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룡 회장, 은퇴자 사업위해 고용복지 정당창당

2016년 은퇴자의 삶
새로운 시작의 각오
주명룡 회장, ‘우린 아직 안 끝났다’
은퇴자 사업위해 고용복지 정당창당

▲ 대한은퇴자협회(KARP) 주명룡 회장

‘어르신’이라 불리는 한국의 노인들은 각종 경로우대 정책에도 고독과 무료에 시달린다. 대한은퇴자협회(KARP) 주명룡 회장에게 2016년 은퇴자의 길에 관해 물어봤다. 미국서 오랫동안 NGO 활동하고 대한은퇴자협회를 창설, 은퇴한 노인들을 돌봐 왔기에 그가 어떤 길을 안내할는지가 관심이었다.

은퇴는 새로운 출발… 참여와 봉사의 삶

은퇴자 전문가에게서도 마치 아스피린 한 알과 같은 묘약은 없었다. ‘은퇴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원론에다 대한은퇴자협회의 주제곡인 “끝나야 끝난 거다, 우린 아직 안 끝났다”를 들려준다.
미국서 28년간 NGO 활동하고 2002년 1월 대한은퇴자협회를 창설한 주 회장은 외교통상부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무료 취업알선센터 지정,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인재은행 지정을 받아 은퇴자의 삶을 적극 안내해 왔다.
새해 ‘은퇴자의 길’에 관한 문의에 대해 주 회장은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 매기킨의 명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섹스와 배움은 죽어서 사지가 굳어질지라도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Sex and Learning until rigor mortis)
주 회장은 살아 있음에 의미를 두고 생의 의미를 사회참여와 봉사로 늙어가는 우리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한국의 중장년층이 남은 생애를 의미 있게 보내는 길이라고 말한다.
“남은 인생을 종로공원 벤치 구석이나 등산, 낚시로 보내렵니까. 아니면 가진 자의 패거리 그룹으로 여행, 골프로만 서서히 사라질 작정입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자님의 말씀처럼 들린다. 한 점 틀림이 없지만 오늘의 한국 노인들의 귀가 솔깃하기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한국 노인 연령이 65세에서 70세로 곧 높아질 모양이다. 50대에 은퇴하여 노인이 되기까지 20여년의 막막한 세월을 무슨 수로 감당할 수 있을지 실천적 지혜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 고용복지연금선진화연대 중앙당 창당대회. <사진=대한은퇴자협회>

은퇴후도 최장근로… 노인빈곤율 최고

주 회장은 지난 2000년대 한국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후 시간당 90여 명 남녀가 50세 생일을 맞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가 분명 위기이지만 또 다른 기회라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우리나라 50대 이상의 노동시장 참여비율이 40% 가량으로 매우 높다. 경제계에서는 산업인력의 노후화를 심각한 문제로 제기한다.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파견근로자법을 고쳐 55세 이상 고령근로자와 전문직을 뿌리산업 등에 파견 허용하고 기간제 근로자법을 고쳐 35세 이상 비정규직의 사용기간 2년을 연장하겠다는 노동개혁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노총이 이를 ‘노동개악’이라 단정하고 민중총궐기를 통해 반대 투쟁했다. 야당도 이에 동조하여 ‘노동개악’의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인생 이모작 실태’를 조사한 결과(12월 16일 ‘서울시 50+세대 인생이모작 실태 및 욕구조사’ 결과, 7월 27일~8월 21일까지 서울 50∼64세 중장년층 남녀 1000명을 전문조사원이 1대 1 면접 조사한 내용) 노후자금으로 평균 1억8,800만 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자녀 둘을 출가시켜야 한다고 가정하면 아들 결혼자금 1억3,900만 원, 딸 6,500만 원 등으로 적자이니 ‘실버 푸어’ 신세다. 이 때문에 일자리 은퇴 후에도 남자 85.3%, 여자 37.7%가 재취업 시장을 찾지만 성공률은 절반 미만이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독거노인이 137만9천명, 이중 53.8%가 최저생계비 미만이다. 배우자를 잃었거나 자녀의 부양을 못 받는 독거노인의 결식률은 24%, 만성질환 경험 55.9%이다. 이들 독거노인이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이면 224만8천명으로 늘어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퇴직 후에도 구직시장을 찾아 ‘반퇴세대’로 불린다. 남자의 경우 재취업 시장을 거쳐 실질은퇴 하는 나이는 72.9세, 여자는 70.6세로 OECD 34개국 중 가장 늦게까지 일한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은퇴 시기는 남자 64.6세, 여자 63.1세다. 이 때문에 실질은퇴 후의 한국 노인의 여생은 남자 11.4년, 여자 16.6년에 불과하다. 반면에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 12.6%에 한국은 49.6%로 가장 높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주 회장은 대한은퇴자협회가 창당한 ‘고용복지연금선진화연대’ 정책공약으로 대신한다.

