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성탄 랠리를 기대했던 전 세계 주식 시장은 미국이 던진 크리스마스 폭탄으로 혼란에 휩싸였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하락했으며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증시도 26일 시장에서 여지없이 직격탄을 맞았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0포인트(1.31%) 하락한 2028.01로 장을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도 4.05포인트(0.60%) 떨어진 665.74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의 폭락이 한국 증시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뉴욕 증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역대 크리스마스이브 중 사상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급락한 것은 1918년 기록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날 대형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653.17(2.91%) 급락해 2만1792.20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40.08포인트(2.21%) 떨어진 6192.9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65.52포인트(2.71%) 하락한 2351.10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최근 고점에서 20.06% 떨어지며 나스닥에 이어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주가가 전고점에 비해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美 정치 이슈에 주가 폭락

미국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풀이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며 파월 의장 해임 문제를 검토했다는 소식에 미국 월가가 술렁였다.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파월 의장을 또 한 번 공격하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게 했다.

이와 함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의를 갖고 시장 운영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재무부 차원의 은행 유동성 체크 소식에 시장 불안감은 확대됐다.

더욱이 57억 달러의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 두고 백악관과 민주당과의 정면대결로 지난 22일(현지시간) 0시부터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갔으며 트럼프와의 심각한 견해 차이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하며 미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까지 겹쳤다. 여기에 2019년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감까지 증폭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 하락을 촉발한 표면적 원인은 연방정부 셧다운이지만 장기화 가능성이 낮아 과거 증시 하락을 크게 유발하지 않았다”며 “미국 증시 조정은 경제 성장과 통화정책 관련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정적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반등을 위해서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선결조건이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폭락은 전 세계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지난 25일 1010.45포인트(5.01%) 폭락해 1만9155.74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가 2만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15일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지난 25일 전 거래일 대비 22.19포인트(0.88%) 하락한 2504.82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의 급락으로 오전에 2500선 밑으로 떨어졌으나 오후에 낙폭을 줄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글로벌 숏 물량이 일시에 몰려 급락을 보였고, 중국은 초대형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만회했는데 당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中 경기부양책에 불안 완화

뉴욕에 이은 일본과 중국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하방 저항으로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경기부양책을 논의했다. 중국은 ‘안정적 총수요’를 언급하며 취업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채택했다”며 “2019년은 전년대비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 실행 시사로 이르면 2019년 1분기부터 일자리 안정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부분의 충격까지 더해지며 불안감을 높이겠으나 이를 고려해 정부의 경기 안정화에 집중하는 정책 방향은 충분히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 안정화에 대한 논의가 부각된다면 불안 심리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간은 필요하지만 2019년에는 조금씩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연준의 긴축, 미·중 무역분쟁 등 2018년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변수들이 2019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주식 시장은 최악의 공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매에서 비둘기로 전환 중이고 미국의 무역정책도 전술적으로 관세정책이 변화해 공포심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정될 것”이라면서 “코스피는 연간 박스권 흐름 속에 악재의 순차적인 완화로 분기별로 박스권이 레벨업 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26일 글로벌 증시 불안에 국내 주식 시장이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이미 마련된 시나리오별 대응책에 따라 긴장감을 가지고 상황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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