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통문화 향기 재음미

유네스코 등재 ‘역사마을’
안동하회(安東河回)
살아있는 전통문화 향기 재음미

글/ 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 회장)

▲ 안동 하회마을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1977년>

현존하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전통적인 유교(儒敎)문화가 살아 숨 쉬고 상징 공간으로 치부(置簿)되면서 단일 씨족(氏族) 공동체로 오랜 세월 형성되어 왔는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이 세계유산으로 결정된 후 오랜만에 다녀올 기회가 10월 초에 있었다.
이 마을이 2010년 7월 31일 남미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 제3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遺産委員會)에서 세계유산으로 확정된바 있다. 순수한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는 다양한 생활문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이 함께 지키고 이어가야 할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했다.

세계유산 등재

하회마을은 주택과 서원(書院) 정자(亭子)와 정사(精舍) 등 전통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있고 마을의 공간 배치가 조선시대 사회구조와 독특한 유교적 양반문화를 잘 보듬고 있음을 지적받았다고 한다. 또 이러한 전통이 긴 세월동안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음이 세계유산 등재에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향유한 예술작품과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학술 및 문화적 성과물, 공동체 놀이, 세시풍속과 관(冠)·혼(婚)·상(喪)·제(祭)례(禮) 등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신앙에 관계된 무형유산이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마을을 답사하면서 관심 있게 들여다보며 느끼면서 잡히는 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이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생활공간이며 주민들이 세대를 이어 삶을 영위하고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한국인의 삶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 결의를 했다고 한다.

마을의 특징

낙동강이 큰 영문 S자 모양으로 마을 주변을 감싸면서 휘돌아 가는데서 하회(河回)라는 명칭을 얻었다고 한다. 오른편 안동시에서 흘러나와 왼편으로 흘러가는 흥미롭게 흐르는 물길 따라 형성된 마을이다.
풍산 류씨가 600여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同姓)마을이다. 기와집(瓦家)과 초가(草家)가 오랜기간 정답게 잘 보존된 곳이다. 특히 이 마을에서 수령 600여년 된 고목 느티나무 하나를 볼 수 있다. 이 나무 주위에는 자기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부적(符籍)들이 많이 달려 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에 있으며 많은 상징을 갖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집좌향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어디를 가나 한국사람들이 즐기는 전통적인 집좌향은 태양을 향한 정남향(正南向) 아니면 동남향(東南向)이다.
그런데 이 마을의 집들은 마을의 수호신(守護神)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을 싸고도는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어 좌향(坐向)이 말 그대로 제멋대로다. 한국사람들이 금기시하는 북향집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큰 기와집을 중심으로 주변의 초가들이 원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재미를 주는 대목이다.
이 마을 전통놀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서민들의 놀이인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船遊)줄 불놀이’가 전승되어 있어 마을 특별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마을 특징은 한마디로 전통생활문화와 옛날 건축양식을 함께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백미(白眉)라고 하겠다.

하회마을 답사 후기

전 세계 인류가 지켜야할 보편적 가치로 공식인정한 마을을 다시 보면서 이 마을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재인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살아 있는 유산적 가치를 재공유하는 기회가 되었고, 전통문화의 향기를 재음미하였다.
문화유산을 대하면 대할수록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을 체감하는 기회를 또 얻었다. 다시 말해 보는 것만큼 알 수 있다는 말 또 실감했다. 자기 나름대로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나이가 되어 하회마을 같은 특별한 곳을 다시 찾아보고 느끼는 것이 새로워짐을 또 한 번 체득한 답사여행이었다.
외국 저명인사로는 1999년 4월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 2005년 11월 미국 부시 대통령, 2009년 8월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방문하여 해놓은 기념식수가 또한 인상적이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7호 (201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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