▲ ▲주명룡 회장이 고령자 고용 강조 주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은퇴자협회>

은퇴자 사업달성 위해 정당 창당

‘고용복지연금선진화연대’는 정당으로 2015년 3월 16일자로 중앙선관위에 등록했다. 서민·중산층·시니어의 생존권과 기본권 실천을 공약하며 7대 정책과제로 청년취업, 장년고용, 여성재취업, 선별복지, 지역복지, 공적연금 현실화, 미래세대 용돈연금 해결 등을 제시했다.
정당의 공약이나 정책과제는 나무랄 것 없이 훌륭하다. 그러나 어느 세월에 원내로 진출하여 이들 공약들을 실천할 수 있을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주 회장 역시 창당 당수로서 새해 4월 총선에서 당선자가 나와 원내 진출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후보자 한 명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고 실토한다.
결국 대한은퇴자협회가 표방한 장년문화 확립, 자원봉사정신 고취, 재취업, 건강·재정 서비스 등 목적사업 달성을 위해 정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심경만을 강조한 셈이다. 은퇴자협회는 그동안 국내외 기구와 각종 연계활동을 전개하고 ‘장노년층 기(氣) 살리기’ Hero운동, ‘청·장·노년세대 화합·통합’을 추진하는 You 운동의 연장선으로 정치권을 두드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노인의 노후가 막막한 것처럼 대한은퇴자협회의 목적사업 달성도 멀고 험난하기로는 마찬가지라는 결론이다.

KAL기 소련 불시착 당시 사무장

대한은퇴자협회를 창설한 주명룡 회장은 KAL 국제선 사무장 경력 10년으로 1981년 미국에 이민하여 1996년 뉴욕에서 한인사회를 위한 뉴욕대한은퇴자협회를 설립했다. 이보다 앞서 뉴욕 머시대학서 조직통솔학 석사학위를 받고 뉴욕대서 NGO학을 공부하고 머시대학에서 명예 통상학 박사학위를 취득, 객원 교수로도 활동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맥도날드 체인점을 소유할 만큼 비즈니스에도 열중하여 뉴욕한인식품협회장을 역임하고 뉴욕한인회장으로 미국 주류사회와 한인사회 간 교량역할 및 한인권익증진 활동을 꾸준히 전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1996년 뉴욕대한은퇴자협회 설립 후 비영리(NPO) 법인 등록 후 2001년 한국본부 개설, UN NGO 가입, 2002년 1월 대한은퇴자협회를 창설했다.
주 회장이 KAL 국제선 사무장 시절 1978년 4월 대한항공 KE 902가 소련 영공으로 잘못 진입하여 무르만스크 호숫가에 불시착한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60명을 태우고 파리에서 앵커리지를 거쳐 서울로 오다가 항법장치 고장으로 소련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었다. 이때 KE 902기가 소련군의 총격으로 두 명의 승객이 사망했지만 기장의 침착한 조종으로 호수에 불시착하여 승객들이 무사했다.
당시 주명룡 사무장이 위급상황에서도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희생적 봉사정신이 빛났다. 이로부터 주 회장은 미국 이민 후에도 한인사회 권익향상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미 연방정부의 ‘올해의 소수민족 기업상’, 이민자 최고의 영예인 ‘Ellis island’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 회장은 KE 902기의 소련영공 침입은 항법장치의 문제였지만 이는 요즘 택시에도 장착되어 있는 몇 십만 원짜리 네비게이션을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쓴웃음으로 회고했다. 당시 항공용 네비게이션은 수백만 짜리라 쉽게 장착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벌써 38년 전의 일이지만 당시 미 수교국인 소련을 상대로 박정희 대통령이 KAL기의 소련영공 진입사고에 대해 유감성명을 발표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7호 (2016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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