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대신 청바지로 캔버스 채웠던 최소영, 9년 만에 신작 공개◆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캔버스에 물감 대신 청바지 천으로 화면을 완성하는 작가 최소영(39)이 9년이라는 오랜 침묵을 깨고 신작을 들고 세상 나들이에 나섰다.

최소영, '붉은 산'. Denim on canvas, 46× 46 × 5cm, 2019.(사진=갤러리 플래닛)

4월 25일부터 서울 청담동 갤러리 플래닛에 펼쳐놓는 '잠잠한 풍경'전에는 이전 작업에서 볼 수 있던 도시의 차가움이 사라진 채 작업실에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이 따스함을 강조한다.

최 작가는 "작업을 쉬다가 다시 청바지를 잡게 됐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 그만두면 스스로에게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스스로 끝까지 해도 되는데, 놓아버리는 것보다 하고 싶을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는 10년 전 화단에 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의 경력 때문이다. 대형 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하면서 작품을 내놓는 순간 판매가 되고, 2004년 10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한 작품이 낙찰되며 그의 이름값은 화랑가에서 아이돌 스타를 방불케 했었다.

'9년여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최소영 작가가 청담동 갤러리 플래닛의 작품과 함께했다'.(사진=왕진오 기자)

하지만, 자신의 작업을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으로 인해 에너지가 방전될 정도로 힘이 들었고, 작가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거친 후 작업실을 옮기며 다시 새로운 출발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뒷산 풍경에서 오롯한 사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자연의 생명력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청바지 작업으로 완성시키게 됐다.

이전 작업에 비해 청바지 고유의 푸른색을 빼고, 청 재킷의 재료를 더해서 핑크, 노란 색의 화사한 컬러를 사용해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을 보여준다.

최소영, '핑크도시'. Denim on canvas, 41.5 × 53 × 5cm, 2019.(사진=갤러리 플래닛)

또한, 장식적이라는 일견의 지적에 대해서 보다 헐겁게 작업을 해보다는 의지가 생겼고 강박도 많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작을 하기 위한 손풀이와 같은 과정의 소품을 우선적으로 만들게 됐다고 전한다.

이번 작업에 대해 최 작가는 "모든 재료는 입었던 청바지를 사용했다. 풍경은 부산 지역이 80프로이고 여행이나 가고 싶은 곳, 경험해 본 공간의 풍경이고 핑크색이 도드라진 곳은 예전에 살던 집에서 바라본 공간을 떠올려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최소영 작가는 "10여 년 전 스타 작가라는 부담감이 나를 억누른 것 같았죠. 자기 것을 해야 한다. 휘둘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내 것을 만들어야 온전히 빛을 발하지 않을 까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돌아온 청바지 그림에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반려견에 대한 생각들, 더 나아가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다. 전시는 5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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