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롯데가(家)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뇌물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신 전 부회장이 대법원에 제출한 A4 용지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아버지인 신 명예회장, 동생 신 회장, 누나 신 전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내용이 각각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신 명예회장의 탄원서에 “아버지 신격호는 롯데그룹을 현재 국내 재계 5위 규모로 성장시켰고,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부정한 일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자세를 보이셨던 아버지가 부정한 일을 지시하셨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께서는 올해로 백수(99세)를 맞이하신 고령의 몸으로 과거의 상세한 기억을 떠올려서 본인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으며 복역할 수 있는 건강 상태도 아니다”며 “평생 롯데와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아버지가 교도소가 아닌 가족들의 돌봄 가운데 그의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재판부의 관대한 판결을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경영비리와 함께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탄원서에는 “동생 신동빈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재계서열 5위 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진솔하게 반성하고 있고 한국 경제와 사회를 위해 과거 이상으로 기여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있기에 무죄 또는 집행유예의 관대한 판결을 선고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신동빈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지만 동생이 2018년 2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지금 이대로라면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일군 롯데그룹이 무너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며 “대립을 수습하고 보다 큰 대의를 위해 형제가 화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배임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 받은 신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고령이 되신 아버지 신격호에게 오랜 세월 동안 효행을 실천하고 경제인으로서 한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온 훌륭한 누이”라며 “76세가 넘어 체력적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기에 이러한 사정을 참작해 관대한 판결을 부탁 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지난 2015년부터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 전 부회장은 최근 돌연 화해 모드로 전향한 바 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총 네 차례에 걸쳐 신 회장에게 화해를 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냈으며 편지의 주요 내용은 경영권 다툼을 멈추고 한∙일 롯데의 분리를 통해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찾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탄원서를 제출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긴 했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롯데의 경영권 회복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탄원서 역시 비슷한 의도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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