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라도 관객에게 미술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 구축”◆

[부산=이코노미톡뉴스 왕진오 기자]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작가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젊은 기획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현실도 타파하려고 움직이는 미술관을 전 세계에 구축하려 한다."

▲ '아트부산 2017'에 작품을 갖고 참여한 신홍규 신갤러리 대표가 작품과 함께했다.(사진=왕진오 기자)

지난달 25일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55번가에 움직이는 현대 미술관 '바투 미술관(Batu Museum)'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신홍규(27) 신갤러리 대표를 '아트부산 2017'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BEXCO) 전시장에서 만났다.

신 대표는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일은 미술관보다는 갤러리의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화랑업계는 다른 분야와 달리 최신 정보 업데이트가 잘 안 되는 것으로 파악을 했습니다. 전시를 하나 꾸리는데도 너무 절차가 복잡하고 권위적이어서 젊은 기획자들이 우수한 작가들과 전시를 만들기가 힘든 것을 보게 됐습니다"라며 '바투 미술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친근한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서 관람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시 콘셉트에 따라 전시장을 이동시키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여기에 SNS 시대에 걸맞게 전시에 대한 정보도 모바일 환경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정보 공유의 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뉴욕 바투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바투미술관, 신갤러리)

미술관명칭 ‘바투’는 두 대상의 공간적, 시간적 거리가 가깝다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화랑이라는 고정된 장소와 콘셉을 뒤바꾸는 ‘바투’는 뉴욕을 첫 출발지로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게 된다.

뉴욕 브로드웨이 55가에서 열리는 바투미술관의 첫 전시는 '세상은 연극 무대이지만 주어진 배역은 엉망‘이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을 빌렸다.

전시장에는 루이스 부르주아, 현경, 마를린 뒤마, 고쉬키 마슈가, 루카스 사마라스, 이근민 등 다국적 작가들의 믹스미디어 조각, 설치물, 페인팅과 드로잉을 볼 수 있다.

작가 현경의 추상적 벽화 페인팅 '11분'은 녹아내리는 베이지와 연분홍색 양초 왁스 아래 작은 인간 형체들을 묻어 형체와 표면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거친 캔버스를 표현한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투명한 유리 상자 안에 고립된 사람 머리 형상은 작가가 직접 분홍 털실을 엮어 만든 것으로,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재봉 사업을 돕던 작가의 배경이 투영됐다.

▲ '뉴욕 바투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바투미술관, 신갤러리)

고쉬카 마쿠가의 '국제적 지성인 연합'은 유명한 철학자, 과학인 등의 머리들을 연결하여 지성 발달의 역사를 기하학적 구조물로 형상화한 반면 분자 모형을 연상시키는 모양은 인간 내면의 생물학적, 정신적 요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근민 작가의 드로잉은 자신의 병과 그로 인해 겪은 환각들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치밀한 펜선과 녹아내리는 듯 한 붉은 물감으로 모호한 환각에 윤곽을 주어 자신이 겪은 병을 시각화했다. 이로써 이번 전시는 여섯 작가들이 내면의 혼란스러운 드라마를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 공간의 무대 위에 재구성해 관객에게 연극의 대본을 상상할 여지를 주고자 한다.

신홍규 대표는 전시를 꾸리는 데 있어서 정치적 이슈는 가능한 배제를 하고, 다른 화랑들 그리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기획자들에게 문호를 열어놓고 언제라도 협업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지속하고 싶다고 전한다.

'바투 미술관'은 특정 장르보다는 라틴아메리카나 에스토니아 등 현재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장르보다는 저평가된 미술을 선보이고 싶다는 속내도 비췄다.

▲ '뉴욕 바투미술관 전시모습'.(사진=바투미술관, 신갤러리)

신 대표가 구상하는 '바투 미술관'은 젊은 차세대 이동형 미술관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라도 전시된 작품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고 싶어 한다.

'바투 미술관'은 미국을 중심으로 운영을 먼저 진행하게 된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전시를 진행시킬 계획도 잡고 있다.

신홍규 신 갤러리 대표는 "젊은 큐레이터, 아트딜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들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시장에서 알아봐 줄 수 있는 정서 확산도 제가 바투 미술관을 만들게 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미술계의 그들만의 리그를 없애고 좋은 기획을 통한 아름다운 미술을 세상 모든 이와 공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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