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원전개발 참여 자부심

대한민국 전기수급
양적·질적 세계최고 수준
70년대 원전개발 참여 자부심

글/ 김광모 전 청와대 중화학 기획단 부단장

올여름 폭염에 전기문제가 있었다면…

현대문화생활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제일 큰 요소가 무엇인가를 필자에게 묻는다면 전기라고 대답하고 싶다. 전기는 공기나 물과 같이 한시라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올 여름의 더위는 살인적이었다. 특히 8월의 더위는 35~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로 108년 만에 처음이었다. 대지는 마르고 가축과 물고기가 폐사하고 강과 바다는 녹조와 황조로 멍들어가고 있고 후진성 전염병이 생기지를 않나, 더위로 인한 응급 환자수가 배로 늘고 있는가 하면 국가의 안보, 정치, 사회면에서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의 혼란 상태에 있는 비상시국이다. 여기에 전기까지 문제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하다. 이럴 때에 우리를 안심시켜 준 것이 있다면 전력공급이다. 예년에 듣던 냉방온도 올리기, 제한송전 또는 에너지 절약이란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호화상점에서 문 열어 놓고 에어컨 틀어 놓는 것은 뉴스거리가 아니며 지하철, 식당, 은행, 극장 등 공공장소는 추워서 저고리를 준비하고 다녀야 할 형편이었다.

한국의 원별 발전 용량(MW, %, 2015)

각종 불안요소에도 완벽한 수급안정

보도에 의하면 지난 8월 12일에 전력사용 최대부하(85,180MW)가 걸렸는데 최대 공급능력(95,395MW)에 대하여 예비전력이 8.5%(7,222MW)였다는 것이므로 안정적이었다. 예비전력이 너무 많아도 투자 낭비가 된다.
전기는 이의 특성상 완전한 수급계획을 짜서 실천에 옮기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전기는 저장할 수 없으므로 순간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즉시 보내야 한다. 전력 수급계획은 원칙적으로 최고수요점(Peak Time Point)을 찾아내어 적정률의 예비전력이 남도록 수립한다. 전기의 수요는 시간별로, 계절별로 다 다르며 경기와 산업활동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공급면에서는 발전소 건설에 막대한 투자비(1,400MW 원전1기 20~30억불 소요)와 장기간(5~6년)이 소요된다. 신규 입지를 구하기란 NIMBY현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4개 지역에 한 지역당 6기 이상의 원전이 집중되고 있는 불합리한 일이 있는 것은 입지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올해와 같이 어려운 때에 전력수급의 완벽을 기하였다는 것은 크게 가상 받을 일이다.

세계 상위 10개국 발전설비 (2013년 기준)

양과 질면에서 세계강국 자부

한국은 발전설비 용량면에서 1억kW가 넘는 세계 상위 10개국에 포함되어 있다. 한반도가 해방이 되고 1948년 5월에 북으로부터의 송전이 단절 되었을 때 남북한 총생산량(988,700kW)(규모1,468,790MW)에 대하여 남한의 생산량은 약 8%에 해당하는 8만kW였다. 요즘 세대가 뜻을 모르는 보릿고개에 암흑시대를 대변하는 호롱불 시대를 거쳐 1964년 8월에 제한 송전이 해제되었다. 6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는 발전소를 건설 할 투자비가 없어서 미국의 원조자금으로 건설하였기 때문에 미국 원조 당국인 USOM(United States Operations Mission)과 합의하여 건설하였다. 참고로 전기대란이 있었던 1966년의 경우 미국의 Thomas 조사단은 한국의 건의를 무시하고 11.5% 성장을 예측했는데 실제론 22.3%가 되었으니 큰 난리가 났었다. 전력수급은 언제나 미완의 과제로 남아 겨울과 여름에는 전력 수급 대란이 있기 마련이었다. 이때 수요예측 전력은 62만 4000kW로 원전 1기의 생산량보다 적은 양이었다. 우리나라 전력수급에 원활을 기하게 된 것은 원자력 발전의 덕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587,000kW)가 78년 4월부터 가동한 이래 현재 25기가 가동 중에 있고 5기가 건설 중에 있으며 건설계획 중인 것과 폐기될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35기를 운영하여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금년의 수급안정도 신고리 3호기의 안정적 가동의 영향이 크다.
지금 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기가의 결정체계는 잘 모르나 전력 단가를 세계적으로 비교하여 보면 저렴한 것은 확실하다. 통계자료(2014년 기준)에 의하면 한국은 kWh당 112.28원으로 미국(100,059원)과 대만(106.64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일본(209.00원)의 1/2 수준이며 유럽 각국보다 저렴하다.
한국이 오늘 날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고 건전한 전력 공급을 하게 된 것은 60년 이래 전력공급에 전력을 다한 노력의 소산이다. 필자는 이에 대하여 70년대에 원자력 관계로 전원개발에 참여한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바이다. 전력개발에 참여하여 오늘을 있게 한 정부당국과 한전과 그리고 한수원의 부지기수의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을 쓰며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7호 (201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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