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리딩금융그룹 재탈환 이후 승승장구…자산 500조 돌파
-금융업계 선두 불구 인터넷은행 진출 출구 못찾으며 제자리

▲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 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시중 금융지주가 앞다투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신한금융지주 만이 번번이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이 가득하다. 올 초 참여했던 토스뱅크도 신한금융이 완주했다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가능성이 충분했다. 더욱이 신한금융은 리딩 금융그룹 위상을 재탈환한 이후 거침없이 선두주자로서의 맹위를 펼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자산 500조 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의 자산은 513조8654억 원으로 전년 동기(459조6005억 원) 대비 11.8%(54조2649억 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은 자산 490조6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479조5883억 원) 대비 2.3%(11조1111억 원) 늘리는 데 그쳤다. 그 뒤로 NH농협금융이 424조5694억 원, 하나금융이 385조86억 원, 우리금융이 345조1490억 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자산만큼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거뒀다. 1분기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9658억 원, KB금융은 8459억 원, 우리금융 6145억 원, 하나금융 5539억 원, NH농협금융은 517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더욱이 신한금융은 자산규모와 비교한 이익 창출 능력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자산만 늘린 것이 아니라 운용 효율성도 좋았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자산 1위 달성…ROA도 으뜸

실제 신한금융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율(ROA)은 0.80%로 금융지주 중 제일 높았다. ROA는 기업의 일정 기간 순이익을 총 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금융사의 경우 보유 자산을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얼마만큼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준다.

1분기 KB금융은 0.71%, 우리금융은 0.67%, 하나금융 0.59%, NH농협금융 0.41% 등을 나타냈다.

이처럼 신한금융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탁월한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이 신한의 품으로 들어오면서 실적 견인을 이뤄냈다. 신한금융은 올해 국내에서 별다른 인수·합병(M&A) 추진 계획은 없지만 해외 법인 인수 검토와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확보 등에 대해 집중할 계획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신한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남아 있다. 번번이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 및 4차 산업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은행권의 메기역할과 함께 중금리 대출 등으로 서민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탄생한 비대면 거래 은행이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ICT(정보통신) 기업이 꼭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ICT를 통한 혁신으로 금융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단독으로 시작할 수도 없고 금융당국의 승인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의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주주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발을 담갔다. KB금융도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로 참여해 이들의 안정적인 자본 확충의 밑거름이 됐다. 이에 금융지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자금줄 역할과 함께 ICT기업의 혁신성에 은행 프로세서를 접목하는 역할을 톡톡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지주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면서 비대면 거래에 대한 인식과 방법을 바꿔가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가 스마트폰 앱을 통합하고 기존 공인인증서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비대면 거래를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덕분이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를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포기 못한 주도권…진출 해법 미궁속

신한금융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기회를 호시탐탐노리고 있다.

이들은 올초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뒤늦게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컨소시엄을 결성한지 얼마 안돼 결별을 선언하고 말았다. 당시 신한금융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관련 사업을 접기로 했다며 못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예상밖 예비인가 심사결과로 인해 분위기가 급변했다. 토스뱅크를 비롯해 키움뱅크 마저 탈락해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진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한 포럼에서 제3 인터넷은행 탄생이 무산됐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신한이 토스와 같이 하기로 했다가 (예비인가 신청) 2주 전에 결별했다”면서 “여전히 신한금융도 (인터넷은행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신한금융이 다른 곳과 제휴해 다시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도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서 “다만 ICT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꾸려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마땅한 ICT기업을 찾기가 힘들다”면서 “네이버의 불참이 여전히 아쉽다. 네이버가 참여한다면 같이 해볼 의향이 있다”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관계자는 또 “인터넷전문은행은 메기역할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처럼 여기는데 이는 사실 무근”이라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 범위가 다르다. 경쟁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인터넷은행이 진출했다고 해서 기존 은행들의 매출에 영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은행도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단순 업무는 비대면 거래가 담당하고 은행은 고객의 자산관리 및 컨설팅을 하는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관계자는 “신한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지만 마땅한 신랑감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고충을 대신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관계자는 함께할 ICT기업을 물색하고 있지만 지금 규제로는 진출이 쉽지 않다는 반응을 내놓는다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진출 가능성 높은 ICT기업들 역시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진출 의지 불구…컨소시엄 결별 옥의 티

이 같은 파트너 부재라는 대외변수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이 이미 한차례 컨소시엄을 이탈한 전력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토스와의 결별에 대해 업계는 이견보다는 주도권 싸움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향후 컨소시엄을 꾸릴 경우에도 파트너들과 주도권 다툼이 이어진다면 완주하기는 힘들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신한금융이 주도권에 집착하지 말고 특수성을 이해하고 수긍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외에도 일각에선 신한금융이 최근 조용병 회장의 재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챙길 여력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3분기 이후로 연기된 예비인가 일정은 신한금융이 놓치기엔 아까운 기회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신한금융이 토스와의 재결합, 신규 ICT 기업 발굴 등 다양한 가능성 속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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