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분석
여성이사 증가, 주주행동주의 확대

[배만섭 기자 @이코노미톡뉴스(이톡뉴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혁신기업과 기업지배구조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의 지배구조 트렌드가 차등의결권 도입 증가, 여성이사 비율증가, 주주행동주의 확대 등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기업의 지배구조는 규모와 특성, 나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혁신기업들의 지배구조 트렌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차등의결권 도입률 추이

▲ 자료: Corporate Governance Practices and Trends 2016

 

차등의결권 도입률 증가

한경연은 “지난해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지배구조 트렌드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차등의결권의 도입 증가”라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차등의결권 도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6년 11.3%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은 구글(Google)과 페이스북(Facebook), VM웨어(VMware) 등이 있다. 박현성 한경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1주 1의결권’ 원칙에 따라 차등의결권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기업의 장기비전을 설립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는 혁신기업에 한해 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중 차등의결권을 가지는 대표 기업

Google(구글, 글로벌 인터넷 검색엔진), 설립(1998년), IPO시행(2004년 8월 19일), SV150(2위). 차등의결권(창업주들에게 1주당 10배의 의결권 부여).
Facebook(페이스북,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설립(2003년), IPO시행(2012년 2월 1일), SV150(9위), 차등의결권(페이스북은 보통주인 A주와 B주가 있으며 B주는 주당 10주의 의결권이 주어짐,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B주를 4억 6800만주 보유해 전체 B주의 85%에 해당).
VMware(브이엠웨어, 가상화 소프트웨어 개발), 설립(1998년), IPO시행(2007년 8월 14일), SV150(16위), 차등의결권(A와 B주가 있으며, B주는 주당 10주의 의결권을 부여).
Workday(클라우드에 기반한 채용, 평가관리, 급여 등을 관리하는 ERP 시스템 제공), 설립(2005년), IPO(2012년 10월 12일), SV150(49위), 차등의결권(A와 B주가 있으며, B주는 주당 10주의 의결권을 부여).
Zynga(소셜 네트워크 기반 게임 서비스), 설립(2007년), IPO시행(2011년 12월 16일), SV150(73위), 차등의결권(A,B,C주가 있으며 A주는 보통주, B주는 주당 7주의 의결권, C주는 주당 70주의 의결권 부여).

자료: Council of Institutional Investors(March, 2017)

 

주주행동주의 공격 증가

한경연은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에 대한 주주행동주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주주 행동주의의 증가는 주로 S&P100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져왔으나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중 TOP15 기업에 대한 주주행동주의 비율(최소 1회 이상 공격)은 2016년 73.3%로 조사됐다. 박현성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이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창업자의 지분율이 낮은 IT 혁신기업의 경우 차등의결권 도입과 같은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이사 수 늘려 이사회 다양성 확보

한편 한경연은 실리콘밸리 기업의 여성이사 비율이 증가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점으로 꼽았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추구 경향은 주로 여성 이사의 비율 증가로 측정할 수 있는데,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경우 여성 이사 비율이 1996년 2.1%에서 2016년 14.1%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외에도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에서 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7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 이사회 임원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이사회 여성임원비율은 2.4%로 아태지역 20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박현성 연구원은 “우리도 혁신기업들이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지배구조 트렌드 요약*

- 차등의결권 : 대주주의 주식에 대해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 최근 SV 150 기업들 사이에서 도입률이 증가하며 트렌드로 자리함.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이 허용되고 있지 않으나, 경영권 안정이 필요한 신생혁신기업이나 적대적 M&A 대상이 되는 대기업 모두를 감안할 때 도입이 필요.
- 이사 시차임기제 : 매년 전체 이사 중 일부만 선임하는 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경영권 방어가 필요한 SV 150 기업들 사이에서 흔히 도입. 국내에서 이미 많이 활용 중.
- 이사 과반수투표제 : 이사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얻어야 당선되는 방식으로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아야 선출되는 방식. S&P 100은 95% 도입했으나, SV 150은 55%의 도입하였고 이중 규모가 작은 신생기업은 34% 도입. 신생 혁신기업의 경우, 기업의 안정적 성장이 우선되므로 과반수투표제 도입은 기업규모를 키운 후 고려할 문제.
- 주식 보유 가이드라인 : 경영진과 이사진의 주식의 일정량과 보유기간을 명시한 요건. S&P 100, SV 150 모두 활용 증가추세를 보이나 SV bottom 50 경우 상당한 소수만이 도입. 혁신기업들은 기업운영시 다양한 변동가능성이 있으므로 선택, 자율적 도입, 공개여부도 자율에 맡겨야 함.
-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 이사의 성별, 인종, 국적, 교육수준 등으로 이사회의 구성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 S&P 100 평균 23.1%, SV 150 평균 14.1%로 여성 이사의 수 증가 추세. 여성 인력 활용도를 높여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함.
- 주주 행동주의의 증가 : 주주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주로 S&P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나 SV 150 중 최근 Top 15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이 늘어나는 추세. 신생기업, 대기업 모두에게 대상이 되므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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