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호]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그립다’

柳子孝(유자효) SBS라디오본부장 지음/ 모아드림

다시볼수없어더욱그립다.jpg

시인, 방송인의 에세이집

유자효(柳子孝·55) SBS 라디오 본부장이 자전적 에세이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그립다’를 냈다.

부산고와 서울대 사범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저자는 KBS 2기 기자로 사회 첫 발을 내디딘 후 KBS 유럽총국장 서리 겸 파리 특파원을 지냈다.

91년 SBS 라디오 정치부장으로 부임, SBS 해설위원, 보도제작국장을 거처 98년부터 현재까지 SBS 라디오 본부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기자출신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저자는 학부때인 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 시부에 입선, 72년 ‘시조문학’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문단 등단후 최근까지 시집 ‘성 수요일의 저녁’ ‘짧은 사랑’ ‘떠남’ ‘내 영혼은’ ‘지금은 슬퍼할 때’와 ‘피보씨는 지금 독서중입니다’ ‘라라의 투쟁’ ‘세상의 다른 이름’ 등의 산문집을 펴내는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겸업작가이기도 하다.

97년에는 제9회 현대시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출판사 태학사를 통해 ‘데이트’란 시집을 펴냈다.

“지식인 글쓰는 것은 의무”

저자는 책머리에 “이 책으로 나는 한번 세상을 향한 창을 열었다.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의 삶이 보다 아름답기를, 그래서 행복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행복에의 염원은 어느 시대나 인류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라는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그립다’는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책 표제와 같은 제목인 1부는 저자가 직 간접적으로 만났던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천재를 만나는 즐거움’에서 저자는 “나의 시대 한국인 가운데 몇 명의 천재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며 소프라노 조수미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고 미당 서정주 시인과의 만남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청와대 출입기자였을 때 청와대 공보 수석비서관이었던 김학준(金學俊·현 동아일보 사장)씨에 대한 일화는 이 시대 지식인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입’으로, 24시간 대기상태에 있어야 하고 모든 행사에 대통령을 수행, 배석해야 하는 공보 수석비서관이 꾸준히 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저자에게는 기적같은 일로 보였다.

저자는 “지식인이 글을 쓰는 것은 의무다. 그것은 동시대인들과 대화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살아있는 동안에 많은 작품을 남기는 것이 천재의 의무라고 주장한다.

2부 ‘사람과의 약속, 신과의 약속’은 여행과 책 그리고 경험을 통해 저자가 스치고 간 편린들의 모음이다.

3부 ‘이혼, 그 허망한 변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국내외 상황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의견이 담겨져 있다.

대통령의 대언론관에 대해 진언하고 있는 ‘잘 쓰면 보약, 잘못 쓰면 독약’에서는 “언론은 약과 같다. 잘 쓰면 보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약이 된다”며 “언론의 충고를 뼈아프게 받아들일 줄 알야 한다. 그것이 늑대의 출현을 알리는 목동의 절규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선 왕조를 지탱하게 했던 언관들의 역할을 오늘의 언론이 하고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판의식 작가정신 살아있어”

‘다시 볼 수 없어…’는 수필와 기사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문학적이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기자가 가진 비판의식과 시인의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책장이 잘넘겨지는 책이다.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면서 체험한 일들과 파리 특파원시절의 이야기, 평양 취재기 등 읽을 거리가 많다.

학창시절 문인들과의 잊을 수 없는 만남 등 문학에 대한 열정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군복무시절과 아들의 입영추억을 소개할 때는 소시민적인 친숙함이 느껴진다.

한샘닷컴 서한샘 회장은 유자효의 글을 따뜻하고 깔끔한 언어라고 말한다.

“국문학적인 푸근함에 불문학적인 상큼함이 어우러지는 글. 거기에 날카로운 기자의 눈빛까지 겸했다”

라디오 DJ 이숙영 씨는 서평에서 “현장에 가장 먼저 있게 되는 기자로서의 날카로움과 세상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인의 감수성이 어우러진 글들이 읽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며 “편안하고 온화한 그의 인간됨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문체와 내용들”이라고 평가했다.

연극인이자 라디오 DJ인 손숙 씨도 유자효 글의 장점을 문학성과 실용성이라고 말한다.

“그의 글은 시적이면서도 읽기 쉽다. 진솔하고 다양한 소재의 글들은 우리의 호흡을 가볍게 한다.”

이 에세이집에는 월간 경제풍월에 기고했던 컬럼 다수가 실려있다. (姬)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