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대변단체 와해, 대한상의만 온전
이재용 항소심, 총수 증인들 줄 소환

[2018년 경제계 기상②]
신변안전 눈치처신 급급
재벌 대변단체 와해, 대한상의만 온전
이재용 항소심, 총수 증인들 줄 소환

해 경제계 전반 기상은 지난해에 이어 신변안전 위한 연속 눈치처신 그대로이다. 적폐청산, 촛불혁명, 친노동 정책기조 하에 대기업 오너는 물론 경제단체장마저 말 한마디, 행동 한 가지가 조심스럽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재판이 뇌물 상납죄로 종결되고 후속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가 중죄로 선고돼야 종결될 모양이다.

▲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국정농단, 뇌물죄 종착점 박 전대통령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지난해 정권교체 후 경제 5단체의 위상이 급변했다. 종래 재벌이익 대변기구 역할을 해온 전경련은 거의 와해수준으로 무너지고 노동계의 강공에 대응해온 경총도 대폭 위축되고 정치와 무관한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임기 도중에 사퇴했다. 기존 경제 5단체 가운데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만이 제자리를 보전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에 ‘재계의 총본산’으로 대내외적 위상을 높여온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이라는 정치적 지탄으로 혼비백산 했으니 거의 ‘정치벌’ 형식이다. 전경련 회원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프로그램 일환인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죄목으로 검찰에 소환되고 재판 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종착점은 박 전 대통령으로 특검이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로 엮어 무려 19개 죄목으로 기소되어 있다. 특검은 재판 중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가 확정되면 곧 박 전 대통령의 중죄 선고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불공정을 이유로 기피신청을 했지만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 재벌총수들의 줄 소환이 진행되고 있다. CJ그룹 손경식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LG의 구본무 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 등이 소환되면 이들 재단 출연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청탁과 압력 여부에 대해 추궁 받을 모양이다.

삼성 이재용의 항소심 진술 ‘울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혐의 433억원으로 1심에서 5년형 선고를 받고 항소심에서 역시 특검에 의해 12년형을 구형 받았다. 그의 항소심 판결은 2월 5일로서 1심 형량과 비교하여 어떤 판결이 날는지 매우 관심이다.

특검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최고 주범을 박 전 대통령으로 보고 그의 중형 선고를 위해 이재용의 뇌물죄 확정에 온갖 심혈을 집중해 왔다. 1심에서 12년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5년형을 선고하자 이에 불복하여 항소심에서 다시 12년형을 구형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연말 항소심 최후진술을 통해 울먹이는 비통한 심정으로 “법적 책임,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말했지만 특검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강력 항변하기도 했다.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이병철 회장 손자나 이건희 회장 아들이 아닌 제 능력을 인정받아 선대 못지않은 ‘성공한 기업인’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외아들로 태어나 후계자 경쟁도 없는 처지에 회장 타이틀이나 계열사 지분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고 후계자 승계를 청탁하겠는가”

그의 최후진술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듣고 보면 실로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고 후계자가 되고자 노력할 까닭이 없다. 그렇지만 특검이 국정농단 사건을 유죄화 하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을 정당화하자면 이재용의 뇌물죄와 박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중벌 선고해야 하는 사명감에 불타는 입장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경제계의 기상을 좌우하는 사건의 향방이라고 믿어진다.

롯데, 순환출자 해소․효성, 지주회사 전환

삼성에 이어 롯데그룹이 자체 경영비리 혐의와 국정농단 사건 관련 여러 차례 검찰소환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신동빈․신동주 형제 경영권 분쟁에다 신격호 총괄회장(96)의 사생활 영역까지 파헤쳐진 사건 등으로 ‘여론벌’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오너 일가 경영비리 혐의 관련 1심 판결은 신동빈 회장의 경우 징역 1.8년, 집행유예 2년으로 가벼운 형벌에 그쳤다.

검찰은 징역 10년, 벌금 1,000억원을 구형했으니 지나친 ‘여론재판’ ‘정치벌’ 성격으로 몰아붙인 꼴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징역 4년, 벌금 35억원이 선고됐지만 고령과 건강을 고려하여 법정 구속을 면했다.

그렇지만 신동빈 회장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관련 1심에서 4년형을 구형받아 오는 2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신동빈 경영’은 올 들어 6개 비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롯데지주가 흡수․합병함으로써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노라고 1월 2일 발표했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투명경영 방침으로 순환출자 해소를 약속했었다.

형제간 분쟁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지탄 받아온 효성그룹도 올 들어 4개 사업회사 체제의 지주회사로 개편함으로써 3대 조현준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효성은 1월 3일자 이사회를 통해 지주회사 ㈜효성 아래 △섬유․무역 효성티앤씨 △건설․중공업 효성중공업 △산업자재 효성첨단소재 △화학부문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 체제로 개편키로 확정했다. 효성그룹은 2016년 9월 22일 투명경영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내부감시를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웅진, 본업 재진출․풀무원 오너총괄 퇴장

웅진그룹이 5년 만에 다시 본업인 정수기 사업에 재진출한다니 밝은 소식이다. 웅진은 윤석금 회장이 방문판매로 일으킨 자수성가 모델이었지만 그룹 확장과정의 무리수로 도산지경에 이르렀다가 오너의 희생적인 자구노력으로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웅진이 다시 정수기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때 향후 5년간 정수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경업(競業)금지’ 규정에 합의했지만 그 5년 시한이 경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웅진이 정수기 렌털사업에 다시 진출한 것은 본업으로 회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명 식품그룹 풀무원의 오너급 총괄 CEO 남승우(66) 회장이 “65세면 물러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2월 31일자로 퇴임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남 회장은 남보란 듯한 퇴임행사 하나 없이 전자결재 시스템에 사직서를 띄워 물러났다는 내용이다. 이에 사외이사들이 “스스로 자신이 정한 정년에 맞춰 자진 사퇴한 기록을 평가한다”는 감사패 하나를 전달했노라고 한다.

퇴임한 남 회장은 서울대 법대 졸업 후 현대건설에 근무하고 있을 때 대학동기 원혜영 의원(더민주) 권유로 1984년 풀무원에 입사하여 투자도 하고 경영에도 참여하여 연간 매출 2조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남 회장이 65세 정년을 이유로 퇴임한 후 후임 총괄 CEO를 맡은 이효율(61) 회장도 1983년에 입사하여 34년간 근속한 순수 풀무원맨이니 오너가 있는 기업을 전문경영인이 승계한 사례로 꼽히게 됐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