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왕진오 기자] 펠릭스 발로통(Felix Vallotton, 1865∼1925)의 이 작품은 단순화된 형태와 조명이 복잡한 구성의 화려한 실내 장식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 펠릭스 발로통 ‘단장하는 여인들’ 48.1 × 60.2cm, 두꺼운 종이에 유채, 1897. RMN-Grand Palais/Musée d'Orsay - GNC media, 2016.

작품의 제목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발로통의 이 작품에 화류가의 내밀한 곳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그려진 작품 속 몸단장이란 상류 사회 여성들보다는 화류가 여성들과 더 연관되어 있었고, 이 작품에서와 같이 그 여인들은 단장을 도와주는 하인을 둘 수 있었다.

발로통은 짓궂게도 이 작품 곳곳에서 선배 화가들이 남긴 누드화를 연상 시키고 있다. 작품 뒤편의 전신 거울 앞에서 팔을 들고 있는 여인은 물에서 나온 비너스를 그린 아카데미 미술을 연상시키고, 몸을 숙이고 발의 물기를 닦고 있는 여인은 에드가 드가(Edgar Degas)가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선보인 연작을 직접적으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은 18세기 장-투안 우동(Jean-Antoine Houdon)의 조각을 참고한 듯하다.

발로통은 여인을 그릴 때 대개 풍자적으로 묘사했는데 이 여인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표현해 오히려 신체 자체와 신체가 보여주는 양감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단일 색조를 사용하고 있어 나비파, 특히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 에두아르 뷔야르(Edouard Vuillard)와의 연계를 보여 주지만 신체의 양감 표현에 있어서는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에 대한 그의 존경심이 담겨있다.

▲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화류가 특유의 폐쇄적인 느낌은 1890년대 나비파 회화의 특징인 극적인 효과를 내는 의도적인 변형을 통해 표현했다.

발로통의 '단장하는 여인들' 작품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3월 5일까지 진행되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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