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대우건설, 현대건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들어 주요건설사들이 속속 브랜드 리뉴얼을 선보이면서 각사들은 주택시장에서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주택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업계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위축된 시장을 리블랜딩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건설사 4곳 새로운 브랜드로 옷을 갈아입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일부터 새롭게 리블랜딩한 대표 주거 브랜드 푸르지오 TV광고를 모처럼 만에 시작했다. 

이들은 ‘푸르지오의 변화’와 ‘생활의 변화’편으로 총 2개로 구성해 단순히 컬러, 로고, 조경, 디자인의 변화가 아닌 고객의 삶이 완전하게 변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에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푸르지오 브랜드는 고급스러움, 절제미, 중후함을 상징하는 블랙을 기존 푸르지오의 초록색에 가미해 고급스러운 검은색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 듯한 브리티시 그린(British Green) 색상을 적용했고 기존 디자인 ‘P Tree’의 갈대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지구, 대지의 단단함을 연상케 하는 원형을 더한 캐릭터로 탈바꿈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열린 발표회를 통해 Be Unique, Be Right, Be Gentle, Be Smart라는 4대 프리미엄 상품군을 선보여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 철학인 ‘The Natural Nobility,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푸르지오는 이르만 남기고 모든 것이 바귀었다고 할 정도로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담았다”면서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고객 삶 본연의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거상품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도 지난 25일 ‘힐스테이트’ 브랜드 콘셉트와 디자인을 변경해 기존 영문으로 표기하던 브랜드명을 한글로 전환, 현대건설 로고도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이제 선보인지 10여년이 지나면서 개편에 대한 요구가 강했고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인 만큼 차별화를 위해서 리블랜딩을 단행했다”면서 “디자인 적인 요소들은 고객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호반그룹은 지난달 13일 창사 30주년을 맞아 호반건설 브랜드에 대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올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그간 주상복합 단지에만 사용하면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변경하고 BI도 수정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 아파트 브랜드인 ‘베르디움’도 BI 디자인을 새롭게 바꿨다. 

태영건설도 지난달 4일 정사각형 프레임과 로고타입을 조합한 새로운 ‘데시앙’ BI와 기업형 임대아파트 브랜드 ‘데시앙 네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열악한 시장 환경 반영…분양가 반영 우려도

이 같은 브랜들 리뉴얼 열풍은 올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 상반기 중 공공분양 아파트의 새 이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롯데건설도 기존의 ‘롯데캐슬’과 차별화되는 프리미엄브랜드인 ‘인피니엘’(INFINIEL)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는 이미 쌍용건설이 아파트와 주상복합 브랜드를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했고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브랜드를, 코오롱글로벌 등도 새 브랜드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다. 

건설사들이 앞다퉈 브랜드 새 단장에 나서는 건 열악해진 시장 환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줄어들고 건설사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차별화에 나선 셈이다. 

실제 올 1분기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실적은 2년 전의 3분의 1수준, 지난해의 절반에 그쳤다.

올 1분기 정비사업 시공 수주건수는 총 11건으로 공사비로는 약 2조39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건수 28건, 수주금액 4조4000억 원에 비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참신하고 고급스러운 새 얼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분양이 물량이 많고 강남권 수주전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한 부동산전문업체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물량은 전국 365개 사업자에서 총 38만674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2014~2018년 평균 분양실적인 31만5602가구에 비해 약 23%인 7만1139가구 많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리브랜딩을 통해 분양가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문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악화된 건설·주택경기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차선책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리브랜딩으로 새로운 상품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간의 지적된 개선사항이 반영됐을 뿐”이라며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도입되면서 브랜드들 간의 차별성을 염두하고 개편한 것으로 보면 된다. 분양가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을 보면 최근 유사브랜드들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식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부분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분양가 인상요인으로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