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텅 빈 화면에 움직임을 부여해 내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죠. 물감을 묻힌 붓이 캔버스에 닿자마자 저도 모르는 에너지가 분출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가 완성된 것 같네요."

▲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41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김민경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미국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귀국한 작가 김민경(Min Kyung Kim)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자리는 1월 21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41에 펼쳐놓았다.

'Movements'란 타이틀의 전시에는 강렬한 붓의 움직임으로 그려진 작품과 고요한 명상을 떠올리는 작품이 가득 채워졌다.

김민경 작가는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무언가 모를 힘이 제 속에서 분출하고, 그 에너지를 붓으로 표현하고 나면 폭풍이 지나간 후의 정막 같은 고요함이 찾아들었는데, 이전의 사실주의 화면을 완성하는 것과 달리 제 감성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김민경, 'Explosion'. Oil on canvas, 48 × 60 in, 2016.

작품들을 채우고 있는 선들은 화면 밖으로 튀어갈 것 같은 자유로운 방향으로 이리저리 휘갈겨있는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작가의 말대로 선의 일부는 캔버스를 뛰어넘어 가상의 공간을 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도 담아내고 싶었다는 의도다.

김민경 작가는 자연에 대한 정감 넘치는 기억과 감성을 회화적 선과 움직임을 통해 보여주는 미국의 제2세대 추상표현주의 여성화가 조안 미첼(Joan Mitchell)을 작업의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붓의 느낌, 특히 스트레스 받았을 때의 감정을 자유로운 붓질의 동작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에는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실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 김민경, 'Pail Green'. Oil on canvas, 60 × 48 in, 2017.

김 작가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저만의 화풍으로 못생겨도 편안하고 제 스스로의 마음이라도 편안해지는 작업에 매진하고 싶다"며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도전하는 작업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의 시도는 이제 출발선상에 있는 마라토너의 감성이 엿보인다. 결승점에 도달하기 위해 무수한 고비와 희로애락을 넘어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한 작가의 다음 작업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시는 2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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