 달했다니 특출한 성과급이라고 믿어진다. 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년보다 20억원이 증가한 93억8천만원으로 역시 특별상여금과 기타 근로소득을 많이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들 탁월한 전문 CEO들의 연봉이 조양호 한진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30억9천만원) 등 오너 경영인들 보다 월등히 많으니 부러울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기업의 유명세나 CEO들의 지위 최상위급인 포스코 정준양 전 회장의 연봉은 39억9천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지 않느냐고 비교된다.
반면에 한동안 ‘신의 직장’으로 불린 금융권 CEO들의 연봉은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71억6천만원으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우진 전 LIG손보 부회장 37억5천만원, 리처드 힐 전 한국SC 행장 27억2천만원, 김석 전 삼성증권 사장 22억 5천만원, 최희문 메리츠증권 사장 22억원 순이다.

평균연봉 최고의 부러운 직장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으로 보면 신한금융지주, SK텔레콤, 삼성전자, KB금융 등이 억대로 최상위 기업이고 여기에 중소기업 규모인 서울도시가스가 직원 567명에게 억대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뜻밖이다.
억대 연봉은 △신한금융지주 1억700만원 △SK텔레콤, 삼성전자, KB금융 1억200만원 △서울도시가스 1억원 순이다. 이어 하나금융지주 9,900만원, 현대차와 기아차 9,700만원, KTB투자증권 9,225만원, 삼성화재 9,149만원, 현대모비스·현대로템 9000만원, 에쓰오일 8,972만원, 삼성물산·SBS 8,900만원, 한라비스테온 공조 8,844만원, 삼성정밀화학 8,800만원, 현대제철 8,700만원, ㈜LG 8,544만원, SK칼텍스 8,400만원 순.
이들 평균 연봉 베스트 기업 가운데 금융권이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 KTB투자증권, 삼성화재 등 5개사이다. 전체 1위인 신한지주는 전년도 평균 연봉 1억1,100만원에서 400만원이나 줄였지만 계속 1위를 지켰고 삼성전자는 전년도와 동일한 연봉으로 2위를 지켰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경우 많은 계열사가 고연봉 대열에 올라있지만 그룹 내의 격차가 심하다는 점도 눈에 보인다. 정유업계에서는 지난해 석유가 하락으로 적자운영으로 전환된 에쓰오일과 GS칼텍스가 고액연봉에 올랐지만 에쓰오일의 경우 전년도 평균 9,460만원에서 488만원이나 감봉했다.
철강업계도 불황이 극심했지만 현대제철의 경우 전년보다 평균 연봉이 600만원이나 올려 업계 최고인 포스코의 8,200만원 보다 500만원이나 높았다.

성공지표 비난, 비하는 경계할 일

오너 경영인들의 고액 연봉과 배당금 및 전문 CEO들의 고액 성과급을 보면서 많은 소감을 갖게 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제도 하에 능력과 성공보수로 고액을 누리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먼저다.
유명 재벌 오너의 경우 그 많은 연봉과 배당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궁금한 측면이 없지 않다. 반면에 연봉공개를 의무화함으로써 필요이상으로 기업과 개인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지적할 수 있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일반국민들의 기업, 기업인에게 대한 호감도 지수가 지난해 하반기 100점 만점에 불과 44.7점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악전고투 끝에 많은 성과를 올렸지만 투명·정도 경영과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헌이 모자라지 않느냐는 시각이 작용한 결과이다.
이에 대해 기업과 오너들의 입장에서는 섭섭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부 비자금이나 횡령 배임사건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느냐고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1%의 탐욕 대 99%의 분노라는 미국 월가의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지만 오너의 탐욕이나 지위남용도 거의 다 지나간 일이라고 반박할 수 있는 세월이다. 재벌과 오너들의 고뇌와 번민이 많아진 정치와 사회환경 속에 많은 글로벌 성과를 올린 기업을 임원들의 연봉공개 제도를 통해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 오너들과 전문 CEO들의 고액연봉과 배당금을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은 우리사회 성공지표에 대한 비하라고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9호 (2015년 5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