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다 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우리가 함께 만들 세상을 하늘에 그려봐요. 눈이 부시죠, 너무나 아름답죠." 그룹 H.O.T.의 인기곡 '빛'의 가사 중 일부다.

▲ '작품과 함께한 최은정 작가'.

대중가요에 비친 하늘의 빛은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 조각이라는 장르를 통해 태양을 머금은 빛을 표현하는 최은정 작가의 또 다른 희망의 빛이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5년 전 부터 '하늘시리즈'를 통해 독특한 형식의 폴리우레탄 제본(PUR, Poly Urethane Reactive)을 이용해 하나의 유리 정원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일상의 이모저모를 특수 방식으로 '입체평면회화'를 완성시키고 있다.

그녀가 10월 2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코사(Gallery KOSA)에서 '희망'을 타이틀로 내건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18 수상작가 초대전을 진행한다.

▲ 최은정, 'HOPE1701'. PUR.UV Print,LED, 380 x 200 x 420cm, 2017.

최은정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온 빛을 희망으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제가 그런 빛이길 희망하며! 작년부터 시작된 노을 시리즈도 한 낯의 빛을 머금고 있었고, 지금은 비록 지지만 곧 다시 떠오를 태양 빛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희망은 순탄했던 가정사에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며, 느낀 참담한 현실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작품 제작에 매진하며 고된 하루를 이어가던 중 하늘을 쳐다보면서 보았던 하늘의 빛이 너무나 찬란했고, 현실의 고민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것 같았던 느낌이 강하게 드리웠다는 것이다.

이전 작업에서는 입체나 설치작품 위주에 창작 열의만 앞세웠는데, 새롭게 만난 하늘시리즈를 통해 삶의 진정성으로 다가온 희망의 '빛'을 세상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한다.

▲ 최은정, 'HOPE1805-1 새벽달'. PUR.UVPrint,LED, 27 X 14 X 26cm, 2018.

최 작가는 "나의 작품은 하늘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같은 하늘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서있는 공간 때문이다. 그 공간은 시간으로 인해, 내 마음으로 인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업은 지금까지 표현재료로 사용해 오던 레진 위에 하늘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작가에게 시간이란 찰나의 무한대, 이어짐과 연속이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시간과 의미와 깊이를 가지는 또 다른 개념의 시간이다. 작가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찰나는 무한대의 이어짐을 나이프로 도려낸 시간의 한 단면인 것이다.

작품 속 종횡무진 하는 수많은 레진의 선들은 최은정 작가가 지나온 고단한 삶 속에서 찾은 비전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위에 표현된 하늘은 렌즈를 통해 바라 본 단순한 피사체를 넘어 자신을 향한 정신의 현상학이면서 작가 자신에게 돌아오게 만드는 의식의 변증법이다.

▲ 최은정, 'Hope' 시리즈.

가을 하늘을 쏙 빼닮은 작품들은 색감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갖고 있는 작가에게 '노을시리즈'라는 새로운 작업의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심오하거나 멋진 사상을 앞세우기보다는 작업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는 작가로서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었던 '빛'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는 10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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