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4분기 국내 항공사들의 연이은 사상 최대 매출 실적에도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세를 보이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들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 상승이다. 다행히도 유가는 진정세를 되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으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증가와 환율 상승으로 외환 환산차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5월을 기점으로 70달러로 오르더니 지난 10월 3일에는 84달러를 기록했다. 현재는 다시 60달러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대형항공사(FSC)들은 모두 지난해 4분기는 영업손실이 적자전환 했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14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50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나 매출은 6.4% 증가한 1조7529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인 6조8506억 원으로 전년대비 10.0%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784억 원으로 35.3%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대한항공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1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2% 하락했으며 순손실은 108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인 12조6512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7.6% 감소한 6924억 원으로 지난 2014년 3725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유류비 출렁에 대형사 비틀…LCC도 울상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제주항공은 2017년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에어부산도 14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203억 원으로 전년대비 41.2%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매출액은 6547억 원으로 처음으로 6000억 원을 넘기며 전년대비 16.6% 증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제주항공은 4분기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3% 하락했으나 매출액은 3154억 원으로 20.6% 증가를 보였다. 게다가 지난해 매출액 1조2594억 원으로 전년대비 26.4% 증가하며 창립 14년 만에 첫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012억 원으로 0.1%(1억 원) 감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단 확대(8대 순증)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에어카페 등 부가매출의 증가, 일본·동남아시아 노선의 거점 다변화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 항공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티웨이 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32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나 매출액은 173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7319억 원으로 전년대비 25.3% 성장을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4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진에어가 4분기 영업손실은 234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며 매출액도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1.4% 감소한 22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107억 원으로 13.8% 증가하며 1조 원 달성에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은 616억 원으로 36.5% 감소를 보였다.

특히 진에어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로 국토부의 제재를 받으면서 새로운 항공기 도입과 신규 노선 취항이 금지됐다. 이 또한 성장의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도 나온다.

추가 LCC 허가, 실적 개선 발목 잡나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지난해보다 유가가 하락했고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해졌음에도 상승 여력과 하락 요인이 상존해 있어 실적 개선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달 국토해양부의 LCC 신규 선정도 예정돼 있어 경쟁 심화에 따른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수요 둔화와 단거리 노선의 경쟁 심화로 운임의 하락 우려가 있다”면서도 “유가의 하향 안정화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감이 혼조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1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 및 낮아진 연료비로 인해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국내 저가항공사는 여객 모집을 위해 운임 경쟁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실적 측면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지난해 역기저 효과 및 국내 여행 수요 둔화를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면서 “내수 소비 개선을 통한 여행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항공사 간의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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