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덕온공주 실타래, 해평 윤씨 소년 미라 복식 유물 등 110점의 어린이 복식 관련 자료가 한 자리에 모인다.

▲ 해평 윤씨 집안 묘의 소년 미라의 관에 보공으로 넣어준 배냇저고리배냇저고리와 소모자, 17세기 전반.(사진=국립민속박물관)

가정의 달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박경식)은 5월 4일부터 7월 13일까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어린이 전통옷'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아이옷'을 통해 현재의 관람객들에게 변치 않는 부모의 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될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됐다.

과거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이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무병장수(無病長壽)와 복(福)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자녀의 옷을 정성껏 손수 지어 입혔다. 이 때문에 우리 전통의 ‘아이옷’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다.

전시장 중앙에는 2001년 해평 윤씨 집안의 한 무덤에서 소년 미라와 함께 발굴된 옷들이 전시된다. 출토 당시, 소년은 밑이 트인 바지와 ‘누비 중치막 수의(壽衣)’를 입고 있었다.

소년이 누운 목관 바닥에는 ‘배냇저고리’, ‘작은 소모자(小帽子)’, 성인 여성의 장옷이 깔려 있었고, 성인 남성의 중치막이 이불처럼 아이를 덮고 있었다.

▲ 덕온공주 집안의 여아용 당의 19세기 후반.(사진=국립민속박물관)

또한, 성인 남성의 중치막을 찢어 만든 줄로 시신을 감싸고 있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입던 옷을 함께 넣어주던 당시의 장례葬禮를 고려할 때, 가족들은 사랑과 애통함을 오롯이 옷에 담아 소년과 함께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 배꼽주머니와 배냇저고리’타이틀의 공간에서는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돌이 되기까지 입는 옷들을 전시한다.

긴 고름을 단 ‘배냇저고리’부터 장수한 어른의 옷을 잘라 만든 ‘누비포대기’를 비롯해, 아이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또, 순조의 막내딸인 덕온공주德溫公主1822~1844의 돌상에 올린 돌잡이 물품인 ‘오색실타래’와 ‘실방석’ 등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인 ‘돌’에 입히는 복식과 사용하는 물품도 선보인다.

‘호환마마를 걱정하는 마음, 오방장두루마기' 공간에는 걸음마를 익히고 대소변을 가리는 등 일상생활을 배워나가는 돌부터 6세까지의 ‘아이옷’을 전시한다.

16세기 초반의 ‘액주름’, 영친왕의 아들인 진(晉)왕자자나 구(久)왕자이 입었던 ‘두루마기’를 비롯해 20세기 초의 저고리들이 다양하고 화려한 아이옷 색상을 볼 수 있다.

‘작은 어른을 응원하는 마음, 도포와 장옷’섹션에는 일곱 살로부터 관례를 치르기 전까지의, 아이가 어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아이옷’을 다룬다.

이 시기 아이들은 외출하거나, 제사나 잔치 등 특별한 의례에 참여할 때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도포’, ‘중치막’, ‘장옷’, ‘두루마기’ 등을 소개한다.

▲ '실고름 배냇저고리'. 1900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또한, 탐릉군(耽陵君,미상~1731)의 무덤에서 출토된 어른과 아이의 ‘중치막’은 크기만 다를 뿐 형태는 같아, 이 시기 아이가 어른옷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작은 어른 옷’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18~19세기 청연군주 집안과 덕온공주 집안의 ‘여아용 당의’를 비롯해 ‘동다리 저고리’, ‘도포’, 그리고 관례 때 입는 ‘사규삼’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012년부터 지역박물관 활성화 및 지역 문화 발굴을 위해 진행한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 사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